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 창간 1주년, 생일상은 없습니다

2014.07.14
7월 15일로 <아이즈>가 창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창간을 기념하는 거창한 이벤트는 없습니다. 저희는 늘 해왔던 대로 정한 만큼의 기사를 준비해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생일은 남이 축하해주는 것이지 내가 자축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생일상을 직접 차리는 것은 일 하나 더 느는 것밖에 안 되니까요. 누군가 차려준다고 나서는 기업 스폰서라도 있다면 굳이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생각해보니 창간 1주년이라는 사실 자체를 광고하지 않았었네요. 모든 팀원들이 매주 콘텐츠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작성하다 보니 다른 일들은 가능하면 아무것도, 격렬하게 하기 싫었습니다. <아이즈>에는 일주일에 대략 스무 개 남짓의 콘텐츠가 올라오는데, 그것들을 다 하는 것만으로도 주중에는 집에까지 일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남는 시간에 저희가 최대한 해야 할 일은 잘 먹고, 잘 자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때문에 개인으로서의 삶을 잃어버리면 너무 우울해져서,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다시 질문할 수밖에 없게 되니까요. 그 점에서 이 순간에도 늘 회사를 위해 시간과 체력을 짜내는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이즈>를 만들면서 마음속으로 “좋은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만, 동료들이 만족할 만한 ‘좋은 과정’을 만드는 데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좋은 결과’야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판단할 일이구요. 지금 한 매체의 1주년 기념 에디토리얼을 읽어주고 계시는 분들의 숫자가 저희가 1년 동안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일상은 공채를 통해 들어오게 될 취재기자와 함께 회식을 하면서, 저희끼리 맛있게 차려 먹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창간 1주년을 그냥 넘기지는 않습니다. 이번 주에는 <아이즈>가 매주 화요일마다 내는 기획 콘텐츠인 ‘스페셜’이 화요일과 금요일, 두 번 나갑니다. 1주년이기 때문에 억지로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의 중에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굳이 ‘스페셜’은 일주일에 하나라는 형식을 따지기보다 좋은 것들이 나왔으니 그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간 1주년은 이 기획을 실험해볼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됐구요. 무엇보다도, 저희에게 지난 1년 동안 생각한 <아이즈>라는 매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기획이었습니다. 화요일의 ‘스페셜’은 다루는 대상에 대한 경의와 함께 매체가 세상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금요일의 ‘스페셜’은 다루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유쾌한 마음으로, 지금 <아이즈>를 비롯해 문화를 다루고 소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해볼 만한 현상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지식 항해자를 위한 안내서’라는 <아이즈>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저희는 세상의 흐름을 하나의 완성된 지식으로 다듬어 다시 세상에 띄워 보내고, 그것으로 세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간 1주년을 맞아 공개하는 두 개의 ‘스페셜’은 그 목표를 위한 두 가지 관점이자 방법이고, 그 두 개가 합쳐질 때 <아이즈>의 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1주년이 거창한 자축 대신 저희를 위한 중간 점검이자, 방문자들을 위한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내년에는 더 행복하게 일하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다 잘하는 바람에 일을 더 많이 하게 된 장경진 프로듀서, 좋은 몸보다 더 좋은 영혼을 가진, 회사의 정신 위근우 취재팀장, 언제 어느 때나 회사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주는 꼼꼼하고 치열한 최지은 선임기자, 콘텐츠 디자인의 영역을 넘어 회사의 모든 시각적인 부분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정명희 디자인팀장, 언제나 좋은 사진 찍어주는, <아이즈>의 한 식구나 다름없는 이진혁 씨, 이제는 없으면 회사가 돌아갈 수 없는 영혼의 동기 한여울 씨와 황효진 씨, 1년 동안 편집장에게 온갖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잘 성장하고 있는 취재팀 막내 이지혜 씨, 이제는 ‘독거의 신’의 또 다른 작가라고 할 만큼 멋진 구성을 보여주는 디자인팀 전유림 씨, 지금은 함께하지 못하는 김혜원 씨와 정서희 씨 모두 감사드립니다. 또한 실직자가 된 저에게 <아이즈>를 제안한 머니투데이 서정아 유닛장님, 저에게 “얼마를 벌 수 있느냐”나 “무엇을 해주겠다”가 아니라 “새로운 매체를 만든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라고 물어주신 머니투데이 홍선근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분들 덕분에, 세상에 좋은 일을 하며 먹고살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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