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마이클 조던의 후계자, 데릭 로즈

2013.11.25

마이클 조던과 함께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던 농구팀 시카고 불스. 순종2년(1908년) 이후 105년째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야구팀을 보유한 도시 시카고에서 불스는 최고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을까. ‘황제’ 조던의 은퇴 이후 불스의 선택은 지나칠 정도로 극단적이었다. 1999년 전체 1픽으로 엘튼 브랜드를 뽑아 빠르게 부활하는 듯하더니 2001년 브랜드를 전체 2픽 에디 커리와 트레이드하는 깜짝 쇼를 선보인 다. 시카고의 선택은 전체 2픽 커리와 4픽 타이슨 챈들러를 내세워 장신의 트윈 타워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팀의 명운을 건 대도박, 하지만 올인의 결과는 대실패였다. 이후에도 커크 하인릭, 벤 고든, 루올 뎅 등을 뽑으며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지만 ‘왕조 재현’을 꿈꾸던 시카고는 늘 갈증에 시달렸다. 2008년 그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불스가 원했던 진짜 에이스는 2008년 기적처럼 등장했다. 1.7%의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따내 시카고에서 나고 자란 데릭 로즈를 지명한 것이다. 입단 첫 해 신인왕을, 2011년 최연소 MVP를 차지하며 단숨에 최고의 스타로 올라선 데릭 로즈. 시카고는 10년 만에 나타난 조던의 후계자에 열광했다. 하지만 이름처럼 보여준 장밋빛 환상도 잠시, 지난해 로즈는 왼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통째로 날린다. 그리고 19개월 만에 복귀한 이번 시즌 오른쪽 무릎 반월상 연골 파열로 또다시 시즌 아웃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양 무릎을 모두 다친 로즈가 돌아온다 해도 과거의 포스를 되찾을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시카고는 믿고 있다. 1871년 대화재의 폐허 위에 마천루를 쌓아올린 스스로의 저력을. 로즈(Rose)는 쓰러졌지만 그것이 곧 불스의 루즈(Lose)를 의미하진 않을 것이기에. 깊은 한숨을 토해내는 바람의 도시, 간절한 바람으로 그들은 또다시 내일의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이민호
MBC 스포츠 PD. 주요 연출작 <야구夜!>, <야구 읽어주는 남자>.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는 노모 히데오의 말은 한계투구수를 잊게 하는 인생의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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