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이 꿈꾸는 환상의 아이돌 월드

2015.01.21

지난 14일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SM타운 아티움이 삼성동 코엑스에 문을 열었다. 이름만 들어서는 정체를 알기 어려운 이 6층(8,000m²) 건물은 SM의 이수만 프로듀서에 따르면 “SM만이 지닌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며 “도시에 있는 어뮤즈먼트 파크”다.

이수만 프로듀서의 설명대로 SM 아티움에는 테마파크에서 볼 법한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테마파크에서 인기 캐릭터를 보여주듯 곳곳에 소속 스타들의 영상과 이미지가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부터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 시설이 있다. EXO 팬이 그들의 노래를 부르고 사진을 찍으면 시중에서 파는 앨범 패키지와 똑같은 패키지에 그것들이 담긴다. 또한 테마파크에 3D나 4D 영화들이 있듯 SM 아티움에서는 홀로그램을 이용한 뮤지컬 [스쿨 오즈]를 상영한다. 홀로그램으로 보고 환호하는 주인공이 미키마우스나 주라기 공룡이 아닌 최강창민, 시우민, 루나 같은 아이돌인 것이 다르다.

[스쿨 오즈]가 아무리 SM 스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해도 그것은 실제의 스타와는 다르다. 뒷면을 제외한 극장의 모든 면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CG의 완성도가 아직은 부족하다거나 드래곤과 싸우는 도중에 아이돌 군무가 등장하는 구성 등이 어색해 보여서만은 아니다. 공연 중 관객에게 반응하고, 현실에서도 자신만의 역사를 가진 스타는 가상의 캐릭터와는 다르다. 그러나 SM은 과거에 영화 [평화의 시대]에서도 3D 영화를 상영했고, H.O.T.의 DNA를 팔았다. 또한 SM 아이돌의 무대는 EXO ‘늑대와 미녀’의 늑대, 샤이니 ‘Why So Serious?’의 좀비처럼 무대 위에서 특정 캐릭터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EXO는 데뷔 당시 아예 가상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SM 아이돌은 노래를 통해 특정 캐릭터와 스토리를 연기하고, 3D나 홀로그램 영화 또는 DNA는 그런 스타를 현실처럼 느끼게 하거나 부분적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SM은 스타를 마치 캐릭터 상품처럼 만드는 데 노력해왔다. 


이런 맥락에서 SM 아티움은 건물 전체가 현실의 스타와 가상의 캐릭터 간 경계를 지워나가도록 구성돼 있다. 1층 로비는 SM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한 영상을 반복하고, 2층에서는 굿즈를 판매하며, 3층 SM스튜디오와 4층의 카페를 지나면 5층과 6층에서 홀로그램 영화를 상영한다. 5층에서는 3D 프린터로 내 모습을 스캔, 스타와 내가 팔짱을 끼고 있는 피규어를 만들 수도 있다. 1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의 모습을 만난 관람객들은 한 층씩 올라갈수록 그들에게 점점 더 가깝게 다가서는 한편, 그들이 점점 가상의 존재가 돼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도서 [공간형 콘텐츠]에서는 “공간형 콘텐츠의 특징 중 하나는 관람객이 이동하며 해당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이라며 관람객의 이동이 테마파크를 경험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SM이 어디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SM 아티움은 이동을 통해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운 스타를 가상에서 체험하게 만든다.

그래서 SM 아티움 홍보영상에 ‘SM Passport’가 등장한 것은 흥미롭다. 아직 정확한 사용법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SM Passport’는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3]에서 SM이 SM타운이라는 가상 국가를 선포하며 만든 개념이었다. SM의 팬들은 SM타운의 국민이고, ‘SM Passport’는 그 신분증 같은 것이었다. 당시에는 단지 하나의 이벤트로 받아들여졌지만, 이것은 이제 SM이 보여주기 시작한 가상 세계의 일부가 됐다. 그리고, 그 가상세계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스타들을 현실에 가까운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가수를 미키마우스나 주라기 공룡처럼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사생활이 있고, 회사를 떠나기도 하며, 때로는 스캔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SM이 이 독특한 테마파크를 만든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테마파크에서는 늘 똑같은 모습으로 관람객을 반기는 스타들이 있다. 어쩌면 우리는 SM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스타가 아닌 캐릭터를, 캐릭터가 뛰어놀 판타지 세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팬들에게 환하게 웃어줄 수 있는.

글. 이지혜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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