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남들이 이상하다고 해서 중간에 멈추기는 싫다”

2014.02.21
미친 것 같다. 이상하다. 젖어 있는 느낌, 섹시하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가인의 새 뮤직비디오 ‘진실 혹은 대담’은 가인에 대한 남자들의 생각이 이어진다. 그들 대부분은 가인을 ‘뭔가 있는’ 여자,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야해서 한 번쯤 추근대고 싶은 여자로 말한다. 가인 역시 포토그래퍼가 요구하는 ‘남들이 좋아할 포즈’를 취한다. 사석에서는 그런 게 다 내 진짜 모습은 아니라고 하지만 대중에게는 끊임없이 섹시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는 여자 연예인의 이야기. 또는 요즘 한창 이슈가 된 여가수들의 경쟁적인 노출에 대한 의견. 그러나 반전의 시작. 무대 위의 가인이 보여주는 것은 노골적으로 섹시함을 강조하지도,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외치지도 않는다.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을 비웃으면서도, 야릇한 표정과 섹시함을 슬쩍슬쩍 던지며 자신이 매력적인 여자라는 것을 계속 증명한다. 가인의 퍼포먼스를 통해 결국 ‘진실 혹은 대담’은 섹시하게 소비되는 여가수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섹시함을 무기로 남자들을 조롱하듯 쥐고 흔드는 여성의 이야기로 변한다. 전작인 ‘돌이킬 수 없는’이나 ‘피어나’보다 훨씬 복잡한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사는 여자의 이야기. 많은 가수들이 어떻게 몸을 드러낼지 고민할 때, 왜 가인은 이런 여자의 모습을 들고 나왔을까.
쉬폰 소재의 화이트 탑ㆍ핑크 스커트 모두 맥앤로건.

하필 한창 걸 그룹들의 표현 수위에 대해서 말이 많을 때 돌아왔다. (웃음)
가인
: 아무래도 표현 수위 같은 것들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는 거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남의 말을 진짜 안 들어서 (웃음) 하던 대로 하는 스타일이라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사실 신경 안 써도 되긴 하겠더라. ‘진실 혹은 대담’의 무대는 노출이 심하다거나 ‘피어나’처럼 강한 퍼포먼스는 없다.
가인
: 맞다. ‘돌이킬 수 없는’ 때는 맨발이었고, ‘피어나’는 테이블이라는 소품을 사용했기에 이번에는 사람들이 더 기대한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좀 틀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그 전에 비하면 심심하다는 반응도 있고, 호불호가 있는 거 같다.

더 세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아무래도 시선을 끄는 걸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가인
: 내 무대의 콘셉트는 무조건 곡의 가사와 분위기에 따라 결정된다. '돌이킬 수 없는’은 탱고에다 뮤직비디오에서는 파국으로 가는 여자니까 모든 걸 정열적인 느낌으로 해야 했다. 그래서 귀걸이도 한쪽만 하고, 맨발로 무대에 섰다. ‘피어나’는 소녀가 숙녀로 성장하는 느낌이라 여자아이가 테이블 위에 있다면 굉장히 섹시하지 않을까 싶었고. 그런데 ‘진실 혹은 대담’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는 노래 전체에 안무가 꽉 채워졌었는데 그거 다 빼자고 했다. 아무리 섹시한 안무라도 가사나 분위기에 어울려야 하니까. 그래서 무대마다 매번 다른 느낌을 내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은 파트 1, 2로 나뉘어 나올 거기도 해서, 보여줄 것은 아직 많다.

그만큼 노래나 표정 연기에 공을 많이 들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알 듯 말 듯 한 표정을 짓는데, 뮤지컬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았다.
가인
: 노래할 때 전체적으로 호흡을 많이 썼다. 전에는 목소리를 단단하게 냈는데, 이번에는 호흡을 더 많이 넣어서 감정 표현을 더 디테일하게 살리려고 했다. 그래서 무대에서 부를 때 계속 호흡을 써야 하니까 머리가 아프더라. (웃음) 그리고 이 여자 캐릭터가 알 듯 모를 듯 한 뭔가가 있는 사람이라 그런 느낌을 내려고도 했고.

컴백 무대인 < M Countdown >에서 노래 마지막쯤 보여준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묘한 감정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남자를 대놓고 유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야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가인
: 그게 지금의 나인 것 같다. 의상 같은 건 기획을 하지만 노래나 표정은 귀여워야지, 섹시해야지 하는 게 아니니까. 나란 사람 자체가 그런 애매한 선에 있는 거 같다. 뮤직비디오를 찍은 황수아 감독님도 나한테 “너는 좀 놀아봐” 이러는데 (웃음) 대중은 나를 이미 잘 놀 거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사실 성년이 되자마자 데뷔해서 연애를 많이 해볼 틈도 없었다. 반대로 황수아 감독님이 나에 대해 점을 봤는데 내가 사실은 하나도 모르는 멍청이라고 하더라. (웃음) 난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무대도 그런 느낌으로 했다.

그 점에서 ‘진실 혹은 대담’은 자신의 이야기 같다. 노래 가사대로 여자 연예인들은 남자들이 만들어내는 온갖 소문에 시달리지 않나.
가인
: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여자는 대화할 때 몸이 살짝 닿기만 해도 남자가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앞에 있는데도 다른 여자 연예인에 대해 너무 가볍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볼 때도 있었고. 누구는 이 사람 저 사람 쉽게 만난다는 식으로.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면 나도 어디선가 이런 식으로 얘기되고 있겠구나 싶다. 실제로 나랑 아무 사이 아닌데도 사귄다는 소문이 돌 때도 있었고. 전에는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하냐며 삼자대면까지 하고 그랬는데 (웃음) 이제는 상처받지 않는다. 그래 너희는 떠들어라, 너희가 그런 이야기를 할수록 나는 핫해, 이렇게 생각한다.

가사 중에 “소문이란 많을수록 좋아”라는 부분이 생각난다. 혹시 직접 반영해달라고 한 부분인가.
가인
: 그렇지는 않다. 원래 있던 부분이다. 작사를 한 (김)이나 언니가 바라본 내 이야기 같은데, 요즘 여가수들의 섹시 콘셉트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데 비판을 받거나 하는 친구들도 나름대로 굉장한 고충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우리가 이런 콘셉트나 노래를 들고 나온다고 해서 사실은 가벼운 여자만은 아닐 거라는 거. 그런 모습들을 발견해서 가사로 써주셨다.

그런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남자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무대가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가인
: 무대 위의 나는 노래에서 그렇게 남자들에게 말하면서도 섹시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러니까 꼬리 여럿 달린 여우 같은 모습이다. (웃음) 사실 무대 위의 나는 관심받고 싶은 여자이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어떤 소문 중에는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무대를 연출했다. 사실은 남자가 이 여자한테 당하는 걸 수도 있는 거지. 그래서 억울하면서도 남자들을 갖고 노는 여우 같은 여자, 그런 아이러니한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왜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걸까.
가인
: ‘진실 혹은 대담’ 뮤직비디오에서 포토그래퍼가 나에게 야하게 해보라면서 여러 포즈들을 요구한다. 그때 내가 쑥스러워하면서 그런 걸 어떻게 하냐고 하다가 “사람들이 좋아할까요?”라고 물어본다. 포토그래퍼가 “너무 좋아할 거 같애”라고 말하니까 그런 포즈들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그 장면을 찍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대로 여기까지 온 걸까? 혹시 시스템에 길들여진 건 아닐까? 나란 사람이 이상하게 변해간다는 생각도 들고.

뮤직비디오에서 “집 밖에 나가면 다 연기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부분도 있다.
가인
: 원래는 농담처럼 말했던 건데, 말을 하고 나니 집 바깥에서 보여지는 나는 나 자신인데도 내가 아니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뮤직비디오에서 스타일리스트한테 드레스를 입으면서 가슴을 더 조이라는 부분도 있는데, 많은 여자들의 심리가 그렇다. 그렇게 가슴 파인 옷을 입었을 때 인사하면서 손을 가리지만 살짝 드러나게 해서 시선이 가도록 하는 묘한 마음 같은 거. (웃음) 꼭 남자가 몸을 더 건장하게 보이려고 부풀리는 거하고도 비슷한데, 이런 부분들은 모두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하면서 내 생각을 담았다.

그만큼 실제 자신과 보여지는 모습의 거리가 있는 건데, ‘진실 혹은 대담’까지 오면서 그게 좀 좁혀진 것 같나.
가인
: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면 할수록 모르겠는 게 대중의 마음이라, 그냥 내 생각대로 밀고 나가려고 한다. 내가 무대에서 여러 가지를 해도 매스컴에 나오는 사진은 몸의 특정한 부분이 강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내 의도하고 상관없이 나를 그런 모습으로만 기억할 거고. 그런 걸 굳이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 돌아가는 게 이런데, 내가 바꿀 수 없다면 대중은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고, 나 할 건 하면 되고. 사람들이 “쟤는 뭐야?”라는, 조금 아이러니한 시선으로 나를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Fxxk U’도 할 수 있었던 건가. 인기 여가수가 욕설을 제목으로 쓴 곡을 선공개 하는 건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다.
가인
: 이게 다 작곡가 (이)민수 오빠 때문이다. 그분이 이상한 사람이야. (웃음) 노래 가이드에 처음에 ‘fuck you’라고 불러놓은 거다. 그런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조영철 프로듀서님에게 이대로 간다고 하면 찬성할까 하고 고민도 했었다. 클린 버전을 만들까도 했는데, 프로듀서님이 그건 가인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셔서 굉장히 용기를 얻었다. 어차피 내가 갈 길은 그런 거에 신경 안 쓰는 거 아닐까 싶었고.

대신 그 노래로는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상업성을 생각 안 할 수 없었을 텐데.
가인
: 내가 CF를 찍어야 하니까 ‘Fxxk U’는 못 부르겠다거나, 민수 오빠나 이나 언니, 황수아 감독님이 이거 대중적으로 해야 하니까 19금은 안 된다고 하면 못 했을 거다. 그런데 다들 다른 사람 말을 안 듣는다. (웃음) ‘진실 혹은 대담’ 뮤직비디오도 유튜브 조회수 높이려면 4분으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결국 7분짜리로 만들었다. 답답해 죽겠다고도 했다. (웃음) 그래서 싸우기도 하고. 하지만 그러니까 성적은 신경 쓰지 않게 된다. 그래서 지금 나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고.

‘fuck you’라는 말을 직접 노래로 할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나.
가인
: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이 곡의 여자가 화나 있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 어떤 감정일까 생각해봤는데, 남자는 계속 같이 자고 싶다면서 얼마나 더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 하냐고 하고, 여자는 날 얼마나 아끼냐고 한다. 남자는 사랑해서 본능을 숨기지 않는 거고, 여자는 자기가 원하는 모습의 남자를 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감정들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그게 실제 나이기도 하고.

남자가 나를 좋아하게 하려면 섹시함이 있어야 하고, 그래도 여자는 남자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 좋겠고.
가인
: 맞다. 이 여자는 사랑이 완벽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다 없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건데, 남자는 그럴 바엔 다 죽자 이러는 쪽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남자가 여자의 몸만 생각하나 이러다가 뒷부분에는 다 태워버리자는 느낌을 보여준다.

그만큼 ‘피어나’ 때에 비해 훨씬 복잡한 연애담이다. 그때는 마냥 좋았는데 (웃음) 이제는 남자의 짜증 나는 부분도 알고, 갈등이 심해진다.
가인
: 대부분의 사람들이 뮤직비디오의 주지훈 씨 멋있다는 얘기만 하지만 (웃음) 사실 이 남자는 굉장히 찌질한 부분도 많다. 그런데 여자는 이 찌질한 남자를 욕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데 이 남자의 본능을 이해하기 싫은 거고. 저 남자가 나를 사랑은 한다는 건 아는데 그런 식의 표현이 너무 싫은 거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복잡한 마음이긴 했다. 이 여자가 남자가 싫다는 건지 좋다는 건지.

그런데도 곡의 이야기가 점점 복잡해지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건가. 좀 더 쉽게 가야 대중이 좋아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가인
: 그러니까 이런 거다. 민수 오빠가 녹음하다 갑자기 “가인아, ‘fuck you’가 훅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다. 곡도 첫 부분을 반복하는 걸로 끝나고. 그래서 다 패닉 되고. (웃음) 그런데 녹음하고 보니 민수 오빠가 뭘 원하는지도, 내가 뭘 원하는지도 알겠더라. 그 앞부분 가사가 “나쁜 손이 어딜 올라가니”인데 여자는 그 부분에서 제일 화가 났고, 이미 마음에 상처가 있는 복잡한 마음이다. 왜 우리 스태프들은 단순하게 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지만, 그게 그들이 보는 나 같다.

누드 톤의 쉬폰 블라우스ㆍ쇼트 팬츠 모두 H&M, 블랙 코트 톰그레이, 슈즈 슈콤마보니.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보면 김이나-이민수-가인 세 사람이 함께 프로듀싱 팀이 돼서 무대 위의 가인을 연출한다는 느낌도 든다.
가인
: 맞다. 그리고 곡이 나올 때마다 저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이렇게 생각한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킬 수 없는’ 때는 내가 20대 초반이었는데, 그때는 내가 남자한테 매달리다 거부당하면 정말 뛰어내릴 거 같았다. 그 나이에 뭘 알았겠나. (웃음) 그런 표현들을 많이 했더니 그런 곡을 준 거다. ‘피어나’ 때는 20대 중반이 됐는데, 그때 나나 주변 친구들은 첫 키스에 대해 생각해보면 별로 좋은 기억들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엄마하고 얘기해보니까 엄마의 기억에는 그 시절의 기억들이 굉장히 아름답게 남아 있었다. 나이 들어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기억인 거다. 그렇게 엄마와 여자 대 여자로서 이야기하게 되면서 ‘피어나’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었다. 뮤직비디오에 옛날 영상 보는 것처럼 한 것도, 그게 결국 나이 들어 젊은 시절의 자신을 본다는 의미로 넣은 거기도 했고. 그리고 이번에는 스물여덟이 됐고, 일단 뭔가 아는 여자가 된 거다. (웃음)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더 달라지겠다.
가인
: 확신한다. 세 번 솔로를 하면서도 너무 달라졌으니까. 예전에는 ‘진실 혹은 대담’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서른이 되면 또 알게 되는 감정들을 표현하겠지.

그런 점에서 이효리의 ‘Black & White’를 받은 것도 인상적이다. 이효리도 섹시한 여성 가수였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녹음할 때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라고 하던가.
가인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영상을 보여주면서 천사와 악마를 생각하라고 했다. 그래서 이해하기 쉬웠다. 뮤지컬처럼 불렀고. 사실 롤모델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여자 가수들은 이효리 아니면 엄정화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사실 두 사람은 되게 다르다. 그리고 나는 효리 언니가 행복해 보이지만 정화 언니처럼 되고 싶고. 정화 언니는 가끔은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자기 뜻이 좀 더 강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한다. 그래서 지금 그 자리에 있다는 생각도 들고. 예전에 정화 언니가 트렌스젠더와 함께 ‘Come to Me’를 부른 공연을 봤는데, 그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자기가 생각하는 그대로 한다는 게 존경스럽다. 그때는 놀라기만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무대가 이해가 되고.

왜 그런 삶의 방식에 끌리는 걸까.
가인
: 글쎄, 예를 들면 그런 것 같다. 여자들이 섹시함을 보여줄 때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이 있다. 그래서 남들이 섹시하다고 하는 걸 그대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내가 생각하는 섹시함이 좀 다른 거다. 주변 사람들한테 있는 이야기,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데, 그게 꺼내 놓으면 불편하거나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그게 더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섹시함이나 그냥 보이는 섹시함이라는 건 사실 더 환상 같은 거 아닐까. 그냥, 나는 좀 더 솔직하고 싶다. 나 자신을 무대에서 표현하는 거.

그러면 당신이 생각하기에 잘 산다는 건 무엇인 것 같나.
가인
: 나는 내 작품에 대해 성적도 중요하지만 평가가 더 중요한 거 같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보다 내가 선택한 걸 끝까지 해보는 게 좋다. 그렇게 끝까지 가보고 결국 이상한 거였으면 인정하는데, 남들이 이상하다고 해서 중간에 멈추기는 싫다. 뭐든지 떳떳하게 하고, 그 과정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게 좋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진행. 황효진│스타일리스트. 문승희│헤어. 백흥권│메이크업. 고유경│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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