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와 크리스마스를│① 류수정, Kei의 이야기

2014.12.19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 하나둘 소녀들이 모인다. 각자 트리를 장식하고, 앞에 놓인 선물을 보며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파티의 주인공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들의 마음을 노래한 ‘Candy Jelly Love’로 데뷔한 러블리즈. 파티가 시작되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소녀들은 데뷔의 기쁨, 그동안 간직해온 꿈,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크리스마스처럼 따뜻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서 생일이었어요.
류수정
: 인터넷을 잘 안 봐서 몰랐는데, 팬 카페에 10페이지 넘게 축하 글을 써주셨어요. 하나같이 진심으로 축하해주셔서 너무 울컥했어요. 팬들이 웃는 모습을 캡처 해서 ‘류블리’라고 올려주신 것도 봤어요. 근데 제가 웃을 때 광대가 나오는 편이고 젖살도 안 빠져서 빵떡처럼 나온다고 별명을 ‘빵떡’이라고 불러주시더라구요. (웃음)

라디오에서 “여친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팬들에게 어떤 여자친구가 되고 싶은 거예요?
류수정
: 러블리즈는 친근하게 팬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뭔가 우리 러블리즈! 이런 느낌이요. 그래서 여자친구에게나 남자친구에게나 항상 밝고 같이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요. 특히 남자친구에게는 애교 넘치는 여자친구요.

학교에서 그런 친구였어요? ‘Candy Jelly Love’ 뮤직비디오에서 여러 장난을 치던데.
류수정
: 뮤직비디오에 나온 것처럼 연필을 인중에 올려놓거나 공기놀이 같은 거요. 중학교 때 한창 공기놀이 열풍이었는데, 저는 진짜 못해서 할 때마다 졌어요.

강당 장면에서 혼자 자고 있잖아요. 원래 그래요? (웃음)
류수정
: 아니요. (웃음) 원래 저는 수업시간에 절대 안 자요. 연습생 생활 하면서 피곤해서 저도 모르게 졸기는 했지만 원래는 수업시간에 떠들지도 않고 엄청, 엄청 집중했어요.

모범생이었겠네요. (웃음) 라디오에서 멘트 정리도 잘 하던데 반장을 해본 적은 있어요?
류수정
: 반장을 하고는 싶었는데 소심해서요. 반장에서 떨어지는 게 너무 두려워서 못 했어요. 공약할 때도 쑥스럽고.

그런 성격인데 어떻게 가수가 될 생각을 했어요?
류수정
: 원래 남들 앞에서 노래도 못 불렀어요. 그런데 원더걸스 선배님 뮤직비디오를 보고 아이돌에 대해서 알게 됐고, 소녀시대 선배님들을 보고 막연히 따라 하게 됐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쯤? 혼자 방 안에서 노래 부르고 춤 따라 하고 그러다가 장기자랑에 나갔어요. 그리고 학원 다니면서 남들 앞에서 부르는 게 편해질 때쯤 오디션 보고 테스트도 많이 받으면서 나아졌어요. 그런데 오디션 보고 나서 붙었다고 전화 오는데 춤 연습 많이 해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오디션 보기 전에는 춤을 못 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웃음)

충격받았나요?
류수정
: 네. (웃음) 그때 저는 따로 춤을 배운 적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은 다 팝핀 같은 걸 추는 거예요. 근데 그 자리에서 해보라니까, 그냥 노래 틀고 연습했던 춤을 췄어요. 그래서 후에 다시 갈 때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소녀시대 선배님의 ‘Oh!’를 귀여운 콘셉트로 준비해 갔어요. 근데 또 다음에는 더 준비해서 춤 실력을 더 키워서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웃음)

‘Candy Jelly Love’는 동작을 맞추는 군무잖아요. 춤추기 어렵진 않아요?
류수정
: 인원수가 많아서 안무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제가 안무를 많이 못하기도 해서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매일 새벽까지 연습하고, 방송하고 힘든데도 잠깐 차에서 눈 붙인 다음 다시 연습하고. 저희끼리 처음부터 세세하게 카운터로 맞추고, 안되는 동작을 계속 반복하면서 맞췄어요. 노래 틀어놓고 다섯 번 이상 계속 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도 해보고. 그렇게 매일 새벽까지 연습하고 방송을 하면 할수록 느니까 드디어 군무의 윤곽이 잡힌 것 같아요. 그래서 팬들이 저희한테 ‘칼군무 아이돌’라고 불러주시니까 너무 감사했어요.

숙소에 사니까 그렇게 연습하고 들어와서 살림도 해야 하잖아요.
류수정
: 숙소에서 빨래 담당인데 전에는 연습생 친구들이랑 같이 하다가 이제 데뷔를 하니까 저 혼자 약 10명의 빨래를 다 해야 하는 거예요. 혼자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다시 정해서 제가 빨래를 돌리면, 다른 사람은 말리고, 또 누가 널고 이런 식으로 바꿨어요. 전에 연습이 새벽에 끝날 때는 거의 집안일을 못 하고 자서 다음 날 수건이 없어서 고생했어요. 그래서 옷으로 몸을 닦은 적도 있어요. (웃음)

부모님하고 살다 숙소생활을 하는데, 힘들지 않아요?
류수정
: 전에는 엄마가 해줬는데, 제가 교복을 빨아야 할 때 엄마 생각이 나서 슬펐어요. 그럴 때는 더 언니들한테 많이 의지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래요.

힘든 일이나 고민이 있을 때는 누구에게 의지해요?
류수정
: 고민은 Kei 언니나 예인이한테도 많이 얘기하는 편이고, 실력에서 힘든 부분은 베이비소울 언니에게도 상담을 많이 해요. 원래 애교도 별로 없었는데 언니들이 많으니까 언니들 기분 좋게 해주고 싶어서 애교도 많이 배웠어요. (웃음)

지금은 더 어린 막내가 들어와서 여섯째가 됐잖아요. 여섯째로 사는 건 어때요?
류수정
: 저도 어린 나이인데 제가 어른스럽게 말하는 부분도 있어서 어리광을 부리면 언니들이 그걸 어색해했었어요. 그래도 응석을 부리면 불평을 말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그래도 막내일 때는 그런가 보다 하게 되는데 여섯째는 안 되는 거 같아요.

집에서는 몇째죠?
류수
: 집에서는 자매 둘에 막내예요. 언니랑 세 살 차이가 나는데 애기 취급하거든요. 그래서 집에 가면 막내가 되는 느낌이에요. 아버지가 오디오 사업을 하시고 엄마가 노래를 잘하세요. 부모님이 항상 노래도 많이 들려주시고, 그래서 음악을 많이 접했어요.

변진섭 노래를 좋아한다면서요?
류수정
: 엄마가 안치환, 변진섭 선배님 노래를 많이 들으셔서 저한테도 들려주시고, 그때는 뭣도 모르고 들었는데 엄마가 나중에 이런 것도 연습해보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지나서 관심이 생겨서 따로 들어봤어요. ‘그대 내게 다시’는 제가 변진섭 선배님 노래 중에서 두 번째로 들었던 노래였어요. 밝은 분위기의 노랜데 너무 슬픈 거예요. 그래서 제 마음에 와 닿았어요. ‘내안의 그대’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도 슬퍼서 제 스타일로 해석해서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구요. 진짜 변진섭 선배님과 함께 불러보고 싶기도 해요.

라디오에서 ‘금요일에 만나요’를 Kei와 부르기도 했잖아요. 발랄한 노래보다 그런 차분한 노래가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류수정
: 제가 연습생일 때 허스키하고 무거운 노래를 많이 불렀었어요. 픽시 로트 같은. 그런데 회사에 와서는 걸 그룹 준비도 해야 하니까 밝은 느낌의 노래를 많이 연습했어요. 그래서 톤이 많이 밝아졌어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잖아요.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요?
류수
: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동대문 두타를 갔는데, 서울은 인구가 많으니까 차도 많이 막혀서 터널에 갇혔어요. 겨우 도착했는데 제가 살던 대전에는 두타처럼 높은 건물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진짜 이따만 하고! 트리도 엄청 크고 그런 게 너무 신기해서 가족들이랑 다 같이 사진을 찍었어요. 그때 눈도 왔구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언니들하고 보내나요?
류수정
: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KBS [가요대축제]에 운 좋게 인피니트 선배님들 댄서로 서게 됐었어요. 이번에도 뭔가 스케줄이 있을 것 같아요. 근데 데뷔 준비하면서 전에는 연습 3시간 하면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8시간도 할 수 있어요. (웃음) 그래서 스케줄 끝나고 언니들이랑 즐겁게 보내고 싶어요. 일단은 스케줄이 있는 것도 너무 좋아요.

언니들이랑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류수정:
소고기 먹고 싶어요. (웃음)


꽤 오랜 시간 화보를 찍었어요. 아직 이런 경험은 많이 없죠?
Kei
: 네. 안 그래도 많이 걱정했는데 최대한 편안하게 하려고 했어요. 특히 표정이요. 그동안 모니터링을 많이 했는데 억지로 예쁜 표정을 지으려고 하면 티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려고 집중했어요.

표정 연습을 많이 하나 봐요. ‘Candy Jelly Love’를 부를 때도 상큼한 표정을 잘 짓더라고요.
Kei
: 최대한 가사를 느끼면서 하려고 해요. 제 파트 가사가 “유리처럼 투명한 그 맘이 좋아요 / 첫눈처럼 깨끗해요”잖아요. 정말 더 깨끗한 것처럼 생각해요. 그리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예쁜 얼굴을 찾아가는데요. 전 왼쪽 눈이 좀 더 커서 왼쪽 얼굴이 더 잘 나오는 거 같아 다행이에요. 원래 제가 얼굴에 되게 자신이 없거든요. 얼굴이 잘 부어서 비빔밥 먹을 때도 고추장 빼고, 웃을 때도 얼굴 가리고 웃어요. 또 칭찬 한마디에 업되고, 지적받으면 동굴 파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근데 요즘에는 팬 분들이 제 이름이 Kei인 게 ‘캐(케) 이뻐서’ 그런 거 아니냐고 편지로 많이 응원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최근에는 멤버들도 저한테 표정이나 제스처 검사를 맡을 때도 있어요. (웃음)

왜 멤버들이 조언을 해달라고 하는 거 같아요?
Kei
: 음… 아무래도 저희 노래가 첫사랑의 설렘을 담은 곡이라 사랑스러운 표정이 필요한데, 멤버들이 절 애교 많은 아이로 봐주는 거 같아요. (웃음) 전 그냥 사람들한테 부탁하거나 다가갈 때 조심스러우니까 존댓말을 하게 되거든요. 동생인 (류)수정이한테도 “이거 빌려주면 안 돼요?” 이렇게요. 애교가 많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긍정적인 편이기는 해요. 다른 사람이 우울해 보인다 싶으면 에너지를 더 주려고 하고요. 평소에 멤버들도 많이 관찰하고 당 떨어진 것 같으면 먹을 거 챙겨줘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잘 다가가는 편이고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비결이 있나요? 팀에서 꽃을 맡고 있기도 하잖아요.
Kei
: 정말 간단한 안부를 잘 물어봐요. “밥 먹었어요? 뭐 먹었어요? 음식 뭐 좋아하세요?” 이렇게요. 예전에는 낯가리고 조용하게 있었는데 진심으로 웃으며 다가가면 이야기가 잘 통하더라고요. 그리고 누가 뭘 해주면 절대 가만히 못 있어요. 늘 받은 만큼 퍼주는 스타일이에요. 멤버가 아프면 계속 옆에 있어주고요. 친해지면 마음을 너무 쉽게 다 줘서 상처받을 때도 있고 사람들도 너무 퍼주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하는데, 제가 에너지를 주는 만큼 다 좋은 일로 저에게 돌아오는 거 같아요.

스케줄 소화하기에도 벅찰 텐데 멤버들 챙기기 힘들지 않아요? 숙소에서 셰프로 불릴 만큼 요리도 많이 해준다면서요.
Kei
: 주변을 관찰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집에서 막내인데 언니가 워낙 아이 같아서 제가 맏이처럼 컸거든요. 그리고 요리하는 건 어렸을 때부터 엄마 하시는 거 보고 많이 배웠어요. 호박전을 정말 좋아하는데 (상처를 보여주며) 열 살 때 만들다가 다치기도 했어요. 숙소에 들어오니까 이제 멤버들이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행복해요. 그동안 오향장육이나 갈비찜을 만들었는데 요즘에는 길거리 토스트 정말 잘 만들거든요. 근데 정성을 담아서 만들다 보니까 빨리 만들지를 못해요. 수정이나 다른 멤버들이 자주 만들어달라고 하는데 (웃음) 가끔 저도 먹어야 해서 힘들어요. 더 빨리 만들어줘야겠어요.

스스로 말한 것처럼 정말 여성스러운 것 같아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Kei
: 저, 친해지면 엄청 왈가닥이에요. 나서는 것도 좋아해서 반장도 많이 해봤고요. 오늘 놀자, 하면 완전 망가질 수도 있어요! 엄마가 정말 끼가 많으신데 닮은 거 같아요. 열심히 일할 때는 하고 놀 때는 눈치 보지 않고 화끈하게 놀아요. 그럴 때는 자신감이 생겨요. 그렇게 놀고 맛있는 거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의외로 단순해서요. 근데 너무 단순해서 가끔은 후회할 때도 있어요. 멤버들이나 주변에서 조언해주는 것들도 너무 흘리고 잊어버릴 때가 있거든요. 팀이 함께 가는 건데, 고집이 세면 안 되잖아요. 앞으로는 꼭 고쳐야 할 점은 기억하도록 해야 할 거 같아요.

망가진다는 게 상상이 잘 안 돼요.
Kei
: 팝송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다 내지르는 거예요. 비욘세 노래처럼요. 폭발적으로 표현하면 그때만큼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좋아요. 뮤지컬에도 관심이 많은데 감정을 가득 담아 그 상황에 푹 빠지고 싶어요.

늘 밝은 에너지가 가득하지만 가끔 힘들거나 멤버들에게 서운할 때는 없어요? 나이도 팀에서 딱 중간이라 언니들과 동생들 사이에서 조율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Kei
: 동생으로서도, 언니로서도 두 번씩 혼나야 해서 처음에는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멤버들이나 주위 분들이 절 다 어른스럽게 보는 거 같아요. 하지만 저도 아직 애기거든요. (웃음) 모르는 것도 많고 어리광 피우고도 싶은데, 언니들이 ‘너 이런 애 아니잖아’ 하면서 혼내려고도 해요. 앞으로는 예쁘게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올 크리스마스 때는 멤버들과 뭐 하면서 보내고 싶어요?
Kei
: 일정은 아직 모르지만 저희 다 맛있는 거 먹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제가 그중에 식탐이 제일 많아요. 족발은 삼시 세끼 먹어도 괜찮을 만큼. 서울에 있는 족발 맛집은 다 찾아다녔어요. 3대 족발 있잖아요. 멤버들이랑 거기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영화 보고 명동이나 청계천도 갔으면 좋겠어요. 아, 팬 분들도 만나고 싶은데….

팬들과는 뭘 제일 하고 싶은데요?
Kei
: 저 팬 분들 이름도 얼굴도 잘 외우고 팬 사인회 하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거든요. 말도 많이 걸고요. 나중에 팬 분들이랑 뷔페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맛있는 거 먹는 게 꿈이라 꼭 그렇게 만나고 싶어요. 이번에는 힘들어도, 추운데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냐고, 밥은 잘 먹고 다니시냐고 꼭 물어볼래요!

러블리즈의 더 많은 사진은 [E-book]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글. 한여울, 이지혜
사진. 이진혁(KoiWorks)
스타일리스트. 박유진
교정. 김영진




관련포토

목록

SPECIAL

image 한국, 광고, 혐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