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① 예린, 유주의 이야기

2015.03.02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지만 / 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을 거야”라고 노래한다. 무대에서는 힘차게 발차기를 한다. 지난 1월 ‘유리구슬’로 데뷔한 여자친구는 넘어져도 몇 번이나 다시 일어날 것 같은 여섯 명의 소녀들이다. 직접 만나 귀 기울여본 한 명 한 명의 목소리 역시 그만큼 다부지고, 생기 넘치는 것이었다.


사진 찍을 때 초콜릿 냄새만 맡고 먹진 않았죠?
예린
: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초콜릿인데 지금은 다이어트 중이라 못 먹어요. 마지막으로 먹어본 게 언제였더라?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오래됐어요. 오늘 초콜릿을 손에 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더라고요.

올해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죠? 기분이 어땠어요?
예린
: 울진 않았는데, 제가 교복 입는 걸 되게 좋아했거든요. 이제 못 입는다고 생각하니까 얼떨떨하더라고요. ‘유리구슬’ 무대 의상이 스쿨룩 비슷하긴 하지만 교복이랑은 엄연히 다르잖아요. 그날 멤버들이랑 다 같이 교복을 입고 음악방송 리허설을 했어요. 그 영상은 절대 지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 아무리 생각해도 실감이 안 나요. 가끔씩이라도 그냥 교복 입을래. (웃음)

그러고 보니 데뷔와 함께 스무 살이 시작됐네요.
예린
: 그래서 졸업식 날도 신기했어요. 제 옆엔 매니저님이 서 계시고, 앞에선 팬분들이 사진을 찍으시니까요. 한 달 만에 생활이 완전히 달라진 거예요. 그 한 달 동안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며칠인지도 모르고 있었던 때가 많아요.

그래도 기억에 남는 일은 있을까요?
예린
: 발차기를 하다가 너무 흥분해서 발을 머리 뒤로 넘긴 적이 있어요. 다른 멤버들이 “인생 발차기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원래 저는 진짜 뻣뻣한 편이거든요. 학교에서 체력장을 하면 유연성 테스트는 종종 마이너스가 나왔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다리를 잘 찢으려고 매일매일 연습을 되게 많이 했거든요. 하나에 집중하면 될 때까지 매달리는 성격이라…. 역시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요.

팀에서 언니 역할을 하는 것도 그런가요?
예린
: 친오빠가 한 명 있는데, 저랑 열한 살 차이가 나요. 제가 초등학생일 때 오빠는 군대에 가 있었고, 제가 중학생이 됐을 땐 오빠가 미국 유학을 가서 전 외동처럼 자랐거든요. 언니 역할을 하는 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연습생 시절엔 동생들한테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버릇없고 그런 거 모르니까 막 대해도 돼.” 그랬는데 같이 생활을 하다 보니 뭐가 아니고 뭐가 맞는 건지 점차 알겠더라고요. 지금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려고 해요.

워낙 웃는 인상이라 화도 잘 안 낼 것 같은데요? (웃음)
예린
: 화를 잘 못 내는 성격이긴 해요. 제 볼이랑 배 피부가 약간 ‘모찌(떡)’ 같은데, 멤버들이 “언니, 배 만져도 돼요?” 이러면 내밀면서 “만져!” 그러기도 하고요. 다만 숙소가 더러우면 좀 예민해져요. 예를 들어 부엌에 사과껍질이 그대로 있다거나. 다행히 요즘엔 부엌이 깨끗해요. 다들 빨래해놓은 걸 안 가져가서 “오늘 제발 옷 좀 다 가져가자~” 그럴 땐 있지만. (웃음)

정리나 청소를 잘 하나 봐요.
예린
: 저는 걸레를 빨고 그게 하얘지는 모습에 희열을 느껴요. 계속 문지르거든요. 나중엔 걸레였는지도 모를 정도로 하얘져요. 그걸 보면서 ‘아, 나 진짜 열심히 빨았구나’ 하고 뿌듯해하는 거죠.

데뷔와 함께 사회생활이 시작된 거잖아요. 어른이 돼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예린
: 뭔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면 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고 있구나, 성숙해지고 있구나 싶어요. 그런데 저는 성숙해지고 싶지 않아요. 생각이 많지 않으면 재미있게 생활할 수 있는데, 생각이 많아지면 자꾸 계산적인 사람이 되잖아요. 밝게 살고 싶어요, 계산 없이. 안 좋은 일을 잘 잊는 편이기도 하고요.

지금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예린
: 좋은 마음가짐이요. 활동하다 보면 잠을 많이 못 자서 피곤해지잖아요. 예전엔 코피도 잘 안 났는데 요즘은 하루에 세 번씩 나요.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잘 먹는데도요. 이러다 보면 스스로한테 지치는 것 같아요.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 먼저 몸 건강을 제대로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 한 해를 정말 잘 보내야겠네요.
예린
: 아… 신년 운세를 아직 못 봤어요. (웃음) 가끔 타로카드점을 보는데 작년에는 평탄할 거라고 했었거든요. 사실, 점에서 뭐가 좋고 안 좋고 그러는 건 하나도 안 맞는 것 같아요. 분명히 어렸을 때 호기심으로 봤던 사주에선 ‘너는 연예계 쪽으로 가다가 너 스스로 힘들어서 포기하게 될 거야’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포기를 안 했잖아요.


오늘처럼 아침 일찍 스케줄이 있을 땐 잘 일어나는 편인가요?
유주
: 숙소에서 저랑 은하, 신비, 엄지가 방을 같이 써요. 그중에선 제가 제일 먼저 일어나서 씻고 멤버들을 깨우는 편이에요. 그런데 요즘엔 감을 잃었나 봐요. 예전엔 알람이 울리면 재깍재깍 일어났는데, 최근엔 못 일어나서 옆방에 있던 예린 언니가 깨워줘요. 다시 초심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수다 떠느라 늦게 자는 건 아니고요? (웃음)
유주
: 하루 종일 같이 있는데도 자기 전에 또 떠들게 돼요. “할 얘기가 또 있어?” 이러면서 저도 같이 이야기를 하는 거죠. 사실 저는 메인보컬이라 애드리브가 많기 때문에 밤에 너무 수다를 떨고 자면 목에 무리가 가요. 목 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말을 많이 안 하는 거거든요. 신경을 좀 쓰고 있어요. 얼마 전엔 엄지 아버님께서 목에 좋은 죽염을 보내주셔서 먹고, 도라지도 먹고, 자기 전엔 항상 물수건을 짜서 침대에 걸어놔요.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 같아요. 빵도 매달 2일에만 먹는다면서요.
유주
: 빵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예전에 한번 두드러기가 나서 의무적으로 일주일 정도 안 먹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참아보니까 체질도 변하고, 피부에 올라오는 뾰루지도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밀가루 말고도 먹을 게 많길래 그 이후로는 잘 안 먹고 있어요. 샌드위치도 속만 빼 먹어요. (웃음)

가수는 언제부터 되고 싶었던 거예요?
유주
: 어릴 때부터 춤이랑 노래를 되게 좋아했어요. 보컬학원에 처음 다녔던 게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그 계기가 고양시에서 주최했던 노래대회였어요. 거긴 노래를 좀 오래 배운 언니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저는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상태로 참가했는데 장려상을 탄 거예요. 그 후로 학원까지 다니게 됐어요.

그럼 지금 회사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건가요?
유주
: 오디션을 보고 들어왔어요. 합격해서 연습생 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 기본기 1, 2, 3을 하루 안에 마스터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거든요. 그걸 가르쳐준 사람이 예린 언니였어요. ‘아무도 안 가르쳐주면 어떡하지? 혼자 해야 하면 어떡하지?’ 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고맙더라고요. 이런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언니한텐 특별히 더 잘해야겠네요. (웃음)
유주
: 그런데 요즘 예린 언니한테 장난을 많이 쳐요. 가끔 볼도 막 만지고요. 언니가 재미있게 받아줘서요. 뭘 엄청 하는 건 아닌데 표정에서 당황하는 게 잘 보인달까…. 어떻게 보면 미안한 얘기인데, 언니가 가끔 화낼 때 엄청 귀여워요. 화나기 직전인데 절제하고 있는 게 보이거든요. 너무 귀엽지만, 한편으로는 물론 말을 더 잘 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해요.

모범생 같은 타입일 줄 알았는데 의외예요.
유주
: 진지한 면도 있지만, 극도로 까부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웃음) 이유 없이 갑자기 장난을 걸고 싶을 때가 있는 거예요. 그럴 땐 제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장난을 많이 치는 것 같아요. 성대모사도 막 하고.

데뷔 전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유주
: 예체능을 좋아했어요. 이어달리기 계주 선수로도 나가고, 정식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피겨 스케이팅이나 무용도 즐겨 했고요. 특히 좋아하는 건 피구예요. 초등학생 때는 점심시간마다 운동장에 나가서 피구를 했어요. 제가 공을 좀 세게 던지는 편이라서 던지는 것도 좋고, 상대방이 공격한 공을 딱 잡았을 때의 그 엄청난 쾌감도 좋아요. 엄마가 위험하다고 말리기도 했는데, 역시 제가 하고 싶으니까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올해 열아홉 살이니까 학생 시절도 곧 끝나는 거잖아요. 아쉽나요?
유주
: 너무 걱정돼요. 저는 학교 다니는 걸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졸업을 내년에 한다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막막해요. 딱 한 번, 스무 살이 빨리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요. 스무 살이 되면 예뻐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직까진 십 대에 머무르고 싶어요.

스무 살이 아니라 10년 후라면 어떨까요?
유주
: 지금의 노력으로는 쌓을 수 없는 기량과 노련미가 좀 생겨 있지 않을까요? 이건 지금 제가 옛날을 돌아봐도 느끼는 건데, 모든 건 항상 새롭기 때문에 노력은 항상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아무리 익숙한 일이라도요. 그래서 그때도 노력하고 있을 것 같고, 외모적으론… 솔직히 제가 나이에 비해서 그렇게 동안은 아니거든요. 그때쯤 되면 나이와 얼굴이 좀 맞춰져 있지 않을까 싶어요.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어요. (웃음)

글ㆍ인터뷰. 황효진
사진. 이진혁(KoiWorks)
교정. 김영진




관련포토

목록

SPECIAL

image 장성규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