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인터넷부터 무상 교육까지, 이민하고 싶은 나라 7

2014.10.15
단통법으로 휴대폰 가격은 비싸졌고, 카카오톡은 검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기는 너무나 어렵고, 취업한다 해도 몇 년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어디서나 갑갑한 세상. 요즘 인터넷에서 ‘내게 어울리는 나라’ 같은 테스트가 다시 유행처럼 퍼져 나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살기 갑갑하니 좀 훌훌 떠나보자는 마음. 그래서 <아이즈>에서 각자의 상황에 어울릴 법한 나라들을 추천한다. 물론 실제로 이민을 떠나거나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세상에는 우리 외에도 다양한 삶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1. 에스토니아 - 안전한 IT 강국에서 살고 싶다면

명의 편리함을 안전하게 즐기고 싶다면 발트 3국 중 한 곳인 에스토니아로 가자. 무선 인터넷이 국민의 기본 권리인 이곳은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불린다. 어디에서나 빠른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공인인증서의 기반이 되는 기술표준을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에스토니아의 정부는 인터넷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국민의 99%가 은행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업무를 보지만 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가 없으며, 인터넷 뱅킹도 은행에서 준 고유 넘버와 패스워드, 은행의 고유 넘버만 있다면 편하게 할 수 있다. 2007년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해킹 공격을 받은 이후 확실한 대책을 세운 정부, “인터넷 자유가 보장돼야 경제적 성공이 따라온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외교부 장관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나라라면, 국가가 함부로 국민의 디지털 정보를 수집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유의할 점: 아직 러시아와의 외교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본의 아니게 러시아 전투기 및 핵폭격기를 자주 볼 수 있다.



2. 부탄 - 진정한 지도자를 원한다면

아직도 부탄을 영화 <방가? 방가!>에서처럼 일자리가 없어 국민들을 한국으로 오게 하는 나라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부탄의 왕은 “국민들에게 권력을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했다. 1972년 당시 17세의 나이로 왕이 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는 여전히 지도자로 대우받고 있지만 숲 속에 있는 나무 집에서 살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국민들의 소리를 듣는다. 국민들이 빈부 격차로 고통스러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있으며 GDP가 아닌 국민총행복론 즉, GDH를 나라 발전의 공식 지표로 삼겠다고도 선언했다. 이렇듯 국민의 행복을 위해 뛰는 지도자에 의해 부탄은 첫눈이 내리면 관공서가 쉬고, 국토의 총면적 중 60%는 산림으로 유지되는 등 인간 본연의 행복에 충실한 나라가 됐다. 물질적 풍요보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를 원한다면 부탄이 최고의 나라가 될 이유다.

의할 점: 세계 유일의 금연 국가이면서 히말라야의 해발 2,000m 내외 고지대에 위치한 나라이기에 흡연자와 고산증이 심한 이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다.



3. 브루나이 - 시력이 나쁘지만 책을 좋아하는 대학생이라면

시력이 좋지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탓에 시력이 계속 나빠지는 대학생이라면 동남아시아의 술탄국, 브루나이로 가자. ‘평화가 깃든 나라’라는 나라 이름의 뜻을 실감할 것이다.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IMF 선정)가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브루나이는 산유국으로서 벌어들인 돈을 학생들을 위해 쓸 줄 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무상 교육 혜택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며 대학생에게는 매월 용돈 30만 원, 책값 20만 원, 주유비 5만 원을 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안경비 13만 원까지 지원한다. 더구나 유학을 가고 싶다면 어떤 나라로, 얼마나 오래 가든 국가에서 무상으로 보내준다. 혹시 돈이 더 필요해진다면, 매년 국왕에게 새해 인사를 가면 된다. 예를 중요시하는 브루나이의 국왕이 직접 100만 원 정도의 세뱃돈을 줄 테니 말이다. 싱가포르식 교육 제도를 들여오고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브루나이지만, 학생 복지 스케일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인 듯하다.

유의할 점: 왕실의 권위가 절대적이라 왕실에 대한 비판은 금지돼 있으며 언론 또한 사설이나 논평을 실을 자유가 없다.



4. 산마리노 공화국 - 일 년 내내 면세 혜택을 받고 싶다면

이탈리아 중부 아드리아 해안에 위치해 있다. 2~3시간만 이동하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물론 동유럽도 갈 수 있는 나라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살면서 드는 돈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속에 있는 산마리노 공화국은 관세권이 없어 나라 전체가 면세 지역이다. 주류부터 향수, 시계, 선글라스 등 일반 상품에 세금이 붙지 않아 상품 가격이 보통보다 20~30% 저렴하며 면세 한도도 없다. 일상생활에 들어가는 돈이 별로 없을 뿐 아니라 13세까지 무상 의무교육, 모든 주민에게 주어지는 무상 의료 서비스도 보장된다. 나라의 주 수입원은 관광업이지만 이탈리아에서 일을 하는 데 있어 아무런 제약이 없으며, 고급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는 국가가 보조금을 지원하기까지 한다. 독일과 스위스 등 다른 유럽 국가의 국민들이 이민을 오고 싶어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의할 점: 나라는 작지만 모든 곳이 높은 산 중턱에 있으니, 매일 강제 등산을 해야 할 수도 있다.



5. 스웨덴 - 미남을 자주, 많이, 흔하게 보고 싶다면

일본의 한 방송은 ‘세계에서 미남이 가장 많은 나라’로 스웨덴을 선정하며 미남으로 가득 찬 스웨덴의 거리를 보여줬다. 그 속의 스웨덴 미남들은 훌륭한 패션 센스를 뽐내는 것은 물론, 심지어 주변에 잘생긴 남자가 너무 많아 스스로를 미남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순수함도 갖고 있었다. 사실, 스웨덴 미남의 역사는 깊고도 찬란하다. 얼굴의 좌우대칭이 완벽해 세계 3대 미남으로 불리는 영화 <베니스의 죽음>의 비요른 안데르센과 HBO <트루블러드>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스웨덴 출신이다. 특히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193cm가 넘는 키에 여자 손바닥으로도 가려지는 작은 얼굴로, 세계에서 생존하는 섹시한 남자 10위 안에 든다. 현재 스웨덴의 왕자 칼 필립 또한 수염 속에 숨겨진 완벽한 이목구비로 유명할 정도. 미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자 그대로 천국같은 곳일 수 있겠다. 

유의할 점: 스웨덴은 모델 프리다 구스타프슨과 같은 미녀도 많기로 유명하다. 미남들을 그냥 보기만 해야 할 수도. 



6. 노르웨이 - 노후가 걱정된다면

한국에서 힘없고, 돈 없고, 젊음도 없는 시절을 보내기 두렵다면 노르웨이로 가야 한다. 물론 노르웨이 이민의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이민자들이 눈총을 맞고 있다고는 하나, 노인 복지에 대한 기본이 가장 잘 서 있는 나라 또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 노인들은 연평균 약 8,400만 원에 가까운 소득을 올린다. 다른 돈이 아닌, 자신이 젊은 시절에 낸 세금으로 연금을 받는 것이다. 안정적인 연금 수익이 보장돼 있기에 세금을 내는 젊은이들도 연금 정책에 신뢰를 보내고 높은 세금에 불만이 덜하다. 오랫동안 일을 하고 세금을 냈던 사람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없는’ 나이가 되었을 때 사회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 나중을 위해 보험을 든 만큼 돌려받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하지만 한국에서 보기 드문 상식적인 원칙이기에 노르웨이의 노인 복지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유의할 점: 고학력자와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민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만큼 이민 자체가 쉽지 않다. 



7. 카타르 -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다면

얼마 전 한국은 전국 교육청이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는 소식으로 들썩였다. 하지만 저 멀리 아라비아 반도의 카타르에서 이런 풍경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소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국민들은 아이를 낳으면 바로 국가로부터 1억 원 이상을 받는다. 아이가 20살 성인이 될 때까지 이 조건은 유지되며, 여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즉시 매년 약 2,200만 원을 제공받고 남자들의 연봉은 결혼과 동시에 약 1억 원으로 올라간다. 물론 카타르 부모들이 무조건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 등 나라에서 제공해주는 직장에서 일을 하며 안정적으로 미래를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마련돼 있다.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주입식 캠페인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자녀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라 하겠다.

유의할 점: 카타르 국민과 결혼해 시민권을 취득하려 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하는 즉시 카타르 국적이 박탈되는 탓에 국제결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참고 자료
SBS <최후의 권력>
<부탄과 결혼하다> 린다 리밍 (미다스북스)
< Lonely Planet >

교정.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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