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디저트부터 최저 가격까지,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고 싶다면

2014.08.01
애프터눈 티세트는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됐다. 오후에 차와 다과를 즐기면 허기를 채우고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착안해 베드포드 공작부인이 친구들을 초대해 여유로운 오후를 즐긴 것이 유래다.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는 데 굳이 이 사실을 알 필요는 없다. 다만 21세기에도 애프터눈 티세트가 곧 오후의 여유로움을 뜻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굳이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차와 함께 디저트나 가벼운 식사거리를 즐기는 것은 배가 고프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충분한 시간은 물론 차와 디저트의 맛, 공간의 분위기와 티세트의 디자인까지 모든 면에서 정서적인 만족감을 채워줘야 한다. 그만큼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그 정도의 애프터눈 티세트를 제공하는 곳도 한정적이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적잖은 카페에서 각자의 강점이 뚜렷한 애프터눈 티세트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즈>가 서울을 기준으로 애프터눈 티세트를 파는 카페 중 디저트, 차의 맛, 가격 등을 기준으로 부문별로 마음에 들 만한 곳들을 골라보았다. 모든 점에서 만족스러울 수는 없겠지만, 차를 즐기는 여유를 갖는 데는 충분할 것이다. 당연히 모두 가격을 지불하고 손님으로서 경험해보았다. (가격은 2인 기준)


디저트: 살롱 드 몽슈슈 (가로수길점)
몽슈슈는 담백하고 보드라운 ‘몽슈슈 샹티’ 생크림이 가득 채워진 도지마롤로 잘 알려져 있다. 당연히 애프터눈 티세트도 디저트가 강조된다. 애프터눈 티세트는 트레이 1층에 샌드위치, 2층에 스콘과 빵 종류, 3층에는 디저트를 배치해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먹게 돼 있는데, 몽슈슈의 경우 트레이 1층에는 샌드위치와 연어 까나페, 스콘, 도지마롤이 있다. 2층과 3층은 무스케익, 백조 모양의 브리오슈, 생크림이 꽉 채워진 해피 파우치, 미니 타르트, 마카롱, 쿠키, 미니푸딩 등 단 디저트류가 가득 담긴다. 특히 브리오슈, 도지마롤, 해피 파우치, 미니케익은 생크림을 진하게 느낄 수 있고, 연어 까나페와 푸딩에서는 상큼함이 느껴진다. 일본에서 들여온 티세트나 따로 나오는 슈가스틱 등 디저트 이외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나 옆 테이블과의 거리가 반 보 정도고, 테이블도 작아 테이블 한가운데 놓인 높은 트레이가 동행의 얼굴을 가린다. 또한 예약을 받지 않아 20~30분 동안 줄을 서야 먹게 되는 경우가 많고, 준비된 양만큼 팔기 때문에 늦게 가면 먹지 못할 수도 있다. 맛은 있지만, 여유로운 대화를 나누기는 어렵다. 가격은 4만 원.


런치: 트리아농
청담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트리아농은 브런치 대용으로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길 수 있다. 3만 8천 원의 가격으로 2단 트레이에 샌드위치가 푸짐하게 담긴다. 샌드위치는 크로아상에 토마토, 양상추, 햄, 치즈, 올리브 등이 들어가 꽤 두툼하고, 스콘 등 빵 종류가 크고 다양하게 나온다. 여기에 2층에는 요거트와 티라미수, 계절 과일까지 구성이 다양하다. 차는 기본 7천 원 내에서 선택할 수 있고, 그 이상의 가격은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취소 시 50%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지만 예약도 가능하고,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애프터눈 티세트를 더욱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역시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다. 차 맛은 평이한 편이고, 주택가에 위치한 탓에 찾아가기가 다소 어렵다. 


티세트: 르쁘띠베르
신사동의 르쁘띠베르는 2개의 벽에 티세트를 전시할 만큼 다양한 다기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 도자기 브랜드 웨지우드 스타일부터 다양한 종류의 다기를 자기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흰색을 중심으로 밝게 꾸며진 매장의 분위기, 몽슈슈와 비교해 2배 정도 되는 테이블 크기 등은 애프터눈 티세트를 여유롭게 즐기기에 제격이다. 게다가 테이블마다 파티션이 쳐져 있어 옆 테이블과 서로 시선이 마주치는 일도 없다. 또한 준비한 홍차도 다양해 시향 후 선택할 수 있고, 르 코르동 블루 출신 파티시에가 베이킹 클래스와 함께 운영하는 카페이기에 디저트도 좋다. 스콘과 파운드에 세 가지 잼 등 빵 종류와 쿠키가 많은 편. 또한 샐러드도 나와 단 음식이 입이 물릴 때마다 곁들어 먹기 좋다. 애프터눈 티세트에 걸맞은 정서적 여유와 맛까지 모두 만족시켜준다. 르쁘띠베르의 애프터눈 티세트 이름이 ‘여왕의 티타임’인데, 이에 걸맞게 레이스 목장갑까지 제공할 만큼 애프터눈 티세트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다만 하루 전 예약이 필요하고, 가격이 5만 6천 원이다. 다른 것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대신 가격은 좀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티: TWG Tea 살롱&부티크
청담동에 있는 TWG Tea 살롱&부티크는 영국의 차 회사 TWG가 만든 만큼 800가지가 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별도의 교육을 거친 ‘티 마스터’들이 직접 차를 우려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찻잎은 미리 거둬들이고, 티포트는 보온이 될 수 있게 했다. 하얀 셔츠를 입고 손님을 응대하는 직원들 역시 어떤 차를 고를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친절한 설명과 추천을 덧붙인다. 여기에 19세기 영국을 콘셉트로 삼은 인테리어에 금색 티포트, 백색 다구와 하얀 면 테이블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애프터눈 티세트가 어떤 것이었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예약은 불가능하고, 붐비는 시간대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릴 수도 있다. 또한 2인 티타임 메뉴는 6만 9천 원으로 비싼 편이고, 세트 메뉴에서 1만 2천 원 이상의 차는 별도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세미로 즐길 수 있는 3만 2천 원의 치크세트를 추천한다. 음식의 맛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처음 갔다면 티트보다는 티와 함께 디저트 메뉴를 먼저 먹어보고 그다음에 티세트를 먹어보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이곳의 800가지가 넘는 차 중에는 16만 9천 원짜리도 있다.


가격: 쉐라튼 호텔 델리 (신도림점, 지하 1층)
애프터눈 티세트가 7천 원이다. 동행이 있다면 5천 원만 추가하면 된다. 카드사에 따라 할인도 가능하다. 미니 티세트인 만큼 양은 그다지 많지 않아 양이 적다면 1인당 1개씩 주문하는 편이 좋고, 메뉴에는 없으니 주문을 할 때 “미니 티세트 주세요”라고 바로 말하자. 또한 별도의 언질이 없으면 모두 테이크아웃 잔에 차를 주니 머그잔에 먹고 싶다면 역시 미리 말하자. 디저트는 파나코타, 블루베리 스콘, 미니 타르트, 유자 마카롱, 화이트 초콜릿, 과자로 총 5개고, 1달 반에서 2달 사이로 메뉴가 바뀐다. 디저트들이 모두 단 편이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훌륭하다. 다만 호텔 델리라고 하지만 지하철역과 바로 붙어 있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텔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약국과 바로 붙어 있고 벽이 없는 델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 도서: <홍차 강의> 이진수 (이른아침, 2013)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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