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하는 소녀의 활, 제니퍼 로렌스

2013.11.27

상품 설명
소녀는 죽지 않는다, 다만 숨죽일 뿐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을 준비한다. 엄마의 불륜에 대한 증오를 차곡차곡 쌓아 인생을 뒤바꿔버리는 <버닝 플레인>의 마리안나부터 제 목숨을 지키는 것은 물론 독재 권력의 뒤통수를 저격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헝거 게임>의 캣니스까지,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소녀들은 대부분 그런 운명이었다. 죽지 않기 위해 죽음의 그늘을 들춰야 했던 <윈터스 본>의 리, 부정당하고 말소되지 않기 위해 뮤턴트의 군대를 선택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미스틱, 세상을 향해 다시 말 거는 법을 찾기 위해 거울 앞에서 춤을 연습한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의 티파니 역시 마찬가지다. 소녀의 세상은 그 누구의 것 못지않게 거칠고, 소녀는 제힘으로 이겨내기 위해 등 뒤로 주먹을 꼭 쥔다. 섣불리 비명을 지르거나, 지쳐서 주저앉는 것은 그녀에게 사치다.

이 고달픈 인물들의 역사는 사실 제니퍼 로렌스의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통통한 볼과 선천적인 금발, 늘씬한 다리는 가벼운 로맨스의 주인공에 썩 어울리지만, 작고 독특한 작업에 더 매력을 느끼는 그녀는 머리카락을 어둡게 물들여가며 특별한 영화들을 선택했다. 덕분에 수많은 소녀들이 교실에서 따돌림당하지 않기 위해, 파티에서 춤을 추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살아남기’에 비유할 때 그녀는 자신과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의 에너지와 위엄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독보적인 존재감은 소녀풍의 판타지와 정치 시스템에 대한 은유, 미디어 산업에 대한 풍자가 기묘하게 뒤섞여 있는 <헝거 게임> 시리즈에서 그녀를 대체 불능의 배우로 빛나게 한다. <덤 앤 더머 2>에 출연할 만큼 자유로운 동시에 리메이크되는 <에덴의 동쪽>에 캐스팅될 정도로 독보적인 그녀의 행보마저도, 종잡을 수 없지만 결국은 승리를 확신케 하는 그녀의 매력과 꼭 닮아 있다. 판엠이 캣니스를 발견했듯, 지금 제니퍼 로렌스는 할리우드가 발견한 새로운 챕터다.

성분 표시
스포트라이트 50%
영화 속에서 제니퍼 로렌스는 종종 무대에 선다. <비버>의 우등생 치어리더 노아는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했고,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의 클라이맥스는 티파니가 관중들 앞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었으며,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는 우승한 캣니스의 쇼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그러나 그들은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순간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자신의 템포를 부각시켜 버리는 유별난 인물들이었으며, 현실의 제니퍼 로렌스 역시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 심지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순간에도 계단을 오르다 엎어지고는 마이크 앞에서 호탕하게 승리를 만끽하는 등 온갖 기행을 일삼았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게 되었다.

다람쥐 40%
사라진 아빠와 아픈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는 <윈터스 본>의 리를 연기하기 위해 제니퍼 로렌스는 실제로 다람쥐의 가죽을 벗기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헝거 게임>에서도 그녀는 다람쥐를 비롯한 산짐승들을 활로 사냥했으며, <버닝 플레인>에서는 다람쥐는 아닐지라도 작은 새를 무려 고무총으로 명중시켜 구워 먹는다. 작은 짐승처럼 상처받은 소녀가 저처럼 작은 짐승들을 제 손으로 사냥할 때, 영화는 소녀의 결의를 설명하고 관객들은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는 것이다.

식탐 10%
영화 밖에서도 제니퍼 로렌스에게 먹는 일은 중요하다. 촬영이 없을 때는 패스트푸드를 폭식하기도 한다는 그녀는,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인터뷰에서도 줄곧 “배가 고프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허기지는 것을 싫어한다. 게다가 영화를 위한 훈련 외에는 다이어트 목적의 운동을 싫어한다고 공공연히 말하며 마른 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낀다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미스틱을 잠깐 떠올려 보자. 몸에 딱 붙는 새파란 전신 슈트를.

 

취급 주의
괴롭힌다면, 복수를 각오할 것
켄터키에서 오빠들과 함께 자란 제니퍼 로렌스는 요조숙녀와는 거리가 먼 유년기를 거쳤다. 놀리고 때리고 괴롭히는 오빠들 사이에서 특유의 생존 본능이 싹텄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녀는 수많은 토크쇼에서 오빠들의 만행을 끝없이 떠벌리는 것이 자신의 복수라고 말한다.

받아쓰지 말 것
건강하다 못해 활기를 주체할 수 없는 제니퍼 로렌스는 다이내믹한 인터뷰로 유명하다. 거침없는 표현으로 농담을 주도할 때의 기세나 도무지 예뻐 보일 계획이 없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끝내 사람들을 웃기는 투지는 도저히 글로 옮길 수 없는 경지다. 오죽하면 유튜브에는 ‘웃긴 순간’, ‘괴상망측한 인터뷰’라는 제목이 달린 그녀의 영상이 시리즈로 업로드될 정도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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