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 과자│③ 과자에 질소 대신 헬륨을 넣어보자

2014.10.07

질소가 대기의 78%를 구성하고 있으며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배신감이 들었다. 돈을 내고 구입하면 약간의 과자를 덤으로 얹어주던 질소가 심지어 구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니. 그동안 지출했던 간식비는 모두 어디로 흘러들어 간 것일까. 질소 과자 논란에 대해 제과 업체 측은 “질소는 안정적이고 반응성이 매우 낮은 물질로, 완충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굳이 질소여야 했을까.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질소처럼 무해하면서도 더 비싸고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체를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최소한 소비자도 덜 억울하지 않겠나. 그래서 <아이즈>는 과자 봉지에 넣을 경우 소비자들을 더 기쁘게 할 수 있는 기체들을 골라보았다. 과자를 안 넣어줄 거면 이런 거라도 해줘야 하지 않는가.

나는 양파 - 헬륨 (He)
얼마 전 어느 대학생들이 질소 과자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넜다. 만약 헬륨 가스를 넣은 과자가 존재했다면 이들은 하늘을 날았을지도 모른다. 헬륨은 공기보다 밀도(질량÷부피)가 작기 때문이다. 과자 포장을 헬륨으로 한다면 놀이 공원에서 굳이 풍선을 사지 않아도 된다. 봉지를 뜯어 과자를 먹는 순간 헬륨 가스를 흡입해 재밌는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얼마 안 되는 과자로는 입가심을 하도록 하자. 또한 산소는 기름과 반응해 우리 몸에 해로운 과산화지질을 만들기에 과자와 함께 봉지에 넣을 수 없지만, 단원자 분자 기체인 헬륨은 화학 반응성이 아주 낮아 질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에코칩 - 이산화탄소 (CO₂)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중 하나로, 적외선을 흡수 혹은 재방출해 기온을 높인다. 이산화탄소는 곧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니 공기 중에 떠다니도록 두지 말고 과자 봉지에 넣으면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이산화탄소는 질소처럼 포장 용도로 쓰이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의 이름에는 보통 ‘에코-’가 접두어로 붙으니, 이 과자의 이름도 ‘에코칩’으로 지어 환경 보호를 마케팅의 포인트로 삼자. 또한 봉지를 뜯자마자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탄산수로도 만들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맥주나 탄산음료를 구성하는 요소인데,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면 김이 빠지기 때문에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산화탄소 과자다. 

엔이오 - 아산화질소 (N₂O)
‘웃음가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아산화질소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곳은 치과다. 마취제의 일종인 아산화질소는 반응성과 독성 모두 약하기 때문에 과다 흡입하지 않는 이상 인체에 안전해 치과에 겁을 먹은 아이들을 위한 ‘웃음치료’에 주로 쓰인다. 영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시판되는 기체이기도 하다. 그러니 아산화질소만을 함유한 과자는 치료 전 아이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봉지를 뜯어 아산화질소를 흡입하게 만들고, 치료가 끝나면 과자를 주도록 하자. 물론 과자 양이 적어서 아이들이 또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노래방 Creep톤 - 크립톤 (Kr)
크립톤은 공기보다 밀도가 크기 때문에 소리 파동은 크립톤 내에서 더 느리게 이동한다. 소리의 높낮이는 파동의 진동수와 관련이 있고, 진동수는 파동의 속력과 비례한다. 때문에 크립톤이 인체에 들어오는 순간 낮은 진동수의 소리, 즉 낮은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니 라디오헤드의 ‘Creep’이나 김동률의 노래처럼 저음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를 때 크립톤이 들어 있는 과자 봉지를 뜯고 흡입하면 된다. 더 이상 저음을 내기 위해 인상을 찌푸릴 필요가 없다. 고음을 부를 때쯤이면 이미 크립톤으로 인해 변한 목소리가 제자리로 돌아오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 고음을 올리고 싶다면 앞서 언급한 ‘나는 양파’를 뜯고 헬륨을 흡입하자.

힘 푸로스트 – 제논 (Xe)
제논 가스는 지구력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한때 러시아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이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해 흡입하기도 했다. 과자를 제논 가스로 포장하면, 피로와 긴장감을 해소하고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의 수치를 높여 호랑이 힘이 솟아나게 할 수 있다. 제논은 스포츠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이 기체를 흡입하면 도핑 테스트에 걸리게 되지만, 이는 공정한 스포츠 경기를 위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내린 판단일 뿐 제논 가스 자체가 불법 물질인 것은 아니다. 다만 제논은 대기 중에 약 0.0000086%만 존재하는 희귀 가스다. 만약 과자 업체들이 제논 가스를 과자에 넣으면 과자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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