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감독은 <위닝일레븐> 유저가 아니잖아요

2013.12.16

아스널의 ‘교수님’ 벵거 감독에게 풀어야 할 숙제들이 다시금 늘어났다. 지난 11월 말, 강호 토트넘을 홈으로 불러들여 6대0이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안겼던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의 공격력 앞에 프리미어리그 선두 아스널도 예외 없이 6대3 완패를 당했다. 지난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나폴리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후 2연패 째다. 물론 조 2위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진출했고,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선두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하면 좋지 못한 징조다.

이날 경기에선 양팀 모두 부상으로 주요 선수가 빠졌다. 맨시티에서는 첫 골을 넣은 팀 내 최고 공격수 아구에로가, 아스널에서는 수비의 핵인 코시엘니가 빠졌다. 하지만 맨시티가 아구에로 없이도 페르난지뉴, 다비드 실바 등의 다양한 공격 루트로 골을 만들어낸 것과 달리, 코시엘니가 빠진 아스널 수비진은 측면 공간을 활용한 맨시티의 공격에 속절없이 뚫리기 일쑤였다. 체력적 한계에 부딪힌 외질의 패스와 지루의 슈팅은 번번히 핀포인트를 벗어났고, 그들을 대체할 전력은 보이지 않는다. 당장의 패배도 패배지만 박싱데이(12월 26일, 영국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되며 이날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경기 일정이 잡힌다.) 때문에 빽빽한 12월 후반기 일정을 앞뒀고 심지어 최강의 적인 첼시까지 만나야 한다.

축구팬들에게 전술이라는 개념이 널리 알려지면서 생긴 가장 큰 부작용은 경기의 모든 책임을 감독의 전술 실패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건 선수들이고, 감독은 결코 조이스틱을 쥔 <위닝일레븐> 유저가 아니다. 벵거가 아무리 최고의 전술가라 해도 현재 아스널 선수들의 컨디션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기란 쉽지 않다. 다시 한 번 몇몇 언론과 팬들은 역전을 위해 수비 라인을 올린 벵거의 결정이 실수였노라 결과론적으로 쉽게 말하고 있다. 벵거가 그래도 ‘멘붕’에 빠지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면, 그런 부당한 비난을 지난 몇 년 동안 견뎌왔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말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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