몬스타 엑스‧엔플라잉‧세븐틴, 뉴 보이 그룹 안내서

2015.06.12
몬스타 엑스와 엔플라잉, 세븐틴은 최근 데뷔한 보이 그룹 중 뚜렷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들이다. 이들은 각각 최근 트렌드였던 힙합과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뒤를 이은 밴드 포맷, 정석적인 댄스팝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러한 특징을 무기 삼아 포화 상태인 아이돌 시장에서도 천천히 자신들만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세 팀의 뉴 보이 그룹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팀 전체의 캐릭터부터 ‘입구’로 삼을 만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멤버별 구별법까지 차곡차곡 담은 안내서를 준비했다. 새로운 아이돌을 알게 되면 인생의 즐거움도 그만큼 늘어나는 법,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열심히 탐구해보자.


몬스타 엑스, 땀 냄새 진동하는 남자들
‘무단침입’이라는 제목처럼, 몬스타 엑스의 노래는 거두절미한 채 바로 치고 들어온다. 곡 전체를 다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드르가 확확 드르가 확확(들어가 확확 들어가 확확)”이라는 가사만큼은 딱 한 번 만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무대에서는 최근 보이 그룹의 유행과 달리 비교적 굵은 몸집을 가진 주헌과 셔누가 중심을 잡고, 한 발로 문을 차는 시늉을 하거나 팔을 크게 휘두르는 동작으로 거칠고 센 남자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멤버들이 경찰과 대치하다 감옥에 갇히지만 결국 수갑을 끊고 도망가는 뮤직비디오 역시 ‘힙합 반항아’ 같은 콘셉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여리여리한 이목구비를 지닌 멤버들이 많아 놀랍지만, 무대 아래에서도 서로 뭉치거나 격려하며 ‘으쌰으쌰’ 하는 기세가 심상치 않다. B.A.P와 블락비, 방탄소년단 등이 이미 차지하고 있던 힙합 보이 그룹 시장에 또 한 장의 출사표가 던져졌다.

멤버 구별법: 정신을 쏙 빼놓는 ‘무단침입’의 무대에서 멤버들을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 입술이 하트 모양으로 도톰하고 눈썹은 그린 듯 얇으면서도 짙은 멤버가 리더 셔누, 랩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어쩐지 스윙스와 닮은 것 같은 멤버가 주헌이다. 그 외에는 제일 곱상한 형원, 쭉 뻗은 코와 시원한 미소의 원호, 어디서든 가장 장난스러운 표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민혁, 다른 멤버들에 비해 이목구비가 아기자기하고 동글동글한 기현, 코와 눈, 턱이 모두 날렵한 아이엠이라고 기억하면 되겠다.

입구는 여기: 몬스타 엑스는 씨스타가 소속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서바이벌쇼 Mnet [NO.MERCY]를 통해 만들어진 팀이다. 총 열두 명의 연습생들은 매회 다른 미션을 수행했고, 그 결과에 따라 1등부터 12등까지 자신의 등수가 적힌 이름표를 달고 다녔다. 출발부터 강한 보이 그룹의 탄생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상 새로운 연습생 아이엠이 중간 투입됐을 때의 험악한 분위기나 성적이 좋지 않은 멤버들이 스태프들로부터 구박받는 모습 등도 그대로 방송되곤 했다. 그럼에도 ‘Coach Me’, ‘히읗’ 등 이들이 선배 가수들과 함께 발표한 음원은 어쨌든 “성적이 좋아서 (돈을) 땡기고”(소유) 있으며, 절실한 마음으로 경쟁에 매달리는 멤버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몬스타 엑스의 데뷔를 응원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 멤버에 주목: “랩할 때 얼굴이 무섭다”는 효린의 평가를 받기도 한 주헌은 사실 뽀얀 피부와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눈이 귀여운 순둥이다. 특기는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만들어 눈 옆에 대고 최대한 귀여운 목소리로 “꾸꾸까까?”라는 의미불명의 애교를 부리는 것이며, 개인기로는 크럼프하는 오랑우탄의 모습을 서슴없이 흉내 내기도 한다. 그러나 랩을 할 때는 완전히 돌변하는 만큼 Mnet [쇼 미 더 머니 4]에서 사람들을 얼마나 놀라게 할지 예상할 수 없다.


엔플라잉, 뭘 좀 아는 오빠들
AOA 초아의 증언에 따르면 FNC엔터테인먼트에서 ‘N’을 맡고 있는 팀이다. 즉 회사를 만들 때부터 FT아일랜드(F)와 씨엔블루(C)에 이어 미리 계획돼 있던 그룹이라는 뜻이다. 두 팀의 후예답게 엔플라잉 역시 밴드 체제이지만 절절한 록발라드가 강점이었던 FT아일랜드, 팝에 가까웠던 씨엔블루와는 달리 힙합의 느낌을 많이 가미했다. 보컬이자 래퍼인 승협은 데뷔 직전 ‘제이던’이라는 이름으로 AOA의 지민과 함께 ‘GOD’ 무대를 꾸미기도 했으며, 엔플라잉의 앨범 재킷과 ‘기가 막혀’ 무대 의상은 힙합풍으로 연출되어 있다. 더불어 신인치고는 아주 어려 보이지 않는 외모, 멤버 전원이 180cm에 이르는 평균 신장, AOA 설현의 섹시한 몸매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뮤직비디오와 여성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가사 등은 10대 소녀들뿐 아니라 더 높은 연령층의 팬들까지 포섭하기 위한 전략처럼 보인다. 멤버 전원의 매력을 다 어필하지 못하는 무대는 다소 아쉽지만, 음악도 잘하고 잘생긴 데다 스타일마저 괜찮은 밴드의 이미지는 조금씩 입소문을 타는 중인 것 같다.

멤버 구별법: 멤버는 딱 네 명, 그것도 밴드 포맷이라 구별은 쉽다. 보컬과 랩을 맡고 있는 멤버가 승협, 기타가 차훈, 베이스가 광진, 드럼이 재현이다. 무대 위가 아니라면 쌍꺼풀 없는 눈과 대구 사투리가 특징인 건 승협, 쌍꺼풀 짙은 눈과 웃을 때 올라가는 입꼬리, 많은 보조개의 소유자가 레인보우 재경의 동생이기도 한 재현이며 눈썹이 짙고 과묵해 보이는 인상의 멤버는 차훈, 인상이 좀 더 부드럽고 어린 버전의 배우 오정세 같은 멤버가 광진이다. 

입구는 여기: 엔플라잉은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tvN [청담동 111-N.Flying 스타가 되는 길]에서는 데뷔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데뷔 직후에는 Mnet [원나잇 스터디]에서 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미션들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네이버 스타캐스트 [렛츠 롤! 엔플라잉]을 통해 일상을 조금씩 공개하는 중이다. 국내 데뷔 전 일본에서 일찍이 활동을 시작했던 만큼 멤버 간 경쟁보다는 각각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담력 훈련과 입 축구, 압박 면접, 인물화 모델 등 사소한 일들에 목맸던 [원나잇 스터디]야말로 엔플라잉의 헐렁헐렁한 진짜 매력을 낱낱이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멤버에 주목: 코끝과 입술, 턱끝이 정확하게 일직선이고 눈과 미간이 황금비율이라는 베이시스트 광진은 좋게 말해 다정다감하고, 다르게 말해 약간 느끼한 남자다. 상황극 미션에서는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뻔뻔하게 “난 콩 키워. 너랑 알콩달콩”이라고 고백했으며, 몰래카메라에서는 소속사 직원의 얼굴에 붙은 속눈썹을 “화장 안 지워지게 떼 줄게”라는 말과 함께 조심스레 제거해주기도 했다. 데뷔 전 고수하고 있던 찰랑찰랑한 긴 생머리까지, 알면 알수록 괜히 놀려주고 싶은 스타일.


세븐틴, 소년 그대로의 소년들
신인 아이돌에게 데뷔곡이란 팀의 캐릭터를 결정짓는 것이다. 세븐틴의 ‘아낀다’는 속삭이듯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그니까”로 운을 떼고 ‘유후’라고 콧노래를 덧붙이는 후렴구까지 건강함과 수줍음, 청량함으로 가득 차 있는 곡이다.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 대신 “아낀다”를 채워 넣은 가사와 억지로 멋 부리지 않는 멤버들의 미성 역시 소년의 한때를 새겨 넣는다. 게다가 무대 위에서 ‘동동동대문을 열어라’ 놀이를 하듯 마주 잡은 팔 사이로 빠져나오며 노래를 부르고, 사랑의 설렘 때문에 심장이 멈춘 멤버에게 심장충격기를 가동하는 듯한 애교 어린 안무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엄마 미소’가 번져 나온다. 앨범과 안무, 응원법까지 본인들이 직접 만드는 자급자족 아이돌로 홍보 중이지만, 그 사실을 몰라도 자연스레 주목하게 된다는 얘기다. 심지어 다 같은 반지를 나눠 끼고 있는 아이돌이라니, 그야말로 소년 판타지의 정석이다.

멤버 구별법: 팀 이름은 세븐틴이지만 실제 멤버는 열세 명이므로 너무 혼란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이들은 특기에 따라 힙합팀(에스쿱스, 버논, 원우, 민규), 보컬팀(우지, 정한, 도겸, 승관, 조슈아), 퍼포먼스팀(호시, 준, 디에잇 디노)으로 나뉘는데, 이름과 얼굴을 외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낀다’ 뮤직비디오 후렴구부터 화면 화단에 작게 등장하는 개인 클로즈업컷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이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쌍꺼풀이 깊고 짙은 리더 에스쿱스, 이국적인 외모의 미소년 버논, 김연아를 떠올리게 하는 원우, 얼굴선이 굵고 또렷한 데다 팀 내 최장신인 민규, 아담한 키와 하얀 피부, 동글동글한 얼굴이 귀여운 우지, 미소년이 아니라 미소녀라 불러야 할 것 같은 미모의 정한, 웃을 때 치아가 시원하게 드러나는 도겸, 애프터스쿨의 레이나처럼 볼이 통통한 승관, 고양이 같은 눈매의 조슈아, 살짝 올라간 양쪽 눈이 시계의 10시 10분 같은 호시, 눈매가 깊은 준, 은색 머리카락과 가로로 긴 눈의 소유자 디에잇, 코가 동글동글한 막내 디노의 순서로 눈여겨보며 외운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결국은 전부 외우게 될 거다.

입구는 여기: 데뷔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던 [세븐틴 TV]와 데뷔 직전 방송된 MBC MUSIC [세븐틴 프로젝트-데뷔 대작전]을 차례대로 보는 게 좋다. 멤버들의 뛰어난 실력보다, 2013년 촬영된 [세븐틴 TV] 영상 속에서 서로의 얼굴에 물감을 칠하며 놀던 작고 어린 소년들이 어느새 훌쩍 커서 청년 티를 내고 있는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더 놀랍다. 이들의 성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멤버에 주목: 최장신 민규는 가내수공업 아이돌이기도 하다. 손재주가 많아 연습실이나 숙소의 수리를 도맡고 있으며 멤버들의 헤어스타일을 매만져주기도 한다. [세븐틴 프로젝트]에서는 세븐틴 홍보용 스티커를 컴퓨터로 직접 만들기도 했다. 참고로, 산이와 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 무대에서 뒤쪽 벤치에 앉아 열연을 펼치던 소년이 민규다.

글. 황효진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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