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한국 프로야구 감독 지형도

2014.11.05
정규리그 순위 경쟁은 끝난 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한 주 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혼돈의 나날을 보냈다. KIA 타이거즈(이하 KIA)의 선동렬 감독 재신임을 시작으로, 두산 베어스(이하 두산)는 송일수 감독을 경질한 뒤 김태형 배터리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고, 같은 날 SK 와이번스(이하 SK)는 이만수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김용희 육성총괄을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선동렬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김성근 감독이 한화 이글스(이하 한화)에 부임했다. 자리를 지키던 이들이 떠나고 떠났던 이들이 돌아왔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진행된 오고 감을 통해 현재 프로야구 구단과 감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인연으로 얽히게 됐다. <아이즈>는 이처럼 현재 프로야구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지도자 지형 변화와 관계를 정리한 관계도를 준비해보았다. 태풍의 핵인 김성근 감독을 중심으로 총 10개 구단 감독의 관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근의 팀들: LG, 두산, SK, 삼성
1988년 두산의 전신인 OB 베어스 감독으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성근 감독은 이번에 부임한 한화에 이르기까지 총 7개 팀에서 1군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이 중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태평양 돌핀스와 쌍방울 레이더스를 제외하더라도 다음 시즌부터 경쟁해야 할 팀 중 무려 4개 팀이 그의 지휘 아래 있었던 셈이다. 김성근과 함께 왕조를 누렸던 SK나 마지막 한국시리즈의 기억을 함께한 LG 트윈스(이하 LG) 등, 김성근 감독의 지도 아래 영광을 누렸던 이들 팀의 현재 지도자들은 암묵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김성근의 아이들: 김경문, 조범현, 김기태, 양상문, 류중일
현역 최고령 감독인 만큼, 김성근 감독의 제자들 중 상당수는 현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KT wiz의 조범현 감독과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은 OB 베어스 시절 지도했던 포수 출신 지도자다. LG의 양상문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에서, KIA의 김기태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감독과 선수의 인연을 맺었다. 특히 이 중 양상문 감독은 고교 대표팀에서부터 코치와 선수로 만난 사이로, 김성근 감독이 LG 감독을 맡은 2002년에는 투수 코치로 함께하며 LG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바 있다. 깐깐한 김성근감독 조차 만약 LG 감독을 몇 년 더 했으면 양상문에게 감독을 물려줬을 것이라 말할 정도로 신뢰가 깊고, 양상문 역시 존경하는 지도자로 김성근 감독을 꼽는다. 김경문과 조범현은 제자들이 스승의 라이벌이 된 흥미로운 경우. 김경문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 김성근 감독의 SK와 2007, 2008 시즌 한국시리즈에 연속으로 맞붙어 두 번 모두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고, 조범현 감독은 2009년 KIA 감독으로서 역시 김성근 감독의 SK를 4승 3패로 가까스로 누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어쩌면 현재 '야신' 김성근의 위치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라 할 수 있는 '야통' 류중일 감독 역시 김성근 감독의 삼성 재직 시절 현역으로 뛴 바 있다. 프로 시절의 사제관계가 아니라 관계도에선 빠졌지만 두산의 김태형 감독 역시 중학교 시절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바 있다고 하니 '야신'의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베어스 라인: 조범현-김경문-김태형
OB의 창단 멤버인 조범현, 김경문 감독과 새로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 모두 OB에서 야구를 시작한 베어스 라인이다. 또한 포수 명가답게, 세 명 모두 포수 출신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특히 김경문 감독이 두산 감독이던 시절 배터리 코치를 맡아 ‘허슬두’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은 감독 부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롤모델로 김인식 전 OB 감독과 김경문 감독을 꼽을 정도다.

SUN의 후임: 김기태-류중일
2011 시즌,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에 4연패를 하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무르며 당시 삼성 라이온즈(이하 삼성) 감독이었던 선동열은 결국 경질되고 말았다. 이후 지휘봉을 물려받은 류중일 감독은 부임 첫해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에 올려놓으며 순식간에 ‘야통(야구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었다. 당시 혹자는 이미 선동열이 꾸려놓은 불펜 시스템에 묻어가는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폄하했지만. 2012~2014년 동안 KIA에 부임한 선동열이 팀 리빌딩도, 체계적인 불펜 야구도, 그나마 KIA가 잘하던 선발 야구도 구현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자연스레 류중일 감독에 대한 평가도 올라갔다. KIA에서 선동열의 후임으로 들어온 김기태감독은 반대로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인 팀 상황 때문에 오히려 팬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는 상황이다. LG에서 ‘형님 리더십’으로 십여 년 만의 가을 야구를 이끌었던 그가 KIA에서도 비슷한 기적을 이뤄낸다면, ‘선동열 후임 명장론’도 생길 만하지 않을까.

LG를 구원하다: 김기태-양상문
지난해 LG의 가을 야구를 이끌며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김기태 감독은, 하지만 올해 리그 초반 9위까지 떨어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임기 중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팬들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프런트를 욕하고, 다시 한 번 익숙한 절망을 받아들이려 했다. MBC SPORTS PLUS 채널에서 해설가로 활동하던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이 부임했지만, 딱히 큰 기대를 하는 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했던 4위 경쟁에서 가까스로 SK를 따돌리며 LG의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실현시켰다. 또한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 팀인 NC를 꺾으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으니 이쯤 되면 최고의 구원투수라 할 수 있겠다.

구도 부산의 추억: 김용희-양상문
김용희 감독과 양상문 감독 모두 각각 1982년, 198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김용희는 1994~1998년, 양상문은 2004~2005년 롯데 1군 감독을 맡았다. 즉 두 사람 모두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이었다. 김용희 감독은 부임 이듬해에 롯데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촉망받는 지도자로서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프런트의 지원 부족으로 1997년 최하위를 기록했고, 1998년에는 임기 중 해임을 당하기까지 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부임 첫해 최하위를 기록하고 이듬해 팀을 5위까지 끌어올리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현재 롯데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를 넘어 아무도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운 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신임 이종운 감독이 왔다. 

삼성 왕조에 이르기까지: 김용희-류중일
모든 구단은 우승을 원한다. 하지만 삼성만큼 우승, 그것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원한 구단도 없을 것이다. 2000 시즌 삼성을 지휘한 김용희 감독이 플레이오프까지 팀을 올려놓고도 우승에 실패, 지휘봉을 내려놓은 건 그 때문이다. 이후로도 수많은 FA를 거액으로 쓸어 모으며 우승을 향한 열망을 보였고 그중 몇 번은 성공했지만, 진정 강팀으로 거듭난 건 유망주를 잘 성장시키고 선수들의 재활을 완벽히 도우며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합리적 시스템을 통해서다. 그리고 지금 이 왕조를 이끄는 건 류중일 감독이다.

SK 왕조의 기억: 조범현-김성근-김용희
SK 역대 최고의 감독을 꼽으라면 열이면 열 김성근 감독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신생팀이던 SK를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데려간 건 2003년 조범현 감독이다. 비록 2006년 정규 시즌 6위를 기록하며 물러나고 이후 김성근의 SK 왕조가 이어졌지만, 그 SK의 3년 연속 우승을 막은 것은 조범현의 KIA였다. 요컨대 두 사람은 SK의 역사에서 로얄패밀리로 분류될 만하다. 다음 시즌 SK를 지휘할 김용희 감독은 과연 이 라인에 낄 수 있을까. 다행히 당장의 비교 대상은 전임 감독이겠지만.

최고의 더비 엘넥라시코: 염경엽-양상문
언젠가부터 서울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는 잠실 라이벌전이 아닌 LG 대 넥센의 ‘엘넥라시코’가 되었다. 심지어 이번 시즌에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플레이오프 경기를 선보이며 말 그대로 클래식의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 언젠가 염경엽, 양상문 두 감독이 떠나더라도 ‘엘넥라시코’는 계속될 것이다. 쭈욱.

SUN의 전과 후: 조범현-김기태
KIA 팬들에게 조범현 감독은 아픈 손가락이다. 2009년 팀에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줬지만, 덕분에 기대치만 높아진 팬들의 욕심을 채워주지 못해 임기 중 경질되고야 말았다. 후임으로는 민심을 달래줄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선동열 감독이 등장했고, 프런트의 예상대로 팬들은 환호했다. 물론 KIA 팬들은 그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반갑거나 아니거나: 김성근-정근우
크… 크크… 크크크크

교정. 김영진




목록

SPECIAL

image 장성규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