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속쓰림

2014.03.10

농구는 잔인한 스포츠다. 아무리 동점이 되어도 승부가 날 때까지 연장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시즌 성적 집계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 무제한의 연장전을 치르면서까지 굳이 승패를 가리고, 동률 성적이 나오면 맞대결 승패와 골득실까지 따져 순위를 정한다. 이것저것 제쳐놓고 단판 승부를 벌임직도 하건만 그러지 않는다. 농구라는 종목에는 승패와 순위를 가릴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그건 그만큼 승부에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며, ‘만수(萬手)’로 불릴 만큼 다채로운 전술을 구사하는 모비스 피버스(이하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명장으로 군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만수 감독의 속이 제대로 쓰리다. 시즌 막판 10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목전에 두었지만, 7일 LG 세이커스(이하 LG)와의 맞대결에서 패배하면서 결국 역전 우승을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모비스로서는 4점 차 이내로만 패해도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13점 차로 지고 말았고, 결국 맞대결 골득실까지 따진 끝에 LG가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최종 성적은 40승 14패로 같았지만 ‘무제한 연장전’을 불사하는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동률이란 없었다.

정규시즌의 멘붕도 잠시, 이제 플레이오프가 기다리고 있다. 일단 멘붕을 극복할 요소는 충분하다. 지난 시즌에도 모비스는 정규리그 2위였고 1위 SK 나이츠와의 상대전적도 뒤졌지만 결국 4연승 스윕으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궁극의 최종 멘붕까지 다다를지, 아니면 올해도 상대에게 멘붕을 되돌려줄지… 만수 감독의 만 가지 멘붕 탈출법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민호
MBC 스포츠 PD. 주요 연출작 <야구夜!>, <야구 읽어주는 남자>.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는 노모 히데오의 말은 한계투구수를 잊게 하는 인생의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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