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EA│② IKEA 광명점 탐방기

2014.11.25

IKEA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논란의 대상이었고, 들어온 지금은 더욱더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지난 19일, IKEA 광명점이 기자들을 상대로 오픈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IKEA 코리아의 실체를 알 수 없었다. <아이즈>는 IKEA 광명점에 방문해 직접 경험해봤다. 그리고, 현장을 다녀온 기자는 IKEA 광명점의 오픈을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는 미안하게 됐다. 하지만 IKEA 광명점을 둘러본 순간, IKEA에 취직하고 싶어졌다.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직원들이 형광색 안전 조끼를 입고 직원용 푸드코트에서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나가기 싫었던 건 쇼룸 때문이었다. 거실처럼 꾸며진 쇼룸에는 소파, 테이블, 러그, 커튼과 인테리어 소품이 있었고, 그것들은 제품의 색깔과 특성에 따라 그 공간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배치돼 있었다. 무엇보다 쇼룸을 통해 구현된 거실은 무척 작은 공간이었다. 그 정도 공간에서도, IKEA는 충분히 멋진 스타일을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Is it good?” 핸드폰으로 쇼룸 내부를 찍는 동안 IKEA 코리아의 세일즈 매니저 앤드루 존슨이 물었다. 그는 “광명점을 열기 전부터 한국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생활 방식, 욕구, 니즈, 생활의 어려움 등을 직접 들어보았다”고 했다. IKEA 제품만으로 멋지게 인테리어를 한 쇼룸은 그 결과물이다. IKEA가 인터넷 판매를 전혀 하지 않는 이유를 대략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IKEA의 장점을 확인하려면, 각각의 제품이 한 공간에서 일관된 스타일을 이루는 것을 봐야 한다. 아직 매장 대부분이 내부 정리가 끝나지 않아 전체를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매장 곳곳의 안내판에서는 IKEA가 앞으로 거실, 서재, 침실, 베란다, 패밀리 쇼룸 등을 선보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다. 흔히 IKEA를 말할 때 스칸디나비아 감성이라고 하는, 특유의 스타일이 허세만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IKEA 제품으로 채워진 쇼룸은 분명히 고유의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그것도 꽤 싼 가격으로.

물론 논란도 많다. IKEA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공식사이트에서 제품 사진으로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19일부터 KTX 서울역사에 생길 예정이었던 팝업스토어는 코레일 측이 장소 제공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광명점을 공개하게 된 것도 팝업스토어에서 할 예정이었던 기자회견이 취소돼서다. “IKEA, 한국 소비자 ‘호갱(호구 같은 고객)’ 취급” 등과 같은 기사와 함께 제품 가격이 많게는 해외보다 2배 가까이 높다는 논란도 있다. 그러나 IKEA의 한국 진출에 있어 가장 큰 관심사인 가격은, 여전히 싸다. 이불커버세트는 보통 10~15만 원을 훌쩍 넘지만 IKEA 광명점에는 1~2만 원부터 있었다. 다양한 톤으로 디스플레이된 러그와 저렴한 가격의 인테리어 소품은 심지어 귀여운 디자인까지 갖췄다.


IKEA 제품의 가격에 관심을 보일 많은 젊은 층은 가구를 들여놓을 공간, 집을 사지 못했다. 그들이 집을 꾸밀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가구보다는 러그와 침구, 작은 수납물품, 그리고 인테리어 액세서리 정도다. 원룸에서 이불과 커튼의 디자인은 인테리어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줄 수 있고, IKEA 광명점에서는 이 제품들이 특히 싸다. 그래서 “우리는 디자인이 아름답고 기능이 뛰어난 가구와 집기들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IKEA의 가격 정책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원래 낮은 가격대의 제품군과 사람들이 많이 살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군은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해 더 많은 사람들이 IKEA를 만나게 한다는 전략이다. IKEA의 쇼룸은 100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그 공간을 그들이 내세우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로 채웠다. 그리고 IKEA를 이용할 많은 사람은 그마저도 저 멀리 있고, 그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제품을 가장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한국 가구 업체들은 10~20%까지 가격 할인을 실시했다. 다분히 IKEA를 의식한 정책이다. 의류 업계가 해외 SPA 브랜드가 들어온 후 국내 회사들도 SPA 브랜드를 만들었고, 옷 가격은 점차 낮아졌다. IKEA도 어쩌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IKEA의 가격은 민감한 문제지만, 분명한 건 지금 비싸진 IKEA의 가격도 국내 업체 제품에 비하면 싸다는 점이다.

물론 싼 가격에, 인터넷 주문은 받지 않는 정책은 IKEA 광명점을 오픈 후 정신없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구름다리로 연결될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과 코스트코까지 있는 주변 환경은 이곳의 주말 교통을 악몽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차가 없는 누군가는 배송비와 조립비를 아끼려고 침대 프레임을 들고 KTX 광명역에서 서울역에 내려 다시 지하철을 탈 수도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IKEA 용달 파티원 모집합니다”라고 올라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IKEA가 왔다. 그리고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독일 IKEA 홈페이지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아이들 역시 어떻게 집을 꾸밀지 스스로 결정하는 재미를 누려야 마땅하다.” 지갑이 얇은 자에게도 집을 꾸밀 재미를 누릴 날이 올까?

글. 이지혜
사진제공. IKEA 코리아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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