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VS 최현석, 셰프가 요리하는 두가지 방식

2015.02.02
요리 잘하는 사람은 멋있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매일 평범하게 먹는 식사가 특별해질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섬세한 감성과 프로페셔널한 면모도 함께 보여주면서 새로운 스타가 되고 있다. 이른바 ‘쿡방’(요리 프로그램 전반을 칭하는 말)의 유행은 곧 셰프 개인의 인기와 함께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두 사람을 꼽는다면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과 엘본 더 테이블 총괄 셰프 최현석이다. 백종원의 또띠아 토스트(MBC [무한도전])와 설탕빠다칩(SBS [힐링캠프]), 최현석의 크리스마스 한우 스테이크(올리브 [오늘 뭐 먹지?])와 어란 파스타(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방송 직후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정도다. 하지만 백종원은 국내 최초 대패 삼겹살을 고안해낸 인물이고, 최현석은 삼겹살을 수비드 기계에서 48시간 동안 익히고 그 위에 24시간 동안 굳힌 젤리를 얹는다. 대중의 가장 큰 관심을 얻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다루는 두 사람. 백종원과 최현석의 전혀 다른 모습들을 통해 음식과 요리를 바라보는 두 개의 방식을 살펴봤다.



566개의 가맹점 VS 5개의 매장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홍콩반점0410…. 백종원이 대표이사로 있는 ㈜더본코리아는 33개의 브랜드에 가맹점 숫자만 총 566개다. 특히 그가 요식업을 시작한 논현동 먹자골목에는 ㈜더본코리아의 식당만 16개다. 백종원은 원조쌈밥집, 역전우동 등 브랜드 이름부터 특화된 메뉴를 강조하고, “메뉴를 단순화해 전문화한 식당은 맛집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반면 최현석이 총괄 셰프로 있는 엘본 더 테이블은 가로수길 본점을 비롯해 총 3개의 매장이 있고, 세컨브랜드인 ‘쿠킹메이트’까지 합쳐도 그의 이름을 내건 식당은 전국에 단 5개다. 스시 파스타, 고추냉이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최현석의 창의적인 요리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가로수길이나 일산까지 찾아가야 하고, 메뉴는 제철 재료 등을 고려해 매달 변경된다. 하지만 그만큼 백종원과 새마을식당보다 엘본 더 테이블과 최현석 사이의 거리가 훨씬 가깝고, 오픈 키친으로 운영되는 만큼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도 있다.

쌈밥 VS 면빨
㈜더본코리아는 논현동 먹자골목의 원조쌈밥집에서 요식업을 시작했고, 순대국밥이나 차돌박이, 돼지국밥 등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의 상당수가 한식을 메인으로 다루고 있다. 중화요리를 내세운 홍콩반점0410에서도 찹쌀 탕수육이나 차가면처럼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중국, 미국 등에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6개를 진출시키는 데 성공한 백종원의 최종 목표는 “현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한식 본연의 매력으로 전문화에 성공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 한편 블로그 닉네임이 ‘미친면빨’인 최현석 셰프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쿠치나’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그만큼 양식이 주 전공이다. 하지만 최현석은 종종 한식을 변주해 푸아그라나 스테이크 요리에 인삼을 활용하거나, 해초 비빔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후 고추장은 토마토소스로, 밥은 차가운 파스타로 바꾸어 만든 링귀니를 만들기도 한다.

옛날우동 3,000원 VS chef’s tasting menu 15만 원
“아침과 점심은 싸야 한다”는 백종원은 포장마차나 휴게소에서 즐겨 먹는 우동에서 착안한 브랜드 ‘역전우동’의 옛날우동을 3,000원에 팔게 했다. 최현석 셰프의 엘본 더 테이블에서 가장 비싼 코스 요리 ‘chef’s tasting menu’는 15만 원(VAT 별도)이다. 이런 차이는 조리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백종원의 식당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해야 해서 [백종원의 식당 조리비책]에서도 60-70인분의 김치찌개를 만드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전문 레스토랑에서 쓰는 버터는 비싸기 때문에 식용유와 마가린을 함께 쓴다거나, 대량으로 냉국을 만들 때 빙초산을 약간 넣는다는 식의 팁이 인상적이다. 반면 최현석 셰프의 시그니처 요리를 먹기 위해서는 7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진공 포장한 삼겹살을 48시간 동안 70도의 물에서 익히고, 삼겹살 위에 얹는 간장 젤리는 24시간 동안 굳혀야 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잡내를 없애기 위해 로즈메리, 된장, 커피콩까지 활용하고, 찍어 먹는 소금만 5종류(프랑스 게랑드 산 천일염, 녹차 소금, 함초 자염 소금, 카레 소금, 히말라야 핑크 소금)다. 만들기 어려운 만큼 음식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당연, 그래서 15만 원이다.

일관된 맛이 중요 VS 요리는 감히 예술
백종원 대표는 통일된 레시피 하에서 일관된 맛을 낼 수 있어야만 한식도 일식처럼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더본코리아의 ‘한국본갈비’에서 쓰는 메인 양념은 본사 소스 공장에서 생산해 각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고, 이것은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리책에 조미료, 일명 MSG 사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똑같은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숨길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반면 최현석 셰프는 “예술은 세상에 없는 것들을 창조해서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감성을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을 접목하고 문화적 감성도 녹여내는 “자신의 요리 또한 감히 예술”이라고 말한다. 서로 다른 온도를 만나게 한 요리를 창안, 독립된 맛으로 느껴지다가 나중에 온도가 비슷해질 때 제3의 맛을 내도록 한 ‘오렌지 처트니와 송로버섯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푸아그라 그릴’은 다시는 똑같은 맛이 반복될 수 없다.

미식가 아버지 VS 요리사 아버지
“자수성가 아닌 것 같아요.” SBS [힐링캠프] 출연 당시, 백종원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강조했다. 오로지 식사를 하기 위해 충청도에서 서울까지 갈 정도로 맛집을 좋아하고 중식당을 5번 넘게 옮겨 다닐 정도로 입맛이 까다로운 아버지를 둔 백종원은, 오대산 두부조림을 점심으로 먹기 위해 서울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됐다. 그래서 그는 요리사 자격증은 없지만, 재료와 맛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경영인이 됐다. 반면 최현석은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와 형까지 요리사인 집안에서 자랐다. 원래 무술이나 음악을 하려고 했던 그는 제대 후 형의 권유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쿠치나에 주방 보조로 일하기 시작했다. 가족의 권유로 칼질 하나부터 새로 배우며 업계에 뛰어든 그는 이제 수백 가지의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셰프가 됐다.

아침부터 하루 세끼 메뉴를 고민하는 백종원 VS 치킨과 피자를 시켜 먹는 최현석
어린 시절에도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하루 세끼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며 살았다는 백종원은 집에서도 아내 소유진을 위해 음식을 한다. 진귀한 재료가 가득 찬 냉장고가 집에 여러 대 있고,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공개된 그의 냉장고에는 비쌀 때에는 100g당 1,000유로(약 125만 원)에 팔리는 트러플도 있었다. 온갖 재료가 가득한 냉장고에 반찬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매일 아침 새로 만들어 그날 모두 소진하기 때문이라고. 반면 17살, 15살의 두 딸을 두고 있는 최현석 셰프는 집에서 쉬는 날에는 치킨이나 피자를 자주 시켜 먹는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는 1년에 1~2번 정도뿐이라고. 만들 때마다 엄청 품이 드는 요리를 매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매일 먹는 음식의 평균을 높이고자 고민하는 요리 연구가와 1년 중 가장 특별한 식사를 위해 획기적인 창작 요리를 내놓는 셰프의 차이다.

글. 임수연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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