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루니한테 왜 그래?

2014.01.20

웨인 루니에게 2013년은 아주 힘든 한해였다. 발단은 퍼거슨 감독의 은퇴와 데이비드 모예스의 후임 감독 부임이었다. 모예스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기회를 준 은사이기도 했지만, 소송까지 벌일 정도로 감정의 골도 깊었던 애증의 관계. 과연 루니가 모예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남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은 무척이나 뜨거웠더랬다. 루니는 첼시의 무링요와 아스널의 벵거의 애타는 구애를 뒤로 하고 결국 맨유에 잔류했지만 상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루니 본인은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맨유의 추락이 루니 혼자선 도저히 막지 못할 정도로 가파르기 때문이다.

소속팀 맨유가 리그에서 헤매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루니에게 전해진 또 하나의 비보. 월드컵 조추첨식에서 잉글랜드가 이탈리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와 함께 죽음의 D조에 편성된 것이다. 루니에게 그간의 월드컵 커리어는 굴욕의 역사라 할 만하다. 처음으로 출전한 2006 독일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상대선수를 밟아 퇴장당하면서 팀 탈락의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득점이 없었던 루니의 통산 월드컵 득점은 0. 벌써 세 번째 월드컵이지만 조별 예선 대진표부터 막막하기 그지없다.

새 마음으로 힘차게 출발한 2014년이지만 루니의 시련은 아직도 끝이 아닌 듯 싶다. 첼시와의 중요한 원정경기를 앞두고 무링요와 모예스의 설전으로 또다시 이적설이 활활 타올랐다. 게다가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경기마저 결장하면서 팀의 1:3 완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어느새 7패째를 당한 맨유의 시즌 순위는 여전히 7위. 재계약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는 가운데 월드컵 고민에, 이적 고민에, 부상 고민까지 마음이 산란하겠지만 고민은 분명 루니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모예스와 처음 만났던 12년 전, 혜성같이 나타나 아스널의 30경기 무패 행진을 막아선 16세의 거침없던 루니가 그립다.

이민호
MBC 스포츠 PD. 주요 연출작 <야구夜!>, <야구 읽어주는 남자>.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는 노모 히데오의 말은 한계투구수를 잊게 하는 인생의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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