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서형욱 해설위원이 말하는 손흥민의 베스트 포지션

2015.01.16
능력이 많아도 고민이다. 올 시즌 전반기, 분데스리가에서 11골을 넣고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EFA)에서 한국인 최초로 본선 멀티 골을 기록한 손흥민 이야기다. 손흥민이 국가대표팀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는 게 가장 좋은지 [2015 AFC 아시안컵]을 앞둔 지난해부터 몇 차례 평가전과 조별 예선을 마친 지금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그의 포지션인 윙 포워드가 아닌 원톱이나 처진 스트라이커, 공격 미드필더 기용 등 다양한 활용법이 제시됐고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또한 지난해 12월, 손흥민의 원톱 기용 가능성을 전한 바 있다. 이는 대표팀 공격 라인으로 뽑힌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슈팅 능력과 골 감각이 탁월하고 대표팀 공격 라인의 중심이 될 만큼 기세가 오른 손흥민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과연 공격 자원 손흥민의 베스트 활용법은 무엇이며 그의 포지션 변화는 바람직한 실험이 될 수 있을까. [2015 AFC 아시안컵] 조별 예선이 한창인 지금,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과 서형욱 MBC 축구해설위원에게 물었다.

사진. 셔터스톡

손흥민 최적의 포지션은 측면 혹은 공격 2선

대표팀에 최전방 공격수가 부족하다. 이동국, 김신욱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고 박주영은 침체로 아시안컵 명단에 들지 못했다. 이근호, 조영철, 이정협을 센터포워드로 선발했지만 역할이 다르고 득점 파괴력에 고민이 있다. 이근호, 조영철은 최전방 공격수보단 2선 공격수나 제로톱에 어울리는 공격 자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손흥민의 최전방 배치 이슈가 떠올랐다. 슈팅 능력이 탁월한 손흥민을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 개인을 위해서도, 대표팀을 위해서도 손흥민의 센터포워드 이동은 최적의 선택이 아니다.

선수의 포지션과 역할은 개인의 특징과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돼야 한다. 선수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때 선수 개인의 합인 팀도 경쟁력과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손흥민의 놀라운 재능은 스피드, 돌파, 슈팅 3박자의 파괴력이다. 공을 쳐놓고 달리거나, 수비수를 달고 드리블하거나, 치고 들어가 때리는 슈팅이 현 한국대표팀 선수 중 최고다. 손흥민의 재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스피드, 돌파, 슈팅 능력이 최대치로 발현될 수 있는 포지션과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 슈팅은 스피드와 돌파의 후속 작업으로, 치고 나갈 공간이 주어질 때 자신이 가진 최고치를 쏟아낼 수 있는 손흥민이다. 먼저 치고 나갈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 최선의 공간과 포지션이 측면과 공격 2선이다. 측면에서 돌파하거나,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는 커트 인 플레이를 하거나, 최전방 공격수 아래서 돌파 혹은 2 대 1을 치고 나갈 때 가장 무서운 손흥민이다. 특히 양발잡이인 그는 측면에 있다가 중앙으로 접고 들어와 45도 각도에서 때리는 러닝 슈팅이 압권이다. 이러한 능력을 살리기 위해선 측면과 공격 2선이 최적의 포지션이다.

최전방의 경우 상대의 밀집 수비에 등을 지고 공을 잡거나, 몸싸움을 벌이거나, 중앙에 있다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커트 아웃 플레이를 가져가야 하는데 이는 손흥민의 특징과 강점과는 거리가 있는 움직임이다. 손흥민이 가장 좋아하고 플레이스타일을 보고 즐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최전방으로 올라갔다 고생한 기억과 연결 지어 생각할 일이다. 현재로선 손흥민 측면 혹은 공격 2선 + 이근호, 조영철 제로톱 혹은 이정협 원톱 조합이 한국대표팀 아시안컵 공격 라인의 최적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글.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


사진. AFC 공식홈페이지

매력적인 대안… 단, 선수가 원한다면

현재 손흥민의 최적 포지션이 윙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럽 최고의 무대인 독일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미 한 시즌 반 동안 그 위치로 뛰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도 월드컵 본선을 비롯한 여러 경기에서 측면 윙어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그러니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을 측면에 배치하는 것이 정답이라 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 대표팀의 상황이다. 이동국과 김신욱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고, 장기 슬럼프에 빠진 박주영마저 제외된 상황에서, 이처럼 큰 대회에 믿고 내보낼 스트라이커는 이근호 정도가 유일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 외에 조영철과 이정협도 함께 데려갔지만, 조영철은 본디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며, 이정협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이쯤 되면 공격진 구성은 위급한 지경이라고 봐야 한다.

손흥민의 최전방 기용 카드가 계속 거론되는 것은 대표팀의 이러한 처지 탓이다. 현재 한국 축구에서 가장 득점력이 좋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손흥민이다. 골이 절실한 팀이 적절한 스트라이커를 찾지 못한다면 득점력 좋은 선수를 최전방에 내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구상은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만나는 상대들은 대체로 선수비 후역습을 펼칠 것이다. 자기 진영에 진을 치고 공간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 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는 이런 팀들을 상대로 고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뛰어난 드리블 능력과 위력적인 슈팅력으로 밀집 수비를 상대로 효과적인 공격을 펼 수 있는 플레이어다. 선수 본인이 극구 사양한다면 강제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 우리 대표팀의 상황을 감안하면 배제하기 힘든 매력적인 카드인 것이 분명하다.

글. 서형욱 (풋볼리스트 대표, MBC 축구해설위원)




목록

SPECIAL

image 승리 카르텔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