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도 징계도 넘버원, 알렉스 로드리게스

2014.01.13

2007시즌 종료 후 세이버매트릭스의 대가 빌 제임스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700홈런 가능성을 무려 89%로 계산한 바 있다. 심지어 전인미답의 800홈런과 900홈런 확률도 41%와 17%. 54홈런으로 홈런왕과 MVP를 석권하고 이미 518개의 홈런을 적립한 32세의 슈퍼스타에겐 딱히 과분할 것도 없는 예측이었다. 그리고 로드리게스는 10년간 2억 7,500만 달러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맺게 된다.

하지만 6년 후, 상황은 월터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뒤집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로드리게스에게 162경기 출전 정지라는 역대 최대의 징계를 내린 것이다. 지난해 8월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 즉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이미 21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로드리게스는 항소하며 버텼지만 결국 2014시즌을 통째로 날릴 위기에 처했다. 연방법원에 항소하는 방법이 남아 있지만 비용과 시간을 감안할 때 선뜻 결행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선수노조마저 등을 돌리면서 고립무원의 지경에 처한 것도 뼈아프다.

로드리게스의 이번 징계는 내년 시즌 거대한 나비 효과를 몰고 올 수도 있다. 그의 연봉 2500만 달러가 굳으면서 최근 FA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양키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고, 이에 따라 양키스가 최대 목표인 다나카 마사히로 영입에 제대로 베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로드리게스가 조기 은퇴하게 될 경우 ‘노쇠한 제국’ 양키스가 빠른 속도로 재정비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죽어야 제국이 산다니, 야구 황제는 제대로 딜레마에 빠졌다. 홈런도, 계약도, 심지어 징계마저도 가장 높은 숫자로만 장식했던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 하지만 그의 명예의 전당 행 확률을 계산하는 데는 굳이 빌 제임스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굿바이 에이로드(A-Rod), 아니 에이로이드(A-Roid).

이민호
MBC 스포츠 PD. 주요 연출작 <야구夜!>, <야구 읽어주는 남자>.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는 노모 히데오의 말은 한계투구수를 잊게 하는 인생의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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