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 VS 혜리 VS 두준, 최고의 편의점 도시락을 찾아서

2015.05.01
GS 25는 혜자, 세븐일레븐은 혜리, CU는 두준이다. 전통의 강자 ‘김혜자의 맘 도시락’에 이어 올봄 돌풍을 일으킨 ‘혜리의 맛있는 행복 도시락’, 그리고 최근 tvN [식샤를 합시다 2] 방영과 함께 ‘식샤님’ 윤두준을 내세운 도시락 시리즈까지 국내 편의점 업계 BIG 3의 도시락 전쟁이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아이즈]에서는 끼니를 챙겨 먹을 시간이 없거나 5,000원 미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2015년 4월 현재 각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 가운데 19종을 직접 먹어보고 추천하기로 했다.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혜리 7찬 도시락 (3,900원)

아무리 혜리의 인기가 절정일 때 출시되었다 해도, 출시 3주 만에 50만 개 판매라는 기록은 그냥 세워진 것이 아니다. 소시지, 미니 돈가스, 돼지불고기, 계란말이와 느끼함을 잡아 주는 쌉쌀한 참나물 등 상호 보완되는 구성에, 비록 흑미의 양이 백미를 검게 염색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량만 동원된 것 같긴 하지만 밥이 주는 시각적 효과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육가공품이 아닌 진짜 닭다리 튀김, 그것도 꽤 큼직한 것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에서 낱개로 판매하는 닭다리 튀김이 약 1,800원 정도임을 생각하면 튀김옷이 좀 두꺼운 것쯤은 포만감에 너그러워진 마음으로 이해하도록 하자. 닭튀김을 먹을 때 손에 기름이 묻지 않도록 엄지와 집게손가락용 장갑을 젓가락에 붙여 제공한 센스도 인상적이다. 단, 편의점 쇼윈도 안쪽에서 힘차게 닭다리를 뜯다가 행인과 눈이 마주치는 민망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많이, 많이 먹고 싶다면
김혜자 함박 & 돈까스 도시락 (4,000원)

고기도 많이, 밥도 많이 먹고 싶다면 밥과 반찬이 위아래 칸에 따로 들어 있는 2단 도시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김혜자 ‘함박 & 돈까스 도시락’은 고기와 밥, 해시 포테이토와 콘 샐러드를 다 먹은 뒤에도 삶은 계란 반 개로 위를 꽉꽉 채울 수 있다. 데우기 전 피클을 따로 꺼낼 수 있어 아삭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혜자 ‘불고기 & 김치제육 도시락’(3,800원)이나 혜리 ‘함박 & 치킨까스 도시락’(4,000원) 역시 ‘고기고기한’ 도시락을 원한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반면 식샤 ‘더블 BIG요일 정식불고기’(3,900원)의 경우 불고기 양념에 퉁퉁 분 당면과 데우면 식감이 떨어지는 단무지 무침 등 영 손이 가지 않는 반찬의 비중이 작지 않다. 톱밥을 비벼도 맛있는 만능 소스 약고추장이 들어 있다 해도, 제일 인상적인 반찬이 계란구이라는 건 아무래도 허전하다.


어린이 입맛이라면
식샤 매콤 한입돈가스 & 소시지 정식 (3,000원)

어른이 되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어린 시절 엄마가 못 먹게 했던 음식들을 당당히 사 먹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꼬마 돈가스, 줄줄이 소시지, 어묵조림까지 매콤달콤하고 씹기 쉬운 가공식품으로 가득한 식샤 ‘매콤 한입돈가스 & 소시지 정식’은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면 반 친구들 모두가 하나씩 뺏어 먹으러 오고 싶어 할 구성이니 어린이가 된 기분과 어른의 으쓱함을 동시에 만끽하며 먹을 수 있다. 불고기 버거의 달달한 패티 맛을 좋아한다면 식샤 ‘더블 BIG요일 정식 갈비산적’(3,900원)을 추천한다. 그러나 기름에 전 새우튀김과 매운 양념으로 눅눅해진 김말이 튀김은 식감이 썩 좋지 않다.


건강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 (3,500원)

입이 원하는 대로 먹다가 문득 몸에게 미안해져 채소를 조금은 섭취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편의점 도시락계의 오랜 강자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을 추천한다. 떡갈비, 닭튀김, 돼지불고기 등 달고 짭짤한 고기반찬과 함께 간이 비교적 슴슴한 버섯볶음, 시금치나물, 콩나물 무침 등 8개의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쩐지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식샤 ‘국민 9찬 밥상’(3,900원) 역시 떡갈비, 칠리 치킨강정, 소불고기, 동그랑땡과 함께 무나물, 유채나물, 브로콜리와 겨자맛살냉채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밥 위에 완두콩이 10개가량 얹혀 있고 전자레인지에 데우기 전 채소 반찬 케이스를 미리 분리할 수 있어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썼음을 알 수 있지만, 문제는 나물들이 구색 맞추기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만큼 손이 가지 않는 맛이라는 점이다.


모험을 원한다면
혜리 직화 소고기 덮밥 (4,200원)

호기심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낀다면 일단 도전해보자. 힘없이 오그라든 소고기와 끈적한 갈색 소스가 겉보기에 식욕을 썩 자극하지는 않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진한 양념이 ‘밥도둑’으로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데우기 전 생강절임과 락교 용기를 분리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그러나 혜리 ‘찹 스테이크 도시락’(3,900원)을 선택하고 싶다면 심사숙고를 권한다. 동그랗고 아기자기해 보이는 용기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간 기분을 2% 정도 느낄 수 있게 해줄 것 같은 메뉴가 유혹적이지만, 막상 제일 맛있는 건 김치볶음이다. 레토르트 식품 이상의 찹 스테이크를 기대한 건 아니더라도, 데워서 끈적해진 볶음밥과 바짝 마른 웨지 감자는 그 많은 도시락 가운데 굳이 이 제품을 고른 5분 전의 자신을 원망하게 만든다.

글. 최지은
사진. 이진혁(KoiWorks)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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