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사랑이야>, 상담치료는 마법이 아니다

2014.08.14

“수십 년간 어두웠던 얼굴이 ​한순간 환한 빛처럼 빛나는” 그 순간. 환자들이 미워하던 엄마를 사랑하고, 죽이고 싶은 남편을 이해하고, 그렇게 자신들의 병을, 상처를 뛰어넘는 그 순간을 SBS <괜찮아 사랑이야>의 해수(공효진)는 이렇게 표현한다. 대학병원 정신과 펠로우 1년 차인 해수는 가족들에게 다리가 부러질 만큼 맞았던 트랜스젠더 환자에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해받기 위해” 맞지만 말고 “도망가라”고 말하고, 결벽증 환자에게 더러운 걸 만지도록 한다. 트랜스젠더 환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울게 만들 만큼 명쾌한 상담. 길지 않은 시간 사이에 사람에게 빛을 찾아주는 해수의 말은 마법처럼 느껴질 만큼 매력적이고, 이것은 지금 매스미디어가 상담치료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BS <달라졌어요>,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처럼 상담을 통해 부부나 아이의 행동을 즉각적으로 바꾸는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정신과 의사가 출연해 출연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담치료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처럼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는 데에는 몇 주간의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반면 대부분의 성인은 상담치료가 그리 명쾌하게 끝나지 않는다. 질병에 따라 만성적 질환부터 단기간에 치료되는 질환까지 다양하고, 치료에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치료 방법도 환자에 따라 다르다. 결벽증 환자의 경우 해수처럼 탈감작(공포를 느끼는 상황을 만들어 공포를 조절하는 방법) 행위를 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송형석 마음과 마음 정신과 원장은 “탈감작 치료를 하는 게 현실에서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행동치료만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고, 김상욱 샘 신경정신과 원장은 “강박증의 대부분은 동반되는 많은 문제를 갖고 있고,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억지로 만지게 하면 환자가 공감받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에 치료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실에서 상담치료를 받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해수는 대학병원 정신과 펠로우 1년 차다. 송형석 원장에 따르면 “아마 논문 쓰기 바쁠” 때다. 대학병원에서는 하루에 100명이 넘는 환자를 혼자 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한 명의 환자에게 공을 들일 시간도 부족하고, 상담치료의 비용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치료를 받는다고 문제가 그냥 해결되지 않는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관련 취재나 설정이 틀려서는 아니다. 김상욱 원장은 <괜찮아 사랑이야> 속 상담치료에 대해 “특별히 문제 될 부분은 없다. 그리고 과거에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부분을 과감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에 등장한,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성기를 그리는 환자는 심리치료 관련 책에 실릴 만큼 유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구체적인 사례들은 이 분야가 생소한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해수처럼 환자에게 빛을 안겨주는 이를 마치 뛰어난 멘토나 마법사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이것은 상담치료가 대중적인 관심을 모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심리치료는 많은 경우 상담뿐만 아니라 인지 혹은 정서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혼합해 사용한다. 광운대학교 산업심리학과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심희준 씨는 “치료의 목적이라면 구분 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는 학파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필요하면 신화, 과학, 철학, 종교 등 모든 것을 들일 만큼 아직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반면 환자들의 사례 자체가 개인의 사생활과 얽혀 있기에 쉽게 공개할 수 없어 같은 의사끼리도 서로 어떤 치료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치료 방법도 어떤 병원에서는 약물 위주의 처방에, 다른 병원에서는 심리치료에 중점을 두는 등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지금 심리치료, 그중 상담치료가 치료를 받는 대상에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명확한 문제의 해결이 아니다. 다만 상담을 통해 내가 발견하지 못한 생각의 오류를 찾거나 아픔의 원인을 밝혀낼 수는 있을 것이다. 재열(조인성)이 사랑은 “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슬픔과 절망과 불행도” 주지만 “그것들을 이겨낼 힘도 더불어” 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상담치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 지점에서 <괜찮아 사랑이야>는 사랑을 상담과, 상담을 사랑과 맞닿게 한다. 그리고, 사랑과 상담의 결론은 결국 하나다. 사랑을 하고,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의 문제를 확인할 것. 그다음에는 힘을 내서 몸을 움직여 문제를 개선할 것. 상담의 효과란 그런 것 아닐까.

교정. 김영진




목록

SPECIAL

image 장성규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