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③ 샘 오취리부터 에네스 카야까지, 비정상 11인 캐릭터 분석

2014.07.22

JTBC <비정상회담>의 주인공은 11인의 각국 비정상들이다. 국적도, 성향도, 입장도 전부 다른 이들은 각자의 주관을 가감 없이 밝히며, 덕분에 젊은 세대가 공유하는 고민들을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열한 명이라는 숫자만큼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청년들의 매력은 그 자체로 프로그램의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즈>는 지금까지 방송된 내용과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이들의 캐릭터를 분석했다. 이 중에 내 취향이 단 한 명만 있어도 당분간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게 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자고로 취향엔 국경도 없는 법이다.
 
 

쾌남 예능 블루칩, 샘 오취리

국적
: 가나
하는 일: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재학 중

샘 해밍턴의 수제자로, 아직은 약간 어설프긴 하지만 훌륭한 예능인의 자질이 엿보인다. 게스트로 출연했던 장동민에게 “처음 본다”고 거짓말하거나, 가나에서는 동갑끼리만 술을 마실 수 있다는 등 진위여부 확인이 어려운 이야기로 종종 웃음을 준다. 모텔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에피소드를 재연하며 주말 할증까지 언급하는 섬세한 센스 역시 타고난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빛나는 예능 감각 뒤에 출중한 외모가 가려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길고 진한 속눈썹이 인상적이며, 전체적으로는 윌 스미스를 닮았다. 더욱이 tvN <섬마을 쌤>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탄탄한 몸매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자들이 저보고 초콜릿이라고 불러요”라던 말만큼은 거짓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건강미가 넘치는 데다 웃기기까지 한 남자라니, 싫어할 이유가 없다.

희망사항: 가나초콜릿 CF를 찍는 것


능청스러운 영업왕, 알베르토 몬디

국적
: 이탈리아
하는 일: 자동차 회사 영업차장

부리부리한 눈과 높은 코, 골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얼굴형까지, 알베르토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미남이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때보다 크게 벌리고 웃을 때 그의 매력은 부각된다. 특히 짓궂은 농담을 즐기는 편인데, 베네치아 식당 음식들이 맛없는 이유는 중국 사람들이 장사를 해서 그렇다거나 자신도 장사를 하기 위해서 중국어를 배웠다며 장위안을 슬쩍 약 올리는 식이다. 동시에 밉지 않게 능글능글 웃으며 악의가 아니라 그저 장난일 뿐임을 드러낸다. 편으론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습관을 은연중에 노출하기도 한다. 메이크업을 하는 도중에도 쉬지 않고 전현무에게 자동차 구매를 권하고, <비정상회담> 회식 자리에서 모두의 자리에 수저와 냅킨을 세팅하는 등 영업왕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러모로 만만치 않은 캐릭터다.

추천사항: 안건으로 ‘친구의 보험 영업, 받아들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토론해보자.


부러지는 재간둥이, 줄리안 퀸타르트

국적
: 벨기에
하는 일: 모델, 배우, 음악감독, DJ 등

외모는 소년, 목소리는 로버트 할리, 태도는 야무진 청년의 것이다. 자기주장이 강해서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강행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질문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 가족은 내 결정을 반대할 리가 없다”고 흥분하기도 한다. 열세 살 때 이미 클럽과 술을 경험해봤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환경에서 자란 덕에 보수적인 성향의 에네스와 논쟁을 벌였으며, 그 일을 두고 “싸울 상대가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호전적인 스타일이다. 여기에 더해, 장위안이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 편지를 보며 코끝이 빨개지도록 눈물을 글썽거리는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방송의 흐름을 잡는 것 또한 의외로 줄리안의 역할로, 중간중간 추가 질문을 던지거나 훈훈한 멘트로 격렬한 토론을 정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주의사항: 과거를 묻지 말 것. 단, 통 넓은 청바지를 입고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아따 거시기 뭐여” 등의 랩을 하는 그룹 봉주르 시절의 그와 마주할 자신이 있다면 캐도 좋다.


미남의 품격, 로빈 데이아나
국적
: 프랑스
하는 일: 모델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하는 미남이다. 만약 미팅에 나간다면,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최종선택은 혼자 다 받아 친구들의 시샘을 사게 될 타입이다. 90년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수에 젖은 듯한 깊은 눈망울이 매력적이며, 곱디고운 얼굴과 근육질의 몸을 모두 갖추고 있다. 옷을 대충 걸쳐 입고 EXO의 ‘XOXO’를 흔들흔들 추는데도 이태원 골목을 프랑스로 만들어버리는 마법의 외모인 것이다. 방송에선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한 번씩 입을 열 때마다 명언을 남기는 편이다. 동거의 무익함을 주장하는 출연자들에게 “동거도 망할 수 있는데 결혼도 망할 수 있다”라거나, 부모 자식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들이 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잘생겼을 뿐 아니라 조용한 듯 센 ‘한 방’이 있는 남자.

희망사항: 파리바게뜨 CF를 찍는 것


2% 모자란 아이돌, 테라다 타쿠야

국적
: 일본
하는 일: 아이돌 그룹 ‘크로스진’의 보컬

유일한 아이돌이다. 눈웃음도 귀엽다. 턱 밑에 살짝 찍힌 점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어쩐지 엉뚱한 허당 같은 구석이 있다. 첫 회부터 무반주로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바람에 나머지 출연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실수로 유세윤을 “이기적인 성격”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비정상회담>에서 큰 활약을 하지는 않은 탓에 알려진 사실은 별로 없지만, 개인주의적인 성격이라 유세윤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크로스진 멤버들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배가 고플 땐 본인 음식만 사오는 바람에 다른 멤버들로부터 핀잔을 듣는 편이며, 싫어하는 음식은 순대와 누룽지다. 순대의 맛은 괜찮지만 검은 비주얼과 향에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고, 누룽지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키만 훌쩍 컸지 속은 아직 어린애라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주의사항: 크로스진의 데뷔곡 ‘라디다디’ 무대에서 타쿠야가 어디 있었냐고 물어보지 말 것. 비록 파트는 적지만, 공중돌기로 존재감은 충분히 남겼다.


은근히 뻔뻔한 귀공자, 장위안

국적
: 중국
하는 일: 중국어학원 강사, 라디오 DJ

북경TV 아나운서 출신으로, 유덕화를 닮았다고 평가받는다. 열한 명의 각국 비정상들 중 이국주가 뽑은 이상형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외모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잘생겨서 홍합가게에 바로 취직된 줄 알았다거나, 홍석천의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맡게 된 것이 잘생겼기 때문이라는 발언은 그 증거다. 귀티가 흐르는 외모와는 달리 뭘 하든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 은근한 뻔뻔함은 장위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유덕화의 노래를 부르는 걸로도 모자라 박수까지 유도하고, 회식자리에서의 장기자랑을 재연하는 도중 다른 출연자들이 웃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만 보수적인 성향은 에네스 못지않은데,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건 사람 아니고 동물”이라는 센 발언으로 나머지 출연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추천사항: “웃을 때 귀엽고 밥 먹을 때 웃겨서” 장위안이 좋아한다는 여자 연예인, 이영자를 게스트로 초청한다.


시크한 조상님, 에네스 카야

국적
: 터키
하는 일: FC 서울 통역, 배우 등

만 15세 자식의 독립도 반대, 혼전 동거도 반대,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는 결혼도 반대한다. 조선시대에서 온 조상님 혹은 유생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보수적이며, “인생이 한순간이야”라는 단호한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서 가장 오픈마인드라고 할 수 있는 줄리안, 다니엘과는 줄곧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부 이야기해버리는 스타일이기도 한데, 영화 <초능력자> 출연 당시 인터뷰에서 “나는 냉정하기보다는 직설적이다. 맞으면 맞다, 틀리면 틀리다 그 자리에서 말하는 타입”이라고 설명한 걸 보면 캐릭터라기보다 타고난 성격이다. 때문에 늘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지만, 어차피 다른 사람의 평가나 시선은 에네스에게 별로 중요할 것 같지 않다. 특유의 까칠한 태도 덕분에 까슬까슬한 수염과 콧잔등을 잔뜩 찡그리며 웃는 얼굴이 때론 멋있게 느껴질 정도니 말이다.

주의사항: 무슬림이다. 라마단 기간 중에는 소고기 회식을 자제하도록 하자.


자유분방한 영혼, 다니엘 스눅스

국적
: 호주
하는 일: 타투 아티스트, 모델

청춘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반항기 가득한 주인공 같다. 스물한 살, <비정상회담>의 막내지만 소위 말하는 ‘간지’는 그중 최고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눈썹, 반지르르하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 살짝 올라간 눈꼬리, 야무져 보이는 입매와 더불어 온몸을 휘감고 있는 문신 등은 쉽게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외모에서 풍기는 치기는 다니엘의 정체성이기도 한데, 열다섯 살 때 수학과 프랑스어 등을 공부하는 게 쓸모없다고 생각해서 학교를 나왔다는 고백은 그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나와서 살다 보니 집에 다시 들어가서 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왠지 모성애를 자극하는 어린아이 같은 면도 다분하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키우는 알래스카 말라뮤트를 끔찍이 생각하는 강아지 애호가. 거칠어 보이는 겉모습은 남다른 순수함을 감춰두기 위한 위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추천사: 에네스와 다니엘의 일대일 끝장토론 특집을 마련해볼 것.


해맑은 소고기성애자, 기욤 패트리

국적
: 캐나다
하는 일: 프로게이머

스타크래프트 팬들에게는 전설과도 같은 프로게이머, 하지만 <비정상회담>에서는 소고기를 좋아하는 서른셋의 긍정적인 맏형일 뿐이다. 친구에게 사기당해 1억 원을 날렸다는 사연을 털어놓으면서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며 웃고, 김밥천국에서 회식을 시켜주겠다는 성시경의 장난 앞에서도 오히려 “두 개 시켜도 되냐”고 해맑게 되묻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소고기로, 사기당한 돈을 다 찾게 되면 세 끼 전부 한우 꽃등심이나 안창살을 먹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한창 이름을 날렸던 시절엔 좀 더 날카로운 느낌의 미남이었으나, 현재는 약간 통통해진 얼굴형과 부엉이처럼 땡글땡글한 눈으로 귀여움을 뽐내는 중이다. 이 정도면 10대부터 30대까지 모두 아우르는 스타라 할 수 있으니, 기욤의 바람처럼 삼성이 어서 그를 CF 모델로 섭외하길 바랄 뿐이다.

추천사항: 홍진호를 게스트로 초청해 기욤과 어떤 주제로든 토론을 시켜보자. 누가 더 한국말을 잘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똑쟁이’ 모범생, 타일러 라쉬

국적
: 미국
하는 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대학원 재학 중

똘망똘망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다. 한국인만큼 한국어 발음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유비무환, 일기일회, 근묵자흑 등 모르는 사자성어가 없다. 어떤 주장을 펼치더라도 사자성어나 정확한 수치 등 비유와 논거를 빼먹지 않으며, 무조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보다 반대편의 관점 중 동의하는 지점과 그렇지 않은 지점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또한 <비정상회담> 사전 미팅 당시 <동양철학과 고전의 이해>라는 책을 들고 간 것으로도 모자라, 현재 <맹자>를 읽고 있다는 등 아시아에 대한 공부도 뿌리부터 해나가는 정공법을 구사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착이다. 녹화가 끝난 후 전현무와 작가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트위터에서는 <비정상회담> 홍보까지 도맡아 하는, 학급으로 치자면 반장감인 것이다.

주의사항: 윤종신 아님.


로맨틱한 근성가이, 제임스 후퍼

국적
: 영국
하는 일: 산악인

열아홉의 나이로 에베레스트에 올라 최연소 등정 기록을 세웠다. 2008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뽑은 ‘올해의 탐험가’에 이름을 올렸다.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매일 열두 시간 은행에 전화했던 경험이 있고, 북극에서 남극까지 무동력 탐험을 하기도 했던 근성남이지만 방송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럽기만 하다. 동거를 “똥거”라고 발음하는 바람에 샘으로부터 지적을 받아도 인자한 웃음으로 받아넘길 뿐이다. 화내는 법이라곤 모를 것 같은 제임스에게 더욱 눈길을 주게 되는 순간은 로맨티스트의 본능을 발휘할 때다. 연인의 동거 경험에 대해 논하며 “어떤 경험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건 물론, <비정상회담> 회식 후 아내와 가족을 위해 남은 갈비를 포장해갔다는 그에게 마음을 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주의사항: “(처갓집에 살아서) 밤에 특히 귀찮겠다” 등의 짓궂은 농담을 하지 말 것. 그 즉시 쑥스러워하며 말문을 닫아버릴 수 있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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