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김지영│① 다섯 살의 선택

2014.01.10

① 다섯 살의 선택
② 김지영’s story




사랑스럽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다섯 살은 그런 나이다. 아무런 꿈을 꾸지 않아도 제 주변인들의 꿈이 될 수 있는 그 어여쁘고 관대한 나이에, 김지영은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TV에 나오는 제가 신기할 것 같아서 엄마를 졸라서 여섯 살에 연기 학원을 다녔어요.” 호기심에 찬 눈으로 올려다 본 것이 결국 인생을 좌우할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아이는 알았을까. 부모의 품에 안기는 대신 카메라 앞에서 적응한 시간 덕분에, 김지영은 아홉 살에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김수현의 작품,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의 슬기 역에 발탁됐다.

“엄마 아빠가 이혼한 슬기는 항상 책을 읽어줘야 잠을 자요. 그러고 나서 아빠가 방을 나가는 뒷모습을 볼 때 슬기가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있을 것 같아요.” 아역 배우가 대본을 외우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대본의 괄호 안에 쓰인 감정을 연기하는 것도 새삼스러울 건 없다. 그 세계에서 그것은 영리하게 소화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김지영은 지금보다 어렸을 때 OCN <뱀파이어 검사 시즌2>에서 물에 빠지고 납치를 당하며, 영화 <숨바꼭질>에서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도 충격 받지 않는, 난이도 높은 연기를 해냈다. 아역 배우에게 ‘명품아역’이라는 수식어는 항상 이럴 때 붙는다. 하지만 김지영이 제 몫을 분명히 하고 있는 건, 테크닉의 구현을 잘 해내서가 아닌 종이 위에 적히지 않은 감정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기는 철이 있는 아이” 같다는 김지영의 말은 맹랑하게 들리지 않는다.

어른이 돼서도 당연히 연기를 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은 모른다고 말하는 나이. 연기를 하는 김지영은 열 살이다. 대신 <세결여>의 슬기는 자신을 데려가지 않는 엄마를 두고 “머리로 이해하면서 마음으로 안 받아들여지는” 감정이라는 걸 안다. 다섯 살의 아이는 어느새 슬픔을 탁월하게 이해해야만 하는 연기자가 됐다. 행복하고 좋은 것만 보면서 자랄 수 없다. 김지영이 선택했으니까. 하지만 분명히 지난할 그 길 위에서 이 아이를 위로할 것도 연기일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김지영이 선택했으니까.




관련포토

목록

SPECIAL

image Mnet 악행전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