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레먼, <퓨리>의 푸른 나무

2014.11.13

상품 설명
모든 나무의 클라이맥스가 꽃이 만개하는 순간은 아닐 것이다. 아직 연한 가지에 물이 오르고 첫 번째 잎사귀가 돋아나는 순간이 오히려 풋풋해서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면, 로건 레먼은 그런 부류에 가깝다. 아주 오랫동안 소년이었던 배우. 섹시하거나 달콤한 왕자님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늘이 드리운 반항아로 변해가는 것도 아닌 그는 말하자면 ‘좋은 아들’로서의 이상형이다. 광기에 사로잡힌 아빠의 곁에서 오히려 침착하게 아빠를 도우려 하는 <넘버 23>의 어린 아들은 무뚝뚝하지만 끝까지 아버지의 곁을 지키는 <3:10 투 유마>의 사춘기 아들이었다가, 누구 하나 철들지 않은 가족들 틈에서 속앓이를 하는 <마이 원 앤 온리>의 조숙한 아들로 성장했다. <스턱 인 러브>에서도 로건 레먼은 아픈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는 다정한 아들이었으며, <퍼시잭슨> 시리즈는 사실상 ‘신의 모습을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어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포세이돈의 아들’에 관한 모험담이다.

그러나 아들의 여린 잎사귀는 정직한 색으로 빛난다. 유난히 파랗게 투명한 눈동자 덕분인지 로건 레먼이 연기하는 아들들은 대부분 아버지를 부정하지 않되, 그의 부정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관찰자로 기능한다. <3:10 투 유마>에서 그는 아버지는 물론, 상징으로서의 아버지인 악당 벤 웨이드의 진심마저 꿰뚫는 아들이었고, <노아>의 함은 가족들 중 가장 객관적으로 노아를 바라보는 인물이었다. 오직 아이들의 이야기였던 <월플라워>에서조차 로건 레먼은 타인의 아픔을 비춰내는 거울처럼 사람들의 진실을 목격한다. 약하고 어린 소년을 거듭하면서도 로건 레먼의 연기가 꾸준히 성숙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들들이 실은 이야기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짙은 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퓨리>에서 로건 레먼은 전투 경험이 없는 신참으로 등장해 ‘워대디’로 불리는 브래드 피트와 함께 전장으로 뛰어든다. 결국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굳센 탱크 한 대가 아니라 전쟁을 지켜보는 젊은 눈동자는 아닐까. 그리고 서둘러 꽃을 피울 필요 없이 한동안 소년은 푸른 잎으로 무성해도 괜찮지 않을까.

성분 표시
홀덴 콜필드 40%
<마이 원 앤 온리>에서 로건 레먼이 연기한 조지는 엄마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어른들의 위선에 지친 이 소년이 매일 읽는 책은 다름 아닌 <호밀밭의 파수꾼>이었으며, 영화는 때때로 소설의 주인공인 홀덴 콜필드의 시니컬함을 조지에게 슬쩍 투영시키려 한다. 실제로도 <호밀밭의 파수꾼>과 <파리대왕>을 반복해 읽을 정도로 좋아한다고 밝힌 로건 레먼은 지적인 이미지 덕분인지 영화 속에서도 문학을 좋아하는 인물을 종종 맡고 있다. <스턱 인 러브>에서는 만화책까지 섭렵하는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이었으며, <월플라워>에서도 우울한 작가지망생으로 출연한 바 있다.

정변 40%
겨우 두 살 반의 나이에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가족들에게 장래희망을 밝혔던 로건 레먼은 매니저를 자처한 어머니의 지지와 타고난 귀여운 외모 덕분에 일찌감치 어린이 광고 모델로 일을 시작했다. 아역 시절 내내 귀여웠던 그는 ‘마의 16세’로 일컬어지는 2차 성징을 거치면서는 늠름함마저 갖춰 십 대 중반에 촬영한 <게이머>에서는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외모를 선보일 정도였다. 오디션도 없이 캐스팅될 정도로 제작진의 총애를 받은 <삼총사 3D>의 붙임머리가 그의 외모 역사상 유일한 ‘흑역사’로 거론될 정도니, 참 꾸준하고 한결같이 잘생긴 얼굴이다. 당황하면 입술을 혀로 핥는 버릇까지도 여전하다.

외면 연기 20%
<삼총사 3D>에서는 대역을 최소화하라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검술을 연습해야 했던 로건 레먼은, 반인반수가 무시로 등장하는 판타지 <퍼시잭슨>에서도 불편한 청바지 차림으로 뛰고 구르는 연기를 자주 선보였다. 심지어 <퓨리> 촬영을 앞두고는 아예 부트캠프 체험에 돌입해야 했는데, 기초 훈련은 물론 전우애를 느낄 정도로 고된 트레이닝을 경험한 그가 가장 부러워한 체력왕은 <퍼시픽>, <워킹데드>에 출연해 생사를 건 액션에 익숙했던 존 번탈이라고.


취급 주의
수줍다고 놀리지 말아요
<삼총사 3D>의 홍보를 위해 내한했던 로건 레먼은 당시 KBS의 풍운아, 아나운서 전현무를 만나 전설의 ‘샤이보이’ 인터뷰를 탄생시킨 바 있다. 그리고 이 영상은 수많은 소녀팬들의 가벼운 사도히즘적 욕망을 자극하며 아직도 로건 레먼의 중요 영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왕년엔 ‘잔망킹’이었으니까!
젊은 스타 특유의 되바라진 태도가 없어 나이 많은 동료들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로건 레먼도 어린 시절에는 상당한 개구쟁이였다. 아역 동료로 만난 베스트 프렌드와 단편영화를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으며,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민망한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굿바이 초콜릿>의 잔망스러운 댄스가 단순한 연기는 아니었던 셈.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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