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강하늘│① 마지막 여름

2014.07.16


교복을 단정하게 입은 소년의 눈빛에는 말할 수 없는 회한 같은 것이 있었다. tvN <몬스타>에서 어린 시절부터 세이(하연수)를 좋아했지만 그의 집을 멀리서 바라보고, 나나(다희)가 홀로 걸으며 부르는 노래를 가만히 들으면서 그 뒤를 조용히 따랐던 선우. SBS <상속자들>에서는 “난 치정이 좋아”라며 은상(박신혜)을 방송부에 넣으며 도와주지만, 정작 자신의 꿈은 속으로 꾹꾹 눌러 담던 효신. 강하늘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주 교복을 입었지만, 그 소년은 여느 평범한 10대와는 달랐다. SBS <엔젤 아이즈>에서 “생명의 은인으로서 당분간 그쪽(남지현) 인생에 참견 좀 해야겠다”고 말하던 동주처럼, 그는 언제나 속을 알 수 없는 어른스러운 소년을 연기했다.

이번 달 개봉한 영화 <소녀괴담>은 그가 여섯 번째로 교복을 입는 영화다. 교복 입은 소년을 많이 연기했고, “아무래도 얼굴이 노안이다 보니” 성숙한 캐릭터를 맡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때리는 남동생이 제풀에 지칠 때까지 맞아줄 만큼 심성이 묵직한 아이였고, 많은 아르바이트로 또래보다 일찍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았다. 중학생 때부터 연극을 시작해 고2 때 예고로 편입, 곧바로 뮤지컬 <천상시계>의 주연을 맡자 “학교에 잔디 깔고 들어왔다”는 헛소문을 견뎌내야 하기도 했다. 그래서 부담스러운 첫 무대를 끝내면서 무대공포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100kg이나 나가던 체중을 운동으로 30kg을 뺐던 것처럼 무대도 하나하나 해가며 극복해나갔다. “숨을 곳이 없는 무대” 위에 일찍 올라서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일을 해야 했던 소년에게는 어른의 성숙함이 자리 잡았다. “실제 성격은 이성적인 편이라서 감정에 휘둘리는 일이 적은데,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줘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하는 신인 배우의 튼튼한 마음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것이 뮤지컬 <쓰릴 미>와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강하늘이 “교복을 입고 연기를 한다고 해도 다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소년 속에서도 어른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하늘입니다. 인터뷰 시작합니다~” 왜 녹음기에 자기소개를 하냐고 묻자 “다른 녹음 파일도 많을 테니까 헷갈리시지 말라구요. 헤헤”라고 치아가 어금니까지 보일 만큼 활짝 웃었다. 작품 속 깊고 차분한 소년과 달리, 평소의 그는 더 밝고 활기가 있었다. 스물넷인 그가 소년을 연기하는 것을 그만할 때쯤이면, 작품 속에서도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공교롭게도 그는 <소녀괴담>에서 교복을 벗고 말끔한 수트를 입기도 했다. 차분하고 속 깊었던 소년의 시간이 점점 지나가고, 청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여름을 지나, 강하늘이 맞이할 새로운 새 계절은 어떤 모습일까.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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