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라의 몸, 따라 하지 마세요

2014.12.15

웹툰 [미생]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강소라의 캐스팅에는 호불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캐스팅을 반대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이유 중 하나는 강소라의 몸매였다. 원작의 안영이와 비교하면 강소라는 말 그대로 ‘연예인 몸매’를 갖고 있었고, 그의 몸은 현실적인 직장 생활을 묘사하는 이 드라마에서 몰입을 깰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tvN [미생]은 첫 회에 아예 자신의 몸을 바이어 설득을 위한 프레젠테이션 수단으로 사용하는 안영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미생]이 방영되면서 강소라 캐스팅에 대한 이런 우려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는 원작 이상으로 매력적인 안영이를 그려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3만 9천 원짜리 드레스를 입은 강소라’의 사진이 인터넷을 휩쓴 것은 드라마에 몰입하느라 잊고 있었던 강소라의 몸매를 자각하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해당 드레스는 품절 됐고, 옷보다 그 옷을 입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 물론 그렇다. 다만 이 사실은 알아두자. 수백, 또는 수천만 원 하는 드레스를 사는 것보다 강소라 같은 몸을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강소라 키는 프로필상 168cm다. 또한 데뷔 전 사진으로 유추해 보면, 키가 큰 여성들의 일반적인 특징 중 하나인 큰 골격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체형을 가진 사람은 조금만 체중이 불어도 몸이 커 보인다. 서구에서는 이런 체형의 여성들을 시원시원해 보인다며 매력적으로 보는 경우도 많지만, 한국 여성들의 경우 다소 부정적인 주변 시선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이 그런 시선에 더욱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과거 사진에서 유추해 보면 강소라의 근질은 두부살에 가깝다. 두부살은 ‘피부가 희고 무른 살’로, 그만큼 근육으로 바꾸기 어렵다. 체중이 불어날수록 ‘연예인 몸매’를 유지하기 어렵다.

다시 말하면 강소라가 지금의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그는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몸 관리와 식단에 대한 이야기를 비중 있게 말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엄격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강소라는 몸매 관리를 위해 발레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그와 비슷한 몸을 가진 사람이 발레를 하면 강소라처럼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다만 정말 제대로 해야 가능하다. 발레는 본 운동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하는데, 이것은 극단적인 양의 동적 스트레칭과 정적 스트레칭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하는 스트레칭을 생각한다면 발레의 기본 동작인 쁠리에를 해보기 바란다. 다리를 곧게 펴고 양다리를 굽혔다 펴는 이 동작을 2~30분간 하는 것이다. 당연히 엄청난 운동량을 요구하고, 대신 엉덩이에서 다리 전반에 많은 량의 근력이 늘어날 수 있다. 발레를 통해 강소라의 두부살이 그 드레스를 입은 사진처럼 탄탄해지려면 스트레칭과 근력이 혼합된 형태의 훈련들을 해야 한다.

스트레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연성 역시 유기적인 운동능력(근력, 심폐지구력, 지구력, 파워, 유연성) 중 하나로 분류가 된다.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하나의 훈련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또한 발레는 체조와 함께 몸의 밸런스가 강조되는 운동이다. 밸런스는 유기적인 운동능력처럼 신경적인 운동능력(민첩성, 협응력, 순발력, 스피드, 밸런스) 중 하나로 분류 되고, 여기에 해당하는 동작들은 금방 지치기 때문에 수행자로 하여금 많은 양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요구한다. 몸매관리를 위해 발레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훌륭한 선택이지만, 그것은 취미도 하고 몸매도 좋아진다는 것이 아니다. 발레나의 우아한 선을 만드는 과정에는 엄청나게 하드한 트레이닝이 기리고 있다. 큰 골격면서도 마르고, 마르면서도 탄탄한 강소라의 몸은 이 과정을 제대로 해냈을 때 가능하다. 안영이처럼 과중한 업무와 야근, 접대, 불규칙한 식사로 이어지는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노력으로 강소라의 몸매를 만드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운동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핑계가 되지는 못한다. 연예인으로서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마저 극복한 강소라의 노력은 연예인 중에서도 매우 놀라운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직장인이 강소라처럼 몸 관리에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발레는 근본적으로 선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한 예술이고, 기본적으로 하면 할수록 체형이 교정되면서 몸의 라인이 곧고 바르게 만들어진다. 강소라 정도의 훈련량을 소화할 수도, 그와 같은 몸매를 가질 수도 없겠지만 발레를 꾸준히 하면 할수록 거울에 비친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는 효과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나지 않은 이상,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그것이다. 강소라 같은 몸매를 꿈꾼다면 너무 먼 이상에 지치고, 몸이 본격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전 포기하게 된다. ‘연예인 몸매’만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그것만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강소라와 지금 자신의 몸 사이에는 수많은 다른 몸들이 있다. 운동을 할수록 조금씩 생기는 선과 뀌는 체형을 느껴라. 강소라도 처음에는 그 단계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몸을 무조건 아름답게 바꿔주는 환상의 운동은 없다. 무슨 운동이든 직장을 다니듯 꾸준히 할 것.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무언가 바뀌어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글. 최영민(팀불량헬스 실장)
팀불량헬스 기획실장, 피지컬트레이닝코치, [불량헬스 1,2], [강한 것이 아름답다], [강한 형님들의 진짜운동] 저자, 칼럼니스트. 전직 컴퓨터그래픽 모션캡쳐팀 팀장. 해서 재미있는 것, 보면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쾌락주의자이다.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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