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② 랩몬스터, 슈가 10문 10답

2014.05.01
1. 스케줄 외의 시간에 뭘 하나.
랩몬스터: 작업밖에 안 한다. 성격도 성격인데, 밖에 자유롭게 다니기가 좀 어렵다.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면 후드 뒤집어쓰고 혼자 음악 들으며 경복궁이나 광화문 같은 데 가겠다. 연습생 때 자주 그랬는데 이제는 스튜디오에만 있으니까 가사가 잘 안 나온다. 보고 듣고 친구들과 얘기도 많이 해야 하는데.

2. 스무 살에 시작한 사회생활에 대해 “무너질 거니 / 무뎌질 거니”라는 짧은 시를 쓴 적이 있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랩몬스터:
리더로서의 책임과 의무 때문에 말하고 싶은 걸 얘기하지 못하고 전달하기 싫은 걸 전해야 할 때. 내 진심이 가짜가 되는 것 같고 거부당하는 것 같아서 힘들다.

3. 그럼에도 지난 1년 동안 배운 게 있다면?
랩몬스터: 득한 건 있는데 아직 체득하지는 못했다. 머리로는 아는데 행동이 안 되는 거다. 의견이 부딪혔을 때 상대를 높이고 칭찬하면서 내 편으로 만들어 서로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문제들이 있더라. 그걸 몰랐을 때는 계속 다그치고 지적하기만 하니까 상대도 답답했을 것 같다. 사실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은 어른스럽다고 생각하시지만, 가까운 분들은 애로 보신다. (웃음) 나 역시 데뷔 1년 동안 느낀 건 내가 굉장히 ‘애’라는 거였다.

4. 팬 중에는 더 어린 사람들도 많지 않나.
랩몬스터: 열넷, 열다섯 살 정도 어린 친구들이 편지를 많이 보낸다. “오빠는 공부도 음악도 열심히 해서 일찍 길을 찾았는데 저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오빠 노래 들으면서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도 있고 ‘No More Dream’ 같은 노래에 대해 “시험 기간엔 괜히 찔려서 안 들어요. 내가 초라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걸 보면서 더 나를 돌아보게 된다.

5.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랩몬스터: 재수생? 대학에 들어갔다면 다른 친구들처럼 과제와 씨름하면서 교수님한테 애원하고 있지 않을까. 음악에 대한 미련은 못 버리고 동아리에 들어가거나 홍대 가서 공연 보고 있을 것 같다. 학점은 큰 목표 없이, 일단 입학했으니까 졸업만 하자는 마음으로. (웃음)

6.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탈은 뭔가.
랩몬스터: 작업 데드라인을 살짝 넘기는 거, 아니면 근처 공원에 가서 작업하는 거다. 어느 날 작업실에 있다가 너무 안 풀려서 키보드랑 마우스를 집어 던지고 학동공원 테니스장에 가서 쓴 곡이 ‘No More Dream’이다.

7. 자신이 조금만 덜 이성적인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나?
랩몬스터: 항상. 이성이 창조적인 작업을 방해하는 것 같다. 그동안 만든 수많은 곡 중에도 마지막에 좋은 평가를 받은 건 뭔가에 굉장히 폭발해서 썼던 곡이었다. 그런데 평소에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가사를 쓸 때도 스스로 정리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국 이 복잡한 생각들이 내 음악의 중심축이 되어 지금까지의 나를 만든 거니까, 양날의 검 같다.

8. 평생의 운을 한 번에 몰아 쓸 수 있다면 뭘 하겠나.
랩몬스터: 음악은 내가 노력으로 해야 하는 거니까 빼고, 두 가지 고르면 안 되나? (웃음)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고 그 사람과 결혼하는 것. 또 하나는, 유치원생 때부터의 친구 두 명과 평생 변하지 않는 거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런 게 행운 같다.

9. 예술이란 뭐라고 생각하나.
랩몬스터: 자신이 보는 세상을 형상화시켜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 자신은 어떤 예술가인 것 같나.
랩몬스터: 양가적인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 방황하면서도 안정하고 싶어 하고, A를 하면 B를 잃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어떤 때는 어서 안정된 삶을 찾아 사랑하는 자연도 보고 일상에서 영감을 얻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빨리 떠서 모험을 하고 싶다. 뭐든 하나가 있으면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게 모순돼 있다고 생각한다.


1. 촬영 도중 착장을 새롭게 제안하기도 했는데, 패션에 관심이 많나.
슈가: 좋아한다. 아까는, 원래 준비된 게 좀 더운 것 같아서 바꿔봤다. 별로 비싼 옷을 사 입는 편은 아닌데 액세서리는 공들여서 고른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 반지 다 좋아한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농구화를 모으고 있다. 1년 동안 정신없이 일만 하다 보니 마음이 허해져서 그걸로 채운다.

2. 원래 뭘 하면 충전되나.
슈가: 농구. 학교 다닐 때 대회에서 우승 여러 번 했고, 연습생 때도 매주 일요일엔 농구를 했다. 한강에서 하다가 대학생 형들 팀에 스카우트돼서 같이 했는데 데뷔하니까 시간이 없다. 포지션은 대개 포인트 가드나 슈팅 가드, 발이 빠르고 공격보단 수비 쪽을 잘한다. 그런데 한참 쉬었더니 실력이 줄었다. 예전엔 석 점이 이렇게 멀지 않았는데… (웃음)

3. 다른 사람은 모르는, 일상 속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슈가: 혼자 작업할 때. 보통 자정부터 새벽 여섯 시 사이, 제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시간인데 그게 싫지 않다. 사람 많은 곳이나 시끄러운 공간,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리프레시를 위해서라도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은 필요한 것 같다.

4. 데뷔 전 언더그라운드 활동 당시의 민윤기와 지금의 민슈가 사이 가장 큰 변화는 뭔가.
슈가: 그게 요즘 고민거리다. 돌이켜보면 그 사이에 많은 걸 보고 배웠다. 음악적으로도, 그때는 내가 하는 게 다 최곤 줄 알았는데 많이 성장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날카로움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내 원래 색깔을 잃는 게 아닌가 고민이다.

5. 가사를 쓰는 것과 무대에 서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
슈가: 기본적으로 아이돌은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여주는 게 강해야 한다. 가사를 잘 쓰고 랩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게 ‘보이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렇게만은 되고 싶지 않아서 내적인 걸 많이 연구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 평가절하되는 면도 있고 어떻게든 과대평가되는 부분도 생기는 것 같으니까. 물론 다 잘하는 게 제일 좋다.

6. 무인도에 3년간 살아야 한다면 멤버 중 누구를 데려가고 싶은가.
슈가: 지민이. 부려먹게. (웃음) 농담이다. 내가 말이 많거나 재밌는 스타일이 아닌데 지민이는 싹싹하고 의젓해서 잘 맞는다.

7. 재밌는 성격은 아닐지 몰라도 재밌는 캐릭터다. 욕심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야심은 있을 것 같다.
슈가: 엔터테이너로서의 야망은 작을지 몰라도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야망은 있다. 어릴 때부터 책 보고 공부하는 것보다 보고 듣고 느끼는 걸 많이 좋아해서 최종 목표는 종합 콘텐츠, 문화 자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뮤직비디오부터 공연 연출까지 다 할 수 있는. 꿈이 굉장히 높다. 잘해낼지는 모르겠지만.

8. 평생의 운을 한 번에 몰아 쓸 수 있다면 뭘 하겠나.
슈가: 올인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하지만 운이 주어진다면 지금 하는 일에 올인하고 싶다. 인생 길지만, 음악으로 정점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

9.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안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 때, 타협할 수 없는 선은 뭔가.
슈가: 어느 팬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뭘 먼저 해요?”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해야 할 일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못 하겠다고 얘기할 상황도 아니고, 자존심 세워가면서 이건 안 한다고 할 정도로 융통성 없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음악만큼은 솔직한 거… 그건 포기 못 한다. 내 이야기만 쓰거든.

10. 자신이 세상을 사는 태도를 한마디로 하면 뭘까.
슈가: 남 신경 안 쓴다. 가사에도 종종 나오는 “I don’t give a shit”.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신경 쓰지 않고 살고 싶다. 지금까지도 그냥 살아온 대로 살고 있다.

진행. 이지혜│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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