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마지막 퍼즐 하나까지도 다 하고 있다. 행복하다”

2015.05.11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트랙스의 김정모가 결성한 M&D의 새 앨범 제목은 [가내수공업]이다.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의 뮤지션에게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지만, [가내수공업]은 김정모가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고, 김희철이 작사와 보컬을 맡으며 모든 작업을 직접 알아서 했다. 어떤 SM 소속 아이돌이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가며 인생의 한 부분을 완성해가는 특이한 방법에 관한 이야기.

M&D로 또 돌아왔다. 이번엔 아예 앨범까지 냈다.
김희철
: 이건 우리 둘이 굉장히 오래갈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인터뷰에서는 2집까지 내보고 안 되면 접는다고 했는데 망해서 없어지는 건 싫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고, 사실은 계속 하고 싶다. 슈퍼주니어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M&D는 음악을 하고 함께 라디오 토크쇼를 하고 싶은 그런 팀이니까. 정모도 트랙스로 활동할 때는 기대받는 게 있는데 여기서는 원하면 트로트도 해보고 다 해볼 수 있다.
김정모: 트랙스에서는 정말 많이 생각하고 만든다. 내 메인 그룹이고, 정말 좋은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고. M&D는 취미생활 하는 느낌이다. 나는 집돌이라 집에서 음악만 만들었는데. SM 들어오니까 음악 하는 게 일이 돼버렸다. 그런데 M&D를 하면서 다시 취미생활이 됐다. 
김희철: 그래서 음악도 막 만든다. (웃음) 정모가 M&D 곡 만들 때는 “형,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가 날 안 좋아하나 봐요” 하면서 기타를 막 치고, 그러다 녹음한다. ‘하고 싶어’도 내가 게임을 하다 정모한테 나 연속으로 다섯 번 깨졌어, 뭐 없냐? 이러다 나왔다. 서로 슈퍼주니어와 트랙스를 해서 가능한 일 같다. 이건 우리 둘의 놀이터다.

그래서 가사도 그런 건가. 첫 곡 ‘M&D’부터 두 사람의 지난날을 회상한다. ‘하고 싶어’ 뮤직비디오는 게임 하느라 여자친구에 소홀한 김희철의 모습도 나온다.
김희철
: 경험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다. (웃음) 예전에 만났던 분들에게 엄청 미안하다. 그래서 회개하는 기분으로 앞으로 여자를 사귀게 되면 잘해주겠다.

‘뭘 봐’를 부를 때만 해도 마음에 안 드는 여자를 차는 가사를 썼었다.
김희철
: 그때만 해도 나 여자 많아! 이랬는데, 서른 지나니까 이러다 결혼 못하는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아무리 친해도 정모하고 결혼할 수는 없잖아. (웃음) 지금이야 매일 게임 하며 사는 게 좋은데 앞으로 친구들도 결혼하면 술 마시자고 전화할 수도 없을 거 같고. 내가 동해하고 려욱이하고 셋이서 숙소에서 살다 나왔는데, 나온 이유도 그거다. 둘이 군대를 가야 하는데 그럼 난 얼마나 외로울 거야. 그 외로운 기분이 싫었다.

지금은 나쁘지 않은데 미래가 무서운 건가. 
김희철
: 솔직히 결혼하기 싫다. 귀찮게! (웃음) 사귀는 여자도 못 챙기는데 아내를 어떻게 챙기겠어. 지금까지 사귄 여자한테 잘 못 해주기도 했고. 그게 다른 여자를 사귀거나 해서 상처받는 것도 아니고 맨날 게임 하고 자기한테 관심이 없었으니까.

이젠 좀 달라졌나. 아이돌로 서른이 넘으면서 생각이 바뀌는 부분도 있을 거 같다.
김희철
: 공익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순해진 거 같다. 예전에는 식당에서 사인해달라고 하면 밥 먹을 때는 좀… 이랬는데 사람들 만나다 보니까 이분들에게는 사인 받고 사진 찍는 게 얼마나 추억이 되고 좋은 일인지 알게 됐다.

방송에서도 좀 달라진 거 같았다. 예전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막 치고 나갔는데 tvN [수요미식회]에서는 출연자들 멘트도 정리하고 황교익 평론가처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애교도 부리더라.
김희철
: 예전에는 내 얘기 하기 바빴다. 그런데 공익요원 생활을 하면서 2년간 일을 못 한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도 받고, 연예인 생활이 아닌 또 다른 사회생활을 하니까 다른 사람들의 말도 귀 기울이게 됐다. 그래서 요즘엔 방송에서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정리해야 하니까. 옛날에는 별명이 ‘김기복’이었다. 기복이 너무 심해서 방송에 표정이 다 드러났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어느 정도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도 카메라 꺼지고 전달하게 된다. 예전처럼 까불 수는 없는 게 아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행동해도 어리니까 넘어갔는데 이제는 그렇게 봐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니까. 

이젠 여자친구가 생기면 잘해줄 수 있을까? (웃음)
김희철
: 예전처럼 계속 살면 연애 언제 하나 싶어서 ‘하고 싶어’를 막 썼다. 그런데 갑자기 열 받더라. 이거 안 하면 좀 어때? 그래서 마지막에 그런 가사를 썼는데 정모가 그건 고치자고 했다.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나오면 “형, 이게 마지막에 이러면 옛날하고 도돌이표잖아”라고.
김정모: 희철이 형은 아직 결혼할 사람은 아니다. (웃음) 

‘하고 싶어’처럼 직설적으로 자기 얘기를 담은 노래를 부를 때는 어떤 기분이 드나.
김희철
: 정모가 그냥 불러보라고 한다. 내가 가장 편하게 불러야 듣는 사람도 편하다고. 끊어가지도 않고 한 번에 쭉 간다. 
김정모: 노래하는 사람은 자기가 즐거워야 하니까. 나는 좋아서 시작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희철이 형한테도 그 점을 상기시켰다.


‘하고 싶어’에는 다른 곡보다 유독 김희철의 목소리에 울림을 많이 넣었다.
김정모
: 리버브 딜레이를 옛날 스타일로 썼다. ‘하고 싶어’가 악기들이 많이 비어 있어서 요즘의 화려한 리버브 딜레이를 쓰면 편곡이 무너진다. 그래서 모노톤을 써서 무대 중심에서만 조금 퍼지게 했다.

트랙스 때보다 장르도 더 다양하고 ‘뭘 봐’와 비교해도 사운드를 많이 비워놓았다.
김정모
: 취향이 변했다기보다 음악에 맞췄다. 곡들의 장르가 다 다르니까 사운드는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90년대 영국 사운드를 기본으로 해서 영국 사운드의 여백의 미와 공간감을 주려고 했다.

기타리스트로서 ‘하고 싶어’처럼 기타 연주를 뒤로 물리고 화려한 플레이를 자제하는 건 참기 어렵지 않았나.
김정모
: 기타가 앞으로 나와야 하는 음악에서는 메인이 돼야 하지만, 빠져야 하면 과감하게 빠져야 한다. ‘하고 싶’는 브라스와 피아노가 메인이 되는 곡이라 기타를 다 줄였다. 엔지니어분은 아무래도 내가 있으니까 기타를 앞에 내세우는 건 어떠냐고 했는데, 다 빼자고 했다. 기타 연주도 더빙 안 하고 심플하게 한 대로 갔고.

그래도 ‘하고 싶어’ 끝에서는 기타 연주를 쭉 끌고 마무리하던데. (웃음)
김정모
: 그런 의도는 아니었고, (웃음) 기타리스트가 그냥 치고 끝낼지 슬라이드를 주면서 끝낼지에 따라 곡의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그런 게 기타리스트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 해보고 싶었다.

트랙스에서는 록발라드도 해보고, ‘뭘 봐’에서는 복잡한 사운드를 만들기도 했다. 이번에는 다양한 장르를 해봤고. 이런 과정에서 뭔가 얻은 게 있나.
김정모
: 어렸을 때 음악을 듣고 작곡가의 꿈을 갖고 밴드 기타리스트로서의 꿈을 가졌을 때, 그때 내가 꿈꿨던 걸 지금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게 끝이 없다는 것도 알겠고. 90년대 장르를 하고 있다고 해서 이게 90년대 음악은 아닌 거니까. 점점 더 재밌어진다.


김희철은 이번 앨범의 모든 곡을 부르면서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있나.
김희철
: 사실 나는 예전에 ‘U’ 삑사리 낸 다음부터 노래에 자신이 없었는데, 정모가 계속 나한테 노래 잘한다고 해줬다. 이번에도 ‘달수정’하고 ‘혼’ 같은 노래를 부를 때 잘 부른다고 우쭈쭈 해주고. 사실 나는 내 목소리를 몰랐다. 이렇게 길게 부른 적 없으니까. 슈퍼주니어 녹음할 때는 듣는 사람을 고려해서 예쁜 목소리로 녹음하려고 했고. 그래서 정모하고 녹음할 때 나도 모르게 예쁘게 불렀는데 원래 내 목소리대로 부르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정모가 내가 몰랐던 부분을 꺼내줬다. 내 목소리를 10년 만에 찾은 거다. 이제 가수 자격증 딴 것 같다. (웃음) 그래서 앨범 나오고 울었다. 아, 나 노래 좀 하지! 이러면서.

그렇게 찾은 목소리가 90년대 록발라드 보컬과 비슷하다는 점이 재밌다. ‘혼’처럼 보사노바 스타일의 곡도 반드시 지르는 부분이 있다.
김희철
: 내 음악에 대한 가치관은 거기서 멈춰 있는 걸 수도 있다. 그때 음악을 많이 들었고, 그때 가사들을 기억하고 있고, 그때 내가 좋아하던 게 일본 록음악들이었고. 내가 쓰는 가사도 그런 느낌이다.
김정모: 희철이 형이 쓰는 가사가 상당히 은유에 강하다. 평소에 시를 쓰기도 하고 만화 보거나 하면서 영감을 받기도 하니까. 2003년인가에는 순정파라고 나하고 희철이 형, (이)특이 형, 이연희 네 사람이 모임 만들어서 시도 쓰고 그랬다. (웃음)
김희철: 가사도 90년대 음악의 영향이 있다. 그때 가사의 정서가 좋으니까. 관찰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직설적인 것보다 돌려서 쓰고 표현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우주대스타’라는 캐릭터도 90년대의 슈퍼스타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김희철
: 맞다. 그래서 지누션 형 같은 분들이 컴백하면 달려가서 인사한다. 90년대 감성에서 멈춰 있고 그걸 놓고 싶지 않으니까. 정모도 똑같고. 자자, 이글파이브, UP 이런 음악들 아직도 듣는다. (웃음)
김정모: 우리가 음악을 같이 하게 된 계기가 90년대를 너무 좋아해서니까. 내가 이번에 핑크색 머리를 한 것도 X-JAPAN의 기타리스트 히데를 너무 좋아해서 음악을 시작한 건데, 그걸 잊지 않기 위해서다.

90년대에 음악 듣고 게임 하던 사람이 그대로 자라버린 것 같다.
김희철
: 뮤직비디오도 90년대 드라마타이즈 아닌가. (웃음) 강원도에서 일본 록 듣다가 SM에 와서 아이돌이 됐다. 인기도 얻었고 무척 좋았지만 그런데도 회사 장기자랑 때는 히데 노래를 불렀었다.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면 댄스곡을 록 스타일로 바꿔 부르고.

그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됐고, 30대가 돼서 ‘그 여자들 어디 갔어?’ 이런 노래를 부르게 됐다. 스스로 잘 자란 거 같나.
김희철
: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때 내가 잘 자란 거 같다. 친하게 지낸 매니저 형들이 다 여러 회사의 이사가 되고 대표가 됐는데 다 알아봐 주고, 도와주시고 이럴 때. 내가 비록 잘난 척하기도 하고 우주대스타라며 거만하기도 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서 헛살진 않았구나 싶다.
김정모: 일단은 록스타가 되고 싶어 했고 히데처럼 독보적인 록뮤지션이 되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그건 힘든 일이긴 했다. 그 외에는 생각한 건 다 한 거 같다. 정말 큰돈을 벌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었던 음악이나 서고 싶었던 무대는 다 해봤다.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상상이라도 하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그게 조금씩 와 닿고 있다. 상상했던 거 다 하고 있으니까.

그럼 두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이 뭔가.
김희철
: 처음 슈퍼주니어 할 때는 아이돌이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 “하트 뿅뽕” 이러는 것도 어색했고. 그런데 30대가 넘어가고 2010년에 부른 ‘너 같은 사람 또 없어’를 듣는데, 전에는 정말 싫어했었다. 서른을 바라보는데 이런 노래 해야 해요? 이랬었다. 그런데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슈퍼주니어의 노래가 그거다.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내가 아이돌이라는 걸 버리고 싶지 않다. 슈퍼주니어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내가 이렇게 거만하게 있을 수 있는 거다. 슈퍼주니어가 있으니까 내가 뭘 할 수 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됐고, 점점 행복해졌다. 그렇게 연예인 김희철로서 만족할 수 있는 게 슈퍼주니어라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건 M&D고. 그래서 요즘 정말 행복하다. 해야 하는 음악으로 성공했고, 이젠 하고 싶은 음악까지 하니까. 물론 M&D로 다 까먹으면 못 하겠지만. 30이 넘었는데 양심이 있지. (웃음) 마지막 퍼즐 하나까지도 다 하고 있는 거 같다. 행복하다. 이 퍼즐이 흐트러지지 않게 잘해야겠지.
김정모: 순간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여기까지 와서 지금까지 쌓은 게 행복인 거 같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록스타는 아직 못 했다. 그걸 할 때까지는 내가 행복할 거 같다.

글. 강명석
사진. 이진혁(KoiWorks)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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