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하얀 밤에’, 겨울이면 네가 생각나

2013.12.13

젝스키스가 H.O.T.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룹이란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다섯 명인 H.O.T.보다 딱 한 명 많은 여섯이라는 멤버 수, ‘전사의 후예’와 마찬가지로 10대들의 고민을 사회비판적인 가사로 그려낸 데뷔곡 ‘학원별곡’ 등 아예 처음부터 비슷한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세세하게 따지면 팬덤 규모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어쨌든 1997년을 대표하는 라이벌 그룹이 된 것도 그 덕분이었겠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젝스키스와 H.O.T.는 꽤나 다른 노선을 걷게 되었습니다. H.O.T.가 ‘늑대와 양’이나 ‘아이야!’, ‘아웃사이드 캐슬’처럼 SMP(SM Music Performance)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노래들을 계속해서 부른 반면, 젝스키스는 ‘커플’이나 ‘예감’ 등의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굳혔습니다. 물론 ‘폼생폼사’, ‘기사도’, ‘컴백’처럼 다소 거친 느낌의 곡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웬일인지 그들이 부르는 발라드 혹은 비교적 느린 템포의 곡에 더욱 큰 반응을 보였지요. 그래서 지금도 젝스키스를 생각하면 겨울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한창 추워지고, 눈이 내릴 때쯤 혼자 길을 걸으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들으면 딱 어울릴 법한 노래들이 많았으니까요.

타이틀이 아닌 탓에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그 노래, ‘하얀 밤에’ 역시 그랬습니다. 아웃트로, 인터루드 개념의 ‘GATE’ 네 개, 각각 펑크와 힙합, 발라드, 겨울 시즌을 공략한 곡들로 총 20트랙을 꽉꽉 채운 2집 < Welcome To The Sechskies Land >에서 후반부인 14번 트랙에 위치한 차분한 분위기의 발라드였지요. 그 많은 트랙 중에서도 유독 ‘하얀 밤에’가 귀에 꽂혔던 건, 순전히 랩과 댄스 담당이었던 은지원과 이재진의 목소리가 중점적으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인 보컬인 강성훈보다 오히려 두 사람의 비중이 컸을 정도였거든요. 약간 떨리는 듯 찢어지는 듯한 비음이 매력적인 이재진의 목소리와, 좀 더 안정적인 톤이지만 역시나 비음이 섞인 은지원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근사했었나’ 감탄하고는 했습니다. 오는 14일, 그러니까 바로 내일, < DSP Festival > 콘서트에 은지원과 제이워크(장수원, 김재덕)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새삼 ‘하얀 밤에’가 다시 떠올랐어요. 아무래도 이번 겨울엔 이 노래를 듣고, 또 듣게 될 것 같습니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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