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의 미래를 찍어보자!

2015.02.23
“한 번 행복하면 두 번 불행하게 하라.” 마블 코믹스의 만화가 스탠 리가 스파이더맨에 관해 남긴 이 말은 마치 현실에서도 적용되는 듯했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였지만 그간 판권 문제로 영화 [어벤져스]에 출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운의 아이콘에게도 볕 뜰 날이 왔다. 지난 10일(한국 시간) 스파이더맨 판권을 소유하고 있던 소니픽처스와 마블 엔터테인먼트(이하 마블)가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공동 제작하기로 발표했다. 이번 협상의 결과로 스파이더맨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이하 MCU)에 합류, 다시 말해 [어벤져스] 시리즈를 비롯한 다른 마블 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다. 소니와 마블이 세계관을 공유함으로써 MCU와 리부트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에는 보다 다양한 사건, 풍부한 캐릭터 간 관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스파이더맨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다양한 단서를 토대로 정리해보았다.


1.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사이에서 방황한다.
마블 코믹스 [시빌 워]의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이 만들어준 수트를 입기도 하고, 그와 같은 초인등록법 찬성파에 있다가 캡틴 아메리카의 등록법 반대파로 중간에 마음을 바꾼다. 스토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판권 문제로 등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블랙팬서가 스파이더맨의 역할을 대신 맡았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마침 마블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팬서]가 2017년 개봉을 확정했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예고편에도 블랙팬서의 왕국인 와칸다가 등장한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MCU에 합류하면서 [블랙팬서]의 개봉은 2018년으로 연기됐고, 4월부터 촬영 예정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도 변수가 생겼다. 각본이 수정된다면 블랙팬서의 활약을 기대했던 캐릭터 팬들이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은 아쉽게 됐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스토리를 크게 바꾸지 않고 스파이더맨을 적은 분량의 카메오로만 등장시킨다면 그가 본격적으로 활약할 마블의 영화는 2016년, 2018년에 개봉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부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 떠돌았던 스파이더맨의 마블 합류 루머도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부터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2. 눈먼 변호사이자 슈퍼히어로인 친구를 사귄다.
이번 협약의 결과,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다른 마블 캐릭터도 출연할 수 있다. 오는 5월 넷플릭스의 TV 시리즈로 방영될 [데어데블]은 시각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이 매우 예민한 히어로로, 낮에는 변호사로 활동한다. 그는 스파이더맨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의 정체를 알아차렸고, 이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등 절친한 관계가 된다. 데어데블이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한다면, 낮에나 밤에나 그의 든든한 동지가 되어줄 수 있다. 2018년 개봉이 예정된 마블의 첫 여성 히어로 영화 [캡틴 마블]의 캐롤 댄버스(미즈 마블) 역시 스파이더맨과 단순한 동료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관계를 맺고 있던 캐릭터다. 이 중 [캡틴 마블]은 아직 제작에 들어가지 않은 만큼 영화에 스파이더맨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일도 가능하다. 하지만 스파이더맨과 울버린이 싸운다든지 하는 코믹스의 장면은 볼 수 없는데, [엑스맨]의 판권은 20세기 폭스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의 열혈 팬이자 ‘친구라기보다는 연인’에 가깝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데드풀] 역시 마찬가지다.


3. 가짜 스파이더맨의 등장에 충격받는다.
[아이언맨 3]에서 제임스 로디(돈 치들)가 착용했던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극 중 “워 머신에 성조기처럼 페인트 칠만 하고 아이언 패트리어트라 이름만 바꿨다”고 언급된다. 코믹스의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이보다 훨씬 위협적이며, 뉴 어벤져스에 대립하는 ‘다크 어벤져스’의 수장인 노먼 오스만이 직접 착용한다. 토니 스타크의 시설과 장비를 활용하게 된 노먼 오스만은 S.H.E.I.L.D.를 무너뜨린 후 새로운 안보기관 H.A.M.M.E.R.를 조직하고, 어벤져스를 대신할 다크 어벤져스(호크아이, 울버린, 미즈 마블,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군단을 조직한다. 이 중 스파이더맨에 대응하는 인물은 베놈([스파이더맨 3]에 잠깐 등장했다)이다. 노먼 오스만이 지배하는 어둠의 시대가 도래되고, 가짜 스파이더맨에게 열광하는 시민들에게 충격받은 피터 파커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코믹스에는 시민들이 원래 어벤져스 군단에 반감을 갖는 내용도 등장한다. 마블과 소니의 협상 이전에는 노먼 오스만의 오스코프 사를 영화에 언급하는 일이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다크 레인’을 비롯해 다크 어벤져스가 등장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4.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만난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코믹스에서 시빌 워 이후 탄생한 ‘뉴 어벤져스’의 멤버였고, 여기에는 캡틴 아메리카, 미즈 마블(3대 캡틴 마블)도 있다. 뉴 어벤져스의 수장 루크 케이지와 아이언피스트 역시 넷플릭스 드라마에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MCU에 뉴 어벤져스가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등장하는 일도 성사될 수 있다. 스파이더맨이 MCU에 합류하면서 가능해진 선택지 중 하나다. 20세기 폭스가 판권을 소유한 [엑스맨]의 울버린, [판타스틱 포]의 더 씽은 영화 속 뉴 어벤져스에 합류할 수 없지만, 뒤늦게 뉴 어벤져스에 합류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출연은 가능하다. 2016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을 확정지었고, 주연 배우도 캐스팅됐다. BBC [셜록] 시리즈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즉, 차기 스파이더맨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투샷을 볼 수 있다는 의미. 만약 2016년에 개봉할 [닥터 스트레인지]에 스파이더맨이 카메오로 등장하게 된다면, 굳이 뉴 어벤져스가 결성되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합류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원작의 닥터 스트레인지는 스파이더맨을 내내 구박하고 그가 도움을 청했을 때 거절하기도 하지만, 시빌 워 이후 스파이더맨의 신상이 공개됐을 때 마법으로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주는 등 결정적인 도움도 준다. 두 사람의 관계가 특별하기 때문에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뒤늦게 합류한 스파이더맨과 MCU를 연결시켜줄 열쇠가 될 수 있다.

5. 유력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게 괴롭힘을 받는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J.J 편집장 역을 맡았던 J.K 시몬스는 영화 [위플래쉬]로 총 34개의 연기상을 싹쓸이했고, 금일 방송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남우조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호평받는 배우 J.K 시몬스는 하워드 스턴 쇼에서 “새로운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J.J 편집장 역을 다시 맡을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리부트 제작된다는 공식 발표가 떴다. J.K 시몬스의 위상이 과거와 많이 달라진 만큼 J.J 편집장의 비중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그것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스파이더맨 2]의 삭제 장면 중 J.J 편집장이 남몰래 스파이더맨을 흉내 내는 모습이 있는데, 선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본편보다 잘 살아 있다. 새로운 시리즈에 그가 같은 역으로 출연한다면 이와 같은 일명 ‘츤데레’ 매력을 더욱 강하게 보여주며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요소를 담당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슈퍼 히어로물이지만 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더 많은 스파이더맨 시리즈, 마블과 함께 돌아올 그를 기다린다.

글. 임수연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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