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대란│③ 당신을 위한 마리오 인증샷 레시피 8

2014.06.17

마리오란 마리오
① 이 마리오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② 마리오 해피밀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③ 당신을 위한 마리오 인증샷 레시피 8

 

SHUT UP AND TAKE A PICTURE! 마리오가 이렇게 외치기라도 한 것처럼, 지금 마리오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사체 중 하나다.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나 독일의 마리오 괴체 얘기가 아니다. 맥도날드 해피밀 토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피규어 얘기다. 지난 달 30일 1차 출시 직후 무수한 마리오 인증샷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를 수놓았으며 어제, 즉 16일 2차 출시를 통해 마리오를 획득한 이들은 또다시 기쁨을 만방에 떨치고 있다. 그래서 <아이즈>가 야근에 찌든 직장인, 피규어 수집가, 롯데리아 러버 등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춘 자랑용 인증샷 연출법을 제안한다. 왜 굳이 이렇게까지 자랑을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이런 노래도 있지 않나. “자랑 자랑 누가 말했나 바보들의 이야기라고♪” 아, 아닌가…?



야근에 찌든 직장인
하루 최소 8시간, 길면 12시간도 훌쩍 넘길 만큼 직장인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인 사무실로 마리오를 데려오자. 스케줄 빼곡한 달력과 나이 먹은 만큼 늘어 가는 약병들, 당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비상식량 등 팍팍한 직장생활 속 생존을 위한 아이템만이 가득한 책상 위에 기운차게 점프하는 마리오가 놓인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연출 포인트 역시 ‘차가운 도시남녀, 그러나 내 마리오에겐 따뜻할 것 같은’ 의외성이다. 다만 야근 중 마리오를 볼 때마다 연상 작용으로 햄버거가 떠오르며 배가 고파져 파블로프의 개처럼 ‘야식’을 검색하고 주문을 하게 되고 나날이 배가 나오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혈관이 협소해질! 위험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

고뇌하는 독서가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소비사회’로 지칭하며 현대인들이 상품, 즉 사물에 대해 기능과 같은 사용가치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위세나 권위, 즉 기호를 소비한다고 주장했다. 마리오의 머리를 눌러 토관 안에 집어넣었다가 바닥을 눌러 다시 튀어나오게 하는 이 장난감은 사실상 특별한 사용가치를 지니지 못한다는 면에서 전형적인 ‘기호 소비’의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출근길에 우연히 맥도날드에 들렀다가 자기도 모르게 해피밀을 구입하는 줄에 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마리오의 주인이 되어 무심결에 집까지 가져오고 말았다면 서가의 한 구석에 던져두자. 일개 게임 캐릭터에 대한 숭배의 의미가 아니라 단지 물신화에 대한 경계의 상징일 뿐이니 당당하게 사진을 찍어도 좋다.



오너 드라이버
좋은 차를 자랑하고 싶을 때 엠블럼, 핸들, 키홀더를 사진의 배경이나 소품으로 슬쩍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 고전적이라 이미 낡은 방식이다. 그러나 페라리 캘리포니아의 10만 분의 1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면서도 아무나 소유할 수는 없는 해피밀 마리오라면 마음껏, 대놓고 자랑할 수 있다.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으니 위치는 조수석 앞, 방향제 옆이 적절하며 깃대 마리오나 블록 마리오처럼 세웠을 때 위태로운 것보다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 아이템이 안정감을 준다. 또한 소중한 마리오가 떨어져 굴러다니지 않도록 바닥을 양면테이프로 살짝 고정해주면 신경 쓴 듯 안 쓴 듯한 카 인테리어가 완성되니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쏟아지는 ‘Like’에 아우디 A8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아니, 부럽긴 하겠지…

고양이 집사
반려묘를 키우는, 아니 모시고 사는 사람이라면 살아있는 피사체 중 가장 사랑스러운 자신의 고양이와 어렵게 구한 마리오의 투 샷을 찍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매일 성실하게 사료를 챙겨주고 화장실을 치워주는 인간에게도 내킬 때만 다가왔다 휙 가버리는 이 ‘상전’의 특성상 촬영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니 미리 카메라를 켜 두었다가 고양이가 낯선 물체의 냄새를 맡으러 왔을 때 잽싸게 찍는 것이 좋다. 실패한다면 플랜 B로는 마리오 가까이에서 공이나 깃털을 흔들어 고양이를 유인하는 방법이 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지쳐 헉헉대는 자신을 고양이가 한심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기분 탓이다.



롯데리아 러버
남들이 뭐라 하든, 다디단 버거 소스와 양념감자를 사랑한다면 롯데리아를 떠날 수 없다. 패티를 씹었을 때 명태연육 맛이 나서 명태라 생각했는데 어찌 명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곤란하지만 그래도 자꾸 찾게 되는 새우버거 또한 롯데리아와의 의리를 지키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오에 눈이 멀어 해피밀을 구매하고 말았다면 롯데리아의 ‘리아 토이 세트’에도 눈길을 줘 보도록 하자. 데리버거나 불고기버거와 포테이토, 탄산음료(S)에 장난감이 따라온다. 5월에는 ‘카봇 배틀 팽이’였고 6월 현재 비행기와 자동차 등 조립 완구 4종이 제공되니 한 데 모아 배치하면 경쟁사 폭주족들로부터 혼신의 힘을 다해 도망치는 마리오를 연출할 수 있다.

피규어 수집가
마리오가 도착했으니 입주 기념사진을 찍도록 하자. 뒷줄에는 이태리 장인의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먹선을 넣어 완성한 제타 건담과 퍼스트 건담 페가수스, 샤아 자쿠를 배치한다. 건프라는 ‘포즈 빨’이 중요하니 특별히 신경 쓰고 브러시로 먼지도 털어주는 것이 좋다. 양쪽 끝에는 레고 스타워즈 전투기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진격의 거인 넨드로이드를 놓음으로써 다양성을 살릴 수 있다. 또한 8등신 아스카와 3등신 파파 스머프를 마리오 앞뒤로 배치하여 빨강과 파랑의 대비를 강조하자. 양 옆의 헐크와 토르는 <어벤져스> 개봉 당시 극장에서 판매한 슈퍼히어로 콤보의 일부, 쿵푸팬더와 타이그리스는 2008년 해피밀 토이였던 역사적 아이템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5월 품절 대란에도 불구하고 6종이나 구한 레고 심슨 미니 피규어를 나란히 세우면 딱히 자랑하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자연스러운 구도가 완성된다.



코인 부자
어린 시절, 언제나 종종걸음으로 들판을 지나고 물을 건너 모험을 떠나는 마리오와 함께 하다 보면 힘이 되는 꽃과 마법 버섯, 그리고 코인의 소중함을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점프하고 또 점프하고, 자다가도 마리오가 코인 먹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을 만큼 코인에 한이 맺혔다면 돈벼락을 준비해 주자. 진짜 동전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금화 모양의 초콜릿이 크기나 색깔 면에서 훨씬 ‘느낌 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반짝이는 코인 더미에 파묻혀 있는 마리오라니 얼마나 환희에 찬 표정인가. 이 한 장의 사진을 위해 해피밀 여섯 세트 가격을 지불하고 코인 초콜릿을 190개나 주문한 것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마리오 마니아
인간이 가장 심한 월요병에 시달린다는 일요일 밤 10시 38분, 큰 가방을 챙겨 집 근처 24시간 맥도날드로 향한다. 그러나 예상보다 북적이는 매장은 경계심을 일깨우고 저쪽 테이블의 노인 부부도, 평범해 보이는 커플도, 외국인들도 의심스럽기만 하다. 이 와중에 해피밀 토이가 한 매장당 100세트씩만 공급되었다는, 진위를 알 수는 없지만 흉흉한 첩보가 귀에 들어오자 계산대 앞을 서성이는 모든 이들이 라이벌처럼 느껴지는데… 11시 42분, 어디선가 몰려온 이들이 갑자기 줄을 서기 시작한다. 아뿔싸, 아까의 커플은 이미 새치기해 앞에 가 있다. 55분, 매장 안은 구불구불 늘어선 줄로 가득 찼다. 앞쪽은 승자의 여유와 기대감이, 뒤쪽은 불안과 초조함이 배어나온다. 12시 6분, 드디어 주문이다. 몇 번이나 연습한 대로 해피밀 4세트에 불고기버거 1개, 치즈버거 1개, 맥너겟 2개, 후렌치 후라이 2개, 파인애플 후룻컵 2개, 콜라 1잔, 생수 2병, 오렌지 주스 1캔, 그리고 “장난감은 하나씩 주세요.” 자, 이제 사진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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