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꼭 <노다메 칸타빌레>여야 하나요?

2014.07.14

일본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연재됐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얻었을 때는 동명의 일본드라마가 제작된 2006년 전후였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2008년 <노다메 칸타빌레>처럼 오합지졸 오케스트라와 성격 나쁜 지휘자가 등장하는 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방영됐고, 올해는 클래식계의 이야기를 깊숙이 다룬 JTBC <밀회>도 방영됐다. 그런데, 드라마 제작사 그룹 에이트는 지난 1월 <노다메 칸타빌레>의 판권을 계약하고 KBS <칸타빌레 로망스>로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작을 읽은 지 10년 만에, 드라마의 주인공 우에노 주리가 20세에서 28세가 된 지금 <노다메 칸타빌레>가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룹 에이트는 예전부터 <궁>, <꽃보다 남자> 등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기 원작 만화의 드라마가 신작을 만드는 것보다 제작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총괄팀장은 “지상파에서 편성을 받으려면 기획, 작가, 배우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와 기획이다. 시청률을 담보할 안정성이 보장된 이야기를 내놓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노다메 칸타빌레> 같은 인기 만화는 안정적인 이야기라는 조건을 만족시킨다. 과거 김현중이 출연한 MBC <장난스런 키스>는 최고 시청률 7.5%, 최저 시청률 2.8%(AGB닐슨 기준)를 기록했다. 시청률로만 봤을 때 이 드라마는 완전히 실패했지만, 기획 단계부터 12개국에 선판매됐고 그 금액만 40억 원이었다.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도 시청률은 10%가 안 될 만큼 저조했으나 60억 원에 일본에 수출됐다. 만화 원작이 아니라 해도 KBS <빅> 역시 동시간대 시청률이 가장 낮았지만, 마케팅 수익은 가장 높았다. 당시 인기가 많았던 공유와 수지의 영향이 컸던 탓이다. 그룹 에이트가 이런 효과를 노렸다면, 아시아권에서 인기 높은 윤아를 캐스팅 후보로 올린 것도 가능한 선택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드라마 산업은 <꽃보다 남자>가 성공을 거둔 5년 전과 상당히 달라졌다. tvN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처럼 로맨스에 복고를 입힌 작품이 성공한 것은 물론, 일본만화 대신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미생>도 제작된다. 무엇보다 복합장르의 붐은 시청자의 취향을 바꾼 것은 물론 산업의 그림마저도 바꿔놓았다. 미니 시리즈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별에서 온 그대>는 큰 히트를 기록했고, 이종석과 김수현의 위상을 몇 단계 더 높였다. 특히 <별에서 온 그대>는 김수현을 아시아권 전체의 스타로 만들었고, 수많은 나라에서 판권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해 원하는 스타와 작품이 달라졌다. 중국에서 한국 아이돌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지금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별에서 온 그대>, SBS <상속자들>처럼 지금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를 가진 작품이다. 이런 흐름에서 <노다메 칸타빌레>의 리메이크는 안정적이나 산업적으로 흐름이 지나간 방식이기도 하다.

물론 <칸타빌레 로망스>가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 한류를 일으킨 것은 배용준과 KBS <겨울연가>였고, 최근에는 김수현과 <별에서 온 그대>다. 그 사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은 아이돌 가수가 있다. 일본의 인기 만화 원작의 드라마화는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하나의 수익 구조였다. 스스로 시장을 바꾼 하나의 흐름은 아니었고, 지난 몇 년간 반응이 좋지 않았다. <칸타빌레 로망스>를 제작하는 것 자체를 비판할 일은 아니다. 다만 의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2014년에 왜 반드시 <노다메 칸타빌레>여야 하는가?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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