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준형 ‘Flower’, 혼자서도 잘해요

2013.12.23

[세 줄 요약]
CONCEPT
: 과장되지 않은 스트리트 패션
MUSIC: 떠나간 연인과의 기억을 꽃에 비유
STAGE: 혼자서 랩뿐만 아니라 보컬과 댄스까지 모두 선보이는 무대

[고득점 집중 공략]
프로듀서 용준형과 < Flower >:
< Flower >는 용준형이 그동안 함께 작업해왔던 친구 김태주와 전곡을 작사·작곡한 첫 솔로 앨범이다. ‘Flower’를 비롯해 지나가 피처링한 ‘Anything’ 등의 수록곡들은 그의 표현대로 “미니멀하고 담백한” 음악이 주를 이룬다. 힙합을 베이스로 하되 비트보다는 멜로디가, 귀를 잡아끄는 강력한 후크나 자잘한 소스 대신 무드 자체가 돋보인다. 용준형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방해될 만한 것들은 거의 다 제외했다. 편곡이나 주제, 전개도 담백하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지금껏 들려주었던 비스트의 음악과도 완전히 다르며, 한 번 듣자마자 선명한 인상을 남기는 스타일과도 거리가 멀다. “차트 정복을 노렸다면 ‘Flower’를 들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용준형의 말처럼, 대중적으로 아주 큰 호응을 이끌어낼 음악은 아닌 것이다. 다만,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용준형의 색깔과 지향점만큼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자기 음악을 하는구나’ 하고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그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

‘카페인’과 ‘Flower’: 용준형은 “양요섭의 솔로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부터 내 색깔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댄스나 일렉트로닉 등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많았으나, 감성적인 부분이 녹아 있는 곡을 쓸 때 가장 막힘없이 나왔다는 것이다. < Flower >의 마지막 트랙에는 용준형이 부르는 ‘카페인’의 피아노 버전이 실려 있다. 이 버전은 양요섭이 불렀던 것보다 훨씬 더 미니멀한 멜로디로 좀 더 차분한 무드를 연출하며, 용준형이 직접 밝혔듯 ‘카페인’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감성이 그대로 담긴 원곡이기도 하다. 또한 ‘카페인’과 ‘Flower’는 주제의 발상과 전개에 있어서 상당히 유사한 곡들로, 싱어송라이터 용준형의 장점이 전면에 부각된다. 그는 주로 비유를 통해 사랑과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떠나간 연인 생각에 밤새 잠들 수 없는 마음을 카페인에 빗대고, 점점 희미해지는 연인의 기억을 사라져가는 꽃향기에 빗대는 식이다. 아주 새롭거나 위트 있는 가사는 아니지만, 감각을 자극하는 표현력이 뛰어난 셈이다.

감각적 뮤직비디오: ‘Flower’의 뮤직비디오는 낯설다. 각각의 장면들은 이어지면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대신, 따로따로 뉘앙스를 전달한다. 마치 콜라주와도 같은 방식이다. 여느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처럼 춤을 추는 용준형의 모습도 담아내긴 하지만, 중심은 아트필름처럼 연출된 장면들이다. 관과 같은 냉장고 안에 꽃으로 둘러싸여 누워 있거나 머리 부분만 남은 채 랩을 하는 용준형은 물론, 피 대신 날리는 빨간 꽃잎, 나비와 불타는 꽃, 녹아내리는 초 등 독특하게 연출된 비주얼이 끊임없이 끼어든다. 이는 감각이라는 측면에 집중한 노래와 잘 어울리는 형식이다. 그리고, 아이돌보다 명확한 색깔을 가진 프로듀서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이번 솔로 활동의 목표와도 부합한다. 흔하지 않은 콘셉트는 용준형에게 세련된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덧씌웠고, 팀에서의 용준형과 솔로 용준형을 어느 정도 분리해서 보게 만들었다. 다음 단계로의 발전을 모색 중인 데뷔 5년 차 비스트 역시 차용해볼 만한 전략이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에 비해 ‘Flower’의 음악 방송 무대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박자를 쪼개고, 꽃의 모양을 형상화하며, 웅크리고 있는 용준형의 몸을 댄서가 뛰어넘는 등 복잡한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것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랩 위주의 곡에 대한 집중력을 다소 흩뜨렸다. 무대 또한 뮤직비디오처럼 조금 더 과감하고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것에 집중해도 좋았을 듯하다.

[1점 더 올리기]
- ‘Flower’의 뮤직비디오에는 용준형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음악 작업을 함께 하는 파트너 김태주가 출연했다. 용준형 옆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는 남자를 주목할 것. 참고로 두 사람은 비스트의 정규 2집 < Hard to love, How to love >와 신지훈의 데뷔 싱글 ‘Right There’ 등을 프로듀싱했으며, 스스럼없이 장난을 칠 만큼 편한 사이다.
- 이번 앨범에서 처음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밝혔지만, 용준형은 이미 Mnet <몬스타>에서 제법 괜찮은 노래 실력을 뽐낸 바 있다. 그것도 피아노까지 치면서 말이다.
- 충격 고백: “창작은 내 안에 있는 걸 쏟아내는 것”이라는 용준형이 작업의 영감을 받는 장소는 어디? 그가 만든 감성적인 음악에 깜빡 속지 말아야겠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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