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전’에서 만난 맛있는 상상력이 담긴 9개의 과자

2014.11.10
‘과자전’은 개인이나 소상공인들이 만든 과자를 만나 볼 수 있는 마켓이다. 과자와 디저트를 다루는 마켓은 ‘과자전’ 말고는 없어 디저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몇 달 전부터 기다리는 큰 행사가 됐다. 확 늘어난 인파 때문에 행사장 내부는 복잡하기 이를 데 없고, 인기 과자는 순식간에 동나며, 운영상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경우도 늘어난다. 그러나 한 판매자가 손님들이 “과자 먹겠다고 돈을 쥐고 나온 게 어린아이 같아서 너무 귀여워 보였다”고 말하는 ‘과자전’의 매력은 여전하다. 과자와 디저트도 대량 생산되는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은 제품을 먹을 수밖에 없지만, ‘과자전’에서는 아마추어 베이커나 소상공인들이 만드는 그들만의 과자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들을 통해 어린 시절 과자에 품었던 꿈을 되살릴 수 있다. 그래서 <아이즈>는 11월 8일, 9일 양일간 열린 제5회 ‘과자전’에서 독특함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과자 아홉을 선정했다. 어쩌면 앞으로는 다시 볼 수도 없을지 모르지만, 이 기사로라도 아쉬움을 대신하길 바란다.


러버덕 컵케이크 & 캐릭터 마카롱
YOONATE-CAKE/ 윤소연
윤소연 씨가 만든 러버덕 컵케이크와 캐릭터 마카롱은 원래 러버덕이 있는 석촌호수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에서 판매하던 디저트였다. 하지만 야외 식품 판매는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소를 석촌호수에서 ‘과자전’으로 옮겼다. 캐릭터 마카롱은 러버덕 컵케이크와 함께 YOONATE-CAKE만의 특색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 일본 등지에서는 캐릭터 디저트가 많이 제작이 되지만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어 러버덕과 디즈니 캐릭터를 선택해 마카롱을 만들었다. 마카롱을 만들고 난 다음 그 위에 표정까지 다시 만드는 덕분에 제작시간이 2배로 소요됐다고. 러버덕, <몬스터 주식회사>의 캐릭터 등 500여개의 마카롱은 각각 표정이 달라 고르는 재미와 수제로 만든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푸쉬팝
HOLICAKE / 유정민
청록과 연보라가 섞인 이 몬스터의 정체는 밀어먹는 케이크다. 캐나다에 다녀온 제작자가 ‘Push up pop’으로 불리는 케이크를 보고 국내에 케이크 용기를 수입해오는 업체를 수소문해서 제작한 것. 푸쉬팝은 주사기 모양처럼 생긴 플라스틱 용기를 밀면서 바닐라 맛 케이크를 먹을 수 있고, 뚜껑이 달려 있어 남겼다 다시 먹을 수도 있다. 케이크 시트를 만들고, 용기에 맞게 자른 다음, 크림과 시트를 번갈아 가면서 넣으면 완성 된다. 남은 용기로 자신만의 푸쉬팝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에클레어
숲속의 디저트 모리모리 / 이서현 외 2인
에클레어는 크림 슈와 비슷한 빵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과거 마카롱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대중화가 되기 시작했는데, 에클레어도 마카롱처럼 전문점들이 생기는 추세다. 제과학과를 나온 이서현 씨는 기왕 에클레어를 소개한다면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어 가나슈가 아닌 커스터드 크림을 이용해 만들었다. 신선도가 중요한 제품이어서 부스 한켠에서 주문을 받으면 바로바로 크림을 얹어 주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재료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바나나 크림에는 바나나 엑기스를, 초코크림에는 발로나 초코를 쓰면서 고유의 맛을 살리고 또 국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패션후르츠 크림도 시도했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 덕분에 크림의 신선함과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다. 말 그대로 ‘과자전’에서만 먹을 수 있는 깊은 맛.


맥주젤리 & 후라이드 치킨
뚱이네 호프 / 박수현
맥주컵을 들어보니 출렁 거린다. 뚜껑을 열어 콕콕 찔러보니 쫀득한 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사과향도 맡을 수 있다. 먹어보니 당연히 맥주 맛은 아니고 설탕에 조린 사과 맛이 나는 애플젤리였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박수현 씨는 취미로 베이킹을 하다가 자신이 만든 디저트를 소개할 수 있어 3회부터 ‘과자전’에 참여했다. 사람들이 치킨과 맥주를 좋아하기도 하고, ‘과자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애플 시나몬과 같은 맛도 좋아할 거라 생각해 맥주젤리를 만들었다. 치킨은 마시멜로에 캐러멜 시럽을 입혀 치킨을 구현했다. 처음에는 열 조절을 못해 마시멜로가 녹아버려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따로 판매를 하지 않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딱 하루만 먹을 수 있는 디저트였다.


심슨&마지 케이크바
WarmE / 김주원
“D’oh!” 먹으면 심슨이 소리를 지를 것 같다. 심슨&마지 케이크바를 만든 김주원 씨는 빼빼로데이라 빼빼로를 준비하려 했지만 너무 심심할 것 같아 ‘길쭉한 무언가’를 고민했다. 그러다 <심슨가족>의 마지 머리를 떠올렸다. 마지만 하면 너무 심심할까봐 심슨도 같이 넣었다. 오레오와 블루베리 케이크 시트를 만들어 초콜릿으로 그림을 그리듯 아이싱을 했고, 입체적인 얼굴을 만들기 위해 코에 해바라기씨도 넣었다. 대량을 만들다보니 심슨의 얼굴이 조금씩 달라져 진짜 제목은 ‘마지의 외도’가 되었다. 재미있는 상상과 그에 맞는 디저트의 이름이 있는 것이 ‘과자전’의 케이크라 할 만하다.


선인장 컵케이크
SCENE CAKE / 신은혜
케이크를 떠올리면 달달하고 보드라운 식감에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선인장 컵케이크에는 따가운 선인장이 장식되어 상상되는 식감이 이질적이라 새로움이 느껴진다. 신은혜 씨는 홀로 쿠킹스튜디오를 운영하는데 주변에 꽃보다 초록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고, 초록식물인 선인장과 다육식물로 컵케이크를 장식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과자전’에서도 꽃으로 장식 된 컵케이크보다 먼저 다 팔렸다. 선인장은 버터크림 맛인데 우유버터를 써서 마가린이나 쇼트보다 느끼하지 않다. 이 선인장 장식은 냉장보관하면 길게는 한 달간 보관이 가능해, 빵은 먹고 선인장 부분만 떼어 내 티타임 장식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채식케익
카페 반:창고 / 이선경
사과 스크럼블, 두부크림, 레몬, 코코넛당근 케이크. 이렇게 다양한 케이크가 모두 채식으로 만들어졌다. 카페 반:창고는 이번 ‘과자전’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채식 베이킹 가게였다. 총 200개의 케이크를 준비한 이선경 씨는 다른 가게가 2~3일씩 밤을 새서 준비한 것에 비하면 준비기간이 짧다고 했다. 채식 베이킹은 달걀,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대신 반죽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걸 제외하면 베이킹 과정은 오히려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거지도 빠르게 할 수 있었지만, 식물성 재료들은 국내 구매가 해외구매를 해야 한다. 맛은 담백하고, 특히 두부크림의 경우 초코맛이라 부담 없이 먹기 좋았다. 버터가 들어간 다른 디저트를 먹다가 먹으면 밋밋하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아 다 팔렸다.


레고 초콜릿
MACCOY / 이수아
여행지에서 산 레고 몰드가 귀여워 레고 초콜릿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너무 귀여워 먹기보다는 장난감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 하지만, 이 레고 초콜릿은 화이트 초콜릿과 코팅 초콜릿으로 섞어 만들었다. 신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아 씨는 가게 홍보를 위해 참가했다. ‘과자전’이나 계단장 같은 플리마켓은 많은 인파가 몰려 외진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바로바로 피드백이 와 상당히 유용한 플랫폼인 셈이다.


과자집
Sweet studio DAL D/ 조은이
1회 ‘과자전’에 참가한 Sweet studio DAL D는 매년 ‘과자전’만을 위한 새로운 과자를 만든다. 한국에서 과자만을 위한 마켓은 ‘과자전’이 유일하기 때문에 그만큼 새로운 기획을 해야 한다는 게 조은이 씨의 생각. 그래서 Sweet studio DAL D는 치킨과자와 줄에 매달아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할 수 있는 과자 등 매년 새로운 과자를 내놓는다. 올해는 ‘과자전’의 취지에 맞게 쿠키로 과자집을 만들었다. 쿠키에 끈적한 재료를 바른 후 손으로 자리를 잡아주고 아이싱을 했다. 또한, 과자집을 얹은 특별 케이크는 경매를 하기도 했다. 조은이 씨 같이 작업실 겸 판매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과자전’은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어 오히려 손해라고 한다. 그럼에도 참여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손님들의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고, 참가하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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