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①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아요”

2014.12.05
SM 엔터테인먼트에서 5년 만에 나온 걸 그룹이다. 예능 프로그램에는 자주 출연하지 않는다. 알려진 것은 그다지 많지 않고, 각자 다른 머리 색깔이 아니었다면 누가 누군지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데뷔곡 ‘행복’과 S.E.S.의 곡을 리메이크한 ‘Be Natural’로 극과 극의 콘셉트를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레드벨벳은 낯설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팀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기 시작한 아이린, 슬기, 웬디, 조이 네 명의 여자아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선명해서 흥미로운 얼굴을 갖고 있었다.

조이와 아이린, 슬기가 입은 상의는 모두 톰보이. 웬디가 입은 블랙 스웨트 셔츠는 SYJP.

[치킨과 카레 사이]
요즘에도 계속 다이어트를 하고 있나요?
아이린
: 네, 계속 하고 있어요. 사과랑 고구마 같은 것만 주로 먹어요. 그런데… (테이블 위에 있는 빵을 집으며)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조이는 치킨을 좋아하고, 아이린은 닭 종류를 못 먹는다면서요.
조이
: 그래서 뭘 시켜 먹을 때도 각자 먹고 싶은 걸 먹어요. 서로 이해해주는 거죠. 제가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하면 아이린 언니가 “그래, 너 치킨 시켜. 난 다른 거 먹으면 돼” 그래요. 다른 언니들도 다 닭을 좋아하거든요.
아이린: 저는 옆에서 다른 걸 먹어요. 감자튀김도 있고 샐러드도 있으니까.

닭요리에 알레르기가 있는 거예요?
아이린
: 먹으면 머리가 너무 아프면서 얼굴이 창백해져요. 몸에서 안 받는 것 같아요.
조이: 저는 이해가 안 가요. 이 맛있는 걸…. (웃음)
아이린: 어릴 때 엄마가 일주일 내내 치킨을 시켜주셨어요. 간장소스 치킨이라 처음엔 맛있었는데, 일주일 동안 먹으니 질려서 토한 적이 있거든요. 그 뒤로 닭은 아예 잘 못 먹어요. 그런데 엄마는 기억을 못 하더라고요. “왜 그때 나한테 치킨을 그렇게 많이 시켜준 거야?” 물어봤더니 기억이 안 난대요.
조이: 아, 이런 거면 이해가 가요. 저도 초등학생 때 카레떡볶이를 동생들한테 해줬다가 다 남아서 억지로 꾸역꾸역 다 먹었는데, 체해서 다 게워냈거든요. 그 이후론 카레를 안 먹어요. 냄새만 맡아도 싫어요.

[레드벨벳의 해피니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 게 데뷔곡 ‘행복’을 녹음할 때였다고 들었어요.
아이린
: 진짜 재미있게 했어요. 특히 ‘떼창’하는 부분이요. 네 명이 다 들어가서 “해피니스!”. “난 원해!”, “꿈꾸자!” 이렇게 막 소리 지르면서 녹음했어요.
슬기: 귀엽게 하기보다 그냥 (걸걸한 목소리를 내며) “해피니스!!” 이러고. 그때 아, 우리 되게 잘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웬디: ‘행복’의 비트 자체가 쿵다닥닥, 쿵다닥닥, 이런 거라서 신나게 했어요. 원래도 다들 털털한 편이지만 ‘행복’ 활동을 하고 나선 다들 더 행복해지고 더 밝아진 것 같기도 해요. 워낙 지르고 뛰고 해야 하니 힘들긴 했지만요.

연습하다가 지쳐서 쓰러질 때마다 트레이너가 뭐라고 하던가요?
슬기
: 저희끼리 다독거리면서 일어났어요.
웬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마지막이야, 하면서 계속 연습했어요. 누구 한 명이 항상 다른 멤버들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매번 달랐어요. 한 명이 에너지를 쏟으면 나머지가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 날마다 컨디션이 각자 다 다르니까.
아이: 뚜렷하게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데뷔 무대 끝나고 나서는 트레이너 언니가 그렇게 말했어요. 예쁘게 나왔네. 축하해. 드디어 그 날이 왔구나. 그 전부터 언니들이 항상 말했거든요. “우리 헤어지기 위해서 만난 거야. 빨리 너네를 보내야 해.” 그런데 진짜로 그런 날이 왔던 거죠.

네 명이 같은 팀이란 얘기를 들었을 땐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조이
: 일단 저희 네 명은 계속 같이 연습을 해왔거든요. 저는 언니들하고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중간중간에 저희랑 어울릴 수 있는 다른 친구들이 들어오잖아요. 그 애들이랑도 연습을 같이 해보고 계속 맞춰나가요. 그럴 때마다 솔직히 저는 너무 질투가 나는 거예요. 새로 들어온 아이들한테 언니들의 사랑을 뺏길까 봐요. 언니들한테 말한 적도 있어요. 저 질투 난다고. (다른 친구들을) 좀 덜 예뻐해 줬으면 좋겠다고. 그랬는데 언니들이랑 한 팀이 되니까 진짜 좋았어요. 아, 내가 운이 정말 좋구나. 언니들이 아니었으면 데뷔하는 건 꿈도 못 꿨을 텐데.

예전부터 사이가 돈독했던 거네요. 요즘에도 어디 갈 때 손잡고 다녀요?
웬디
: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이 됐어요.
: 저는 원래 팔짱을 안 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아이린 언니가 그런 스킨십을 되게 좋아해요. 연습생 때 언니랑 같이 다니면서 팔짱을 끼게 됐어요. 요즘엔 추워서 서로 더더욱 꽉 붙들고요.
아이린: 처음엔 제가 팔짱을 끼면, 그 팔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슬기가 로봇처럼 굳었어요.
: 어… 음… 이렇게 우물쭈물했던 거죠.

아이린과 조이가 입은 니트와 티셔츠 모두 톰보이.

[맏언니의 반전]
서로 첫인상은 어땠어요?
슬기
: 아이린 언니는 예뻤어요. 그런데 언니가 대구에서 올라온 거라 사투리가 너무 심해서 처음엔 아예 말도 없었거든요. “안녕하세요” 그러기만 하고 그냥 지나가더라고요. 지금은 언니가 사투리를 많이 고쳤어요. 어머님이랑 통화하거나 흥분했을 때 아니면 잘 안 써요. 아, 이상한 게 요즘엔 전라도 사투리를 쓰더라고요. “뭐여~ 뭣이여~” 이렇게. (웃음)
웬디: 전 언니가 너무 예뻐서 좀 다가가기가 힘들었어요. 감히 내가 다가가도 될까? 다가가도 되나? 그런데도 결국은 다가갔던 것 같아요.
슬기: 웬디가 친화력이 좋아요. 아이린 언니도 잘 받아주는 성격이다 보니 바로 친해졌어요.

아이린 입장에선 ‘왜 나한테 아무도 안 다가오지?’ 싶진 않았어요?
아이린
: 첫인상이 무섭다는 소리를 워낙 많이 들었어요. 처음 연습생으로 들어갔을 땐 염색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머리카락도 엄청 까맸거든요. 더 무서웠을 거예요. 그 이후에 갈색으로 한 번 염색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인상이 유해지지 않았어? 
: 맞아요. 언니가 낯을 가리는 것뿐인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약간 차가워 보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연습을 해보니 친언니처럼 잘 챙겨주더라고요. 춤이 안 외워져서 끙끙대고 있으면 와서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완전 감동받아서 그날부터 언니에 대한 제 인식이 바뀌었어요. 무서운 언니였다가 알고 보면 착한 언니로요.

맛있는 것도 사주나요?
조이
: 얼마 전엔 언니가 오징어튀김 떡볶이를 사줬어요. 진짜 맛있었어요. 엄청 감동이었던 게, 제 생일에 언니들이 미역국이랑 음식을 다 해놓은 거예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라 일찍 일어나야 했거든요.
: 그냥 있는 반찬 꺼낸 거야. 미역국 좀 끓이고. (웃음) 
조이: 그런 건데 나 혼자 감동받은 거야? (웃음) 
: 그때 되게 놀란 게, 새벽에 일어나서 먼저 부엌에 있었는데 10분 뒤에 아이린 언니가 스르륵 나오더라고요. “뭐해?” 이러길래 “저 미역국 끓이려고…” 했더니 언니가 그랬죠. “너도?”

슬기가 입은 후드 로브 로브로브, 스웨트 셔츠 톱보이, 데님 팬츠 SYJP. 웬디가 입은 후드 로브 로브로브, 티셔츠ㆍ데님 쇼츠ㆍ비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막내의 반란]
조이는 춤이 점점 느는 것 같아요.
조이
: 저는 회사에 처음 들어오고 나서 춤이란 걸 접했어요. 그 전까지는 친구들이랑 그냥 맞춰보는 정도였고요. 운동도 잘 안 해서 체력도 달리고, 스트레칭도 잘 안 되니까 춤이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데뷔 후엔 ‘행복’이랑 ‘Be Natural’처럼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곡들을 거의 매일매일 연습하다 보니 연습생 때보다 몸에서 빨리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아이린: 조이만의 느낌이 있어요. ‘뽕필’이라고. (웃음)

‘한’이 있다면서요.
슬기
: 네. 나이가 저희 중에서 제일 어린데 한이 있어요.
: 막내로 지내서 그런가 봐요.
이린: 엇?
: (슬기에게) 우리가 제일 잘해야 돼. 맏언니와 막내 사이에서 잘해야 된단 말이야. 우리 서열이 꼴찌야. 잘하자. 
: 94년생들이… 이렇게 됐네.
: 팬분들이 서열 정해주신 걸 본 적이 있거든요. 거기서 아이린 언니는 ‘넘사벽’이고, 웬디 언니랑 슬기 언니는 꼴찌였어요. (웃음)

언니 셋이 한꺼번에 생긴다는 건 어떤 건가요?
조이
: 저는 여동생들이 있어서 계속 언니였어요. 그래서 남한테 도움을 청하거나 기대는 거에 서툴렀던 거예요. 연습생 초반에는 마이웨이라고 해야 하나, 저 혼자 다 하려고 했어요. 언니들은 제가 답답했을 거예요. 말도 없고 혼자서만 해결하려고 하니까요. 그렇게 제가 지쳐 있던 와중에 언니들이 와서 하나둘씩 도와주니까 ‘이래서 언니 좋다는 말이 있는 거구나’ 싶었어요. 언니들마다 스타일도 다 달라요. 웬디 언니는 상냥하게 하나하나 다 잘 챙겨주고, 슬기 언니는 친구처럼 옆에서 이해해주고, 아이린 언니는 말없이 뒤에서 챙겨줘요. 이제는 어려운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도와달라고 말도 해요.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아요.

막내라는 포지션은 뭔지 알겠어요?
조이
: 저는 가끔 그걸 잊고 언니들한테 까불어요.

그게 막내예요. (웃음) 어떻게 까부는 거예요?
조이
: 가끔 기분 좋으면 “웬디야~” (웃음)
: 저희가 또 키가 작잖아요. 그러니까 조이가 “어이~ 우리 슬기~ 아 귀여워” 막 이러죠.
: 오늘도 아침에 웬디 언니랑 아이린 언니가 장난치면서 앞으로 뛰어가는데 너무 귀여운 거예요. 둘 다 쪼끄매서.
: 언니가 춥대서 제 겉옷을 덮어줄랬더니 계속 장난만 치더라고요. 아잇, 덮으라니까.
: 꼬맹이들 같아요. 하하.

인터뷰. 황효진, 강명석
사진. 이진혁(스튜디오 핑퐁)
스타일리스트. 백영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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