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③ “내가 회사에 딱 끌려오는 순간 재미없는 앨범이 됐을 거다”

2013.10.22

I'm Unusual
① 아티스트라는 이름의 분홍신을 신은 소녀
② 아이유 메이커
③ “내가 회사에 딱 끌려오는 순간 재미없는 앨범이 됐을 거다”
④ 작곡하는 음원 3대장: GD, 장범준, 아이유


“이 느낌이 아냐. 깊숙이 숨겨놓은 그 아일 불러줘.” 아이유의 새 앨범 < Modern Times >에서 그녀가 작사한 ‘기다려’의 가사다. 가사 밑에는 무표정하게 거울을 쳐다보는 아이유의 사진이 실려 있다. 아이유는 ‘기다려’의 가사에 대해 “무대 위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라고 했지만, ‘기다려’에 담긴 한 순간은 지금의 아이유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앨범 전반에는 여러 뮤지션들이 재즈를 중심으로 한 음악들로 일관성을 부여하지만, 아이유는 앨범의 시작과 한가운데,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노래로 균열을 내놓는다. 조영철 프로듀서, 이민수 작곡가, 김이나 작사가가 함께한 타이틀곡 ‘분홍신’이 기존 아이유의 노래에서 보여준 동화적인 세계의 끝에 있다면, 아이유는 ‘을의 연애’에서 남자친구에게 “에라 이 비겁한 남자야”라며 질러버리고, ‘싫은 날’에서 “전원이 꺼진 것 같은 기척도 없는 창밖을 바라보며 의미도 없는 숨을 쉬고”라며 연습생 시절 가장 힘들었던 때를 노래한다. < Modern Times >는 스태프들의 디테일한 프로듀싱과 만만치 않은 만 스무 살의 뮤지션이 서로 부딪치면서 나온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다. 그러니 묻고 싶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리고, 아이유는 정말 다 얘기해주었다.
 


얼마 전 출연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번 앨범을 만드는 과정이 좋았다고 말하더라.
아이유
: 준비 기간이 길어서 빨리해야 한다는 조바심도 없었고, 윤상 선배님, 정석원 선배님, 고릴라 오빠, (이)민수 오빠처럼 절반 이상은 내가 알고 지내던 분들과 다시 작업해서 좋았다. 그래서 그분들이 꼭 이것만큼만 지켜라 하는 것 말고는 거의 다 내 해석대로 부를 수 있었다. 이전의 앨범을 들어보면 연기하는 것 같은 톤도 많이 들리고 해서 아쉽고, 갇혀 있는 느낌도 들어서 녹음이 끝나면 많이 안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솔직한 목소리를 담은 것 같아서 다른 앨범에 비해 훨씬 많이 듣는다.

본인 의견이 더 많이 들어간 앨범을 완성한 기분은 어떤가.
아이유
: 책임질 것들이 많아졌다. 지난 앨범은 철저하게 계획된 그림에서 내가 그 디렉팅에 맞춰 노래하고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의견도 너무 많이 들어갔고, 안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고집부린 것도 많아서 앨범에 대한 평들이 좋은 평이든 나쁜 평이든 하나하나 탁탁 꽂혔다. 전에는 앨범이 나오면 그런 평들에 관해선 프로듀서님 뒤에 쏙 숨어버리면 그만이었는데, 이번에는 다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좀 쓰린 부분도, 되게 뿌듯한 부분도 있다. 이래서 책임을 진다는 게 어렵구나 싶었고. 이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리다고 봐줄 나이도 아니고, 워낙에 어린 친구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아직 어리다. (웃음)
아이유
: 요즘에는 중학생들도 데뷔를 하니까 음악방송에 가면 어린 축에 끼지 못하더라. 데뷔 5년 차가 됐으니까 신선함으로 승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대도 이전 곡들하고 다르게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줘야 하니까 녹음할 때 완벽하게 해야 했다. 안무와 라이브 연습을 같이 하면서 숨 쉴 포인트를 정하지 않으면 곡 후반부에서 무너진다. 그만큼 안무 연습도 많이 했는데, 스윙이나 비밥 댄스가 거의 발끝으로 추는 춤이라 운동량이 많아서 덕분에 종아리가 두꺼워졌다. (웃음) 가사도 연기를 요구하고, 곡을 하나하나 잘라가면서 표정을 결정하니까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만큼 완성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프로듀서와 녹음에 대한 이견이 많으면 그날은 일단 녹음을 접는다는 얘기도 했었다.
아이유
: 원래 먼저 곡을 듣고 나름대로 해석해서 녹음실로 가는 편인데, ‘분홍신’은 아무리 들어도 머릿속으로 구상이 안 됐다. 그래서 이건 작곡한 민수 오빠랑 부딪쳐야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첫날은 의견 차이가 너무 심해서 녹음을 그냥 접었다. 다시 녹음하는 데 3일 정도 걸렸고, 그동안 이것저것 다 해보면서 민수 오빠가 그리는 그림에 가까워졌다.

그래선지 이번 앨범은 목소리가 이전과 많이 다르다. ‘분홍신’에서도 후렴구를 빼면 ‘좋은 날’이나 ‘너랑 나’에서 사용했던 목소리가 거의 없다.
아이유
: 민수 오빠가 파트마다 다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가사도 이야기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툭툭 끊어서 던지는 식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아주 순진한 목소리를 내고, 그다음에는 마녀가 되고, 다시 예전의 동화 같은 아이유의 목소리를 내다 마지막 부분은 아이유가 아닌 분홍신이 떠드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서 장난스럽고 기괴한 느낌을 내려고 했다.

가사가 추상적이고 난해한데, 이미지를 상상하기 어려웠겠다.
아이유
: 노래할 때 가사에 자주 의지하는데, 이번에는 악기 소리에 많이 의지했다. 가사가 추상적이고 해석의 여지를 많이 두는 편이어서 내 해석도 완벽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악기의 리듬 같은 것으로 감을 많이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 리듬이 앨범 전체적으로 재즈나 라틴 음악의 요소가 많다. 이런 장르에 어떤 목소리를 낼지도 고민했을 것 같다.
아이유
: 재즈 보컬리스트인 척하지 말아야겠다는 게 첫 번째였다. 나는 대중가요를 부르는 사람이기도 하고, 장르적인 걸 내세우려면 그 장르를 많이 공부해야 하니까. 나는 그런 쪽에 자신이 없고, 괜히 아는 척했다가 창피당하지 말고 있는 만큼만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굳이 무리하지 않아도 좋은 건 느낄 거라는 거, 그 정도만 갖고 불렀다. 듣다 조금이라도 재수 없다 싶은 거, 너무 ‘척’했다 싶은 건 뺐다.

그런 판단을 하는 기준 같은 게 있나.
아이유
: 지난 앨범에서 ‘라망’이라는 곡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시도한 재즈였다. 그때 녹음실 반응이 진짜 좋았는데 결과물이 나오니까 노래를 못 살린다는 평이 많았다. 지금 와서 들어보니까 진짜 못 살렸더라. 그때 데인 게 있어서 척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되게 멋있게 부르려고 했으니까, 이번에는 그냥 솔직하게 가고 싶었다.

그 점에서 ‘Modern Times’는 부르기 어려웠을 것 같다. 재즈의 장르적인 특성과 소녀적인 느낌이 있는 자신의 목소리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것 같던데.
아이유
: 맞다. ‘입술 사이’ 같은 곡은 리듬이나 가사가 되게 풀어져서 느낌대로 쉽게 불렀는데, ‘Modern Times’는 빈티지 사운드에 가사도 찰리 채플린에 대한 거라서 영화 <모던 타임즈>를 많이 봐도 어려웠다. 그래도 정석원 작곡가님이 워낙 디렉팅을 잘 봐주셨고, 김이나 작사가님이 재즈 느낌에 맞춰서 흘러가듯 발음을 써주셔서 그 두 분에게 많이 의지했다.

‘을의 연애’는 집시 댄스인데 소녀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부르는 느낌이었다. 앨범의 첫 곡이기도 했는데, 어떻게 본인의 목소리를 찾았나.
아이유
: 곡을 쓴 박주원 씨가 디렉팅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저는 여기 앉아 있겠습니다” 그러시더라. 그래서 노래 부르다 “어때요?” 하면 “네. 좋은 것 같은데요” 이런 식으로 완전히 맡기셨다. 그래서 처음에 두 키 정도 낮추고 부를 때는 너무 재미없다 싶어서 두 키 올리자고 했는데 딱 맞은 키를 찾았다. 그래서 가사대로 쭉 연기를 하니까 “좋은데요?” 하면서 끝났다.

가사를 직접 썼는데, 권태기에 빠진 남자친구를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아이유
: 가사에 대해 좀 이견이 있긴 했다. 집시 노래에다 사랑 노래를 해도 되느냐는 의견이 있었고, 나는 집시 음악을 잘 모르는데 집시 재즈라고 꼭 자유나 유목민들 느낌으로 해야 하느냐고 주장도 해보고. 그런데 집시 음악에 대해 모르는 내가 들었을 때 ‘을의 연애’는 공격적인 멜로디였다. 뭔가 따지고 짜증 내는 그런 느낌. 그래서 권태기라는 아이템이 생각났고, 쓰고 나니까 어떤 분들은 너무 직설적이고, 유치하다고도 했다. “에라이 비겁한 남자야” 같은 부분은 “이게 좋은 거야?” 식의 반응도 있었고.

연애하고 헤어질 때 우아하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웃음)
아이유
: 음악 자체가 신경질적인데 가사를 시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으니까. 가사 쓸 때 처음 느낌 그대로 죽죽 쓴다. 너무 취해서 쓰다 보면 좀 저급한 (웃음) 표현도 나오고. 그런 것만 주변에서 얘기해주면 바꿀 단어들을 생각해서 고친다. ‘을의 연애’도 원래는 욕이 들어가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욕을 할 수는 없으니까 “비겁한 남자야” 하면 위트도 있고 괜찮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녹음할 때까지 다른 가사를 생각해보라는 주문이 있어서 “내가 발음으로 살려볼게요”라고 해서 녹음했다. 그러고 나서 괜찮다는 반응이 많아 다행이었다.

앨범의 마지막 곡 ‘Voice Mail’도 회사와 본인의 반응이 달랐다던데.
아이유
: 이번 앨범의 흐름과 안 맞았기는 했다. 지금처럼 보너스 트랙의 위치가 맞는 것 같다. 횡설수설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린 여자아이의 느낌이 강해서 그 곡을 사랑한다. 철저하게 가사에 기대고 싶은 곡이기도 했고. 사실 듣다 보면 이 부분에서 왜 이렇게 말을 많이 하나 싶은 면도 있는데, 진짜로 그냥 말을 많이 하고 싶어서 썼고 그 가사를 들려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곡을 쓰는 거하고 다르게 방식 자체가 아직 아마추어스럽다. 회사에서도 좀 더 프로페셔널한 곡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마지막까지 보류했었는데, 용케 들어갔다. (웃음)

그 곡이 없었으면 앨범을 마무리하는 게 애매하지 않았을까. ‘싫은 날’이 앨범 한가운데에 배치됨으로써 다른 뮤지션들이 쓴 곡 사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것처럼.
아이유
: 그럴 수도 있다. 녹음실 반응하고 다른 경우가 많긴 한데, 그 곡이 제일 극단적으로 다른 것 같다. 곡 배치는 조영철 프로듀서님께서 하셔서 나는 인터넷에 트랙리스트가 뜰 때 알았다. ‘을의 연애’는 공공연하게 1번으로 정해놓은 거고, 거기서 ‘분홍신’하고 ‘Modern Times’까지 넘어가는 흐름이 좋았는데, 처음에는 ‘싫은 날’로 넘어가는 게 좀 어색하기도 했다. 내가 쓴 곡이기도 했고, 이번 앨범의 감성에 어울리지 않다고도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조금 더 뒤쪽에 배치됐어야 하지 않나 했는데 프로듀서님이 아예 앨범의 13개 트랙에서 딱 반을 나누는 역할로 넣은 것 같다.

자작곡에서는 목소리도 달라진다.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 같던데.
아이유
: 내가 스스로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고, 제일 되고 싶어 하는 목소리다. ‘Voice Mail’이 특히 그렇다. 그 노래의 목소리가 되게 평범하다.

평범? (웃음)
아이유
: 많은 분들이 내 목소리는 아양 같은 게 많고 하이톤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나는 깨끗하고 묵직하고 솔직한 소리가 좋다. 그래서 ‘Voice Mail’을 녹음할 때 스태프분들에게 “재미없어”, “너무 평범해”, “너 같지 않아” 이런 말도 들었다. 하지만 이걸 더 꾸며서 부르려고 했으면 가사가 안 와 닿았을 것 같다.

남자에게 음성 사서함으로 푸념을 하는 노래에 목소리를 꾸미는 것도 이상하다.
아이유
: 평범하게 연애를 하다 실망한 사람의 노래인데 그 목소리에 굳이 색깔을 입힐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렇게 아주 끝까지 고집을 부려서 ‘Voice Mail’이 미움을 받았나 보다. 그 곡이 아주 고집덩어리다. (웃음)


그 고집 때문인지 앨범에서 여러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풍성한 느낌인데 직접 쓴 노래에서는 공격적이고, 처절하기도 하다. ‘싫은 날’의 “한겨울보다 차가운 내 방 손끝까지 시린 공기 봄이 오지 않으면 그게 차라리 나을까” 같은 가사가 특히 그렇다.
아이유
: 아무래도 신나는 곡보다 그런 곡을 계속 쓰게 된다. 그런 데서 탈피하고 싶어서 다른 곡을 쓰고 있기는 한데, 가사 나오는 것부터 다르다. 감성 자체가 신나는 쪽은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선지 작곡한 노래들의 기승전결이 천천히 진행된다. 구성도 복잡하고.
아이유
: ‘싫은 날’은 쓰고 나서 구성이 너무 보편적이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게 좋은 것 아닌가?
아이유
: 나도 “그게 좋은 건데요”라고 계속 어필했었다. 결국 다들 받아들여 주기는 했지만 후렴구라고 부를 만한 구석이 없는 노래였으니까. 계속 흘러가다 어느 순간에 2절이 됐다가 앞에서는 반복되지 않던 부분이 후렴구인 척하다 끝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끝난다. 요즘에는 ABC/ABC/B 이런 식의 구성이 많으니까 다른 걸 해보고 싶어서 써봤다.

회사의 방향도 확실하고, 당신이 원하는 것도 확실하다.
아이유
: 그 모습 자체가 균형이 잘 잡힌 것 같다. 어느 한쪽에서 그걸 풀거나 상대방에게 양보하면 와르르 무너질 거다. 회사도 안다. 내가 회사에 딱 끌려오는 순간 재미없는 앨범이 될 거라는 걸. 회사에서 가고 싶어 하는 게 확실히 있고, 나도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게 되게 팽팽하다. 어느 한쪽도 서로 따라와 주길 바라지 않는다. 그냥 이걸 유지하면서 가는 게 재미있다.

스스로 프로듀싱을 하고 싶지는 않았나. 직접 쓴 곡들에서 개인적인 정서가 잘 드러난다. ‘싫은 날’은 앨범 중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던데.
아이유
: 이번 앨범을 만들 때 그런 이야기도 했었다. 정규 앨범이니까 한 16곡에서 20곡 정도를 녹음해서 A 타입, B 타입을 나누자고. A는 프로듀서님이 생각하는 내가 가야 할 방향, B는 프로듀서 아이유로 해서 내 자작곡만. 그래서 느낌이 전혀 다른 앞면과 뒷면을 만들고 싶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그럴 능력이 없었다. 아직은 10곡 정도를 담아낼 만큼 할 이야기도 많이 없고. 지금과 같은 정도가 딱 맞다. 지금 앨범을 만드는 방식이 참 좋은 게, 남들이 보는 내 모습을 그대로 앨범에 투영할 수 있다. 여러 명이 생각하는 아이유를 음악으로 풀면 나는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거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간간이 집어넣을 수 있고. 그래서 당분간 이 체제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지금의 프로듀싱을 믿는 부분도 크고. 일단 내 색깔이 뭔지 찾는 게 먼저인 것 같은데, 그게 정해지면 프로듀싱도 욕심 내볼 수 있겠지.

그런 생각들이 스스로 정리가 되나.
아이유
: 약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아직 내가 하고 싶은 걸 못 찾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진짜 하고 싶은 게 있고 고집이 있으면 진작 했겠지. 인터뷰할 때도 “하기 싫었어요”라고 말하는 성격이니까. 그런데 아직은 자신도 없고 능력도 부족하다. 뭔가 찾아가는 타이밍이라 좋고 싫은 게 명확하지도 않고. 그래서 이것저것 해봐야 이게 좋다 싫다 느끼는 수준이니까. 지금은 그렇다.

하고 싶은 노래를 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나. 토크쇼에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대로 하는 편인데.
아이유
: 편하고 괴롭다. 너무 많이 꺼내면 후회하게 되니까. 어쨌든 나는 내 표현에 책임을 져야 하는 연예인이다. 토크쇼에서 토크로 풀었든 연기로 풀었든 음악으로 풀었든 내 표현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 거침없이 이야기를 한 후에는 후회할 때도 많은데, 괴로우면서도 가장 후련한 방법이니 나에게는 맞는 것 같다. 보고 듣는 분도 그쪽이 더 재미있으실 거 같고.

그래서 점점 더 다양한 이미지를 갖는 것 같다. 타이틀곡이나 <최고다 이순신> 같은 드라마를 할 때는 발랄한 모습인데, 직접 쓴 노래나 토크쇼에서는 할 말 다 하고 약간 시니컬한 느낌도 있고.
아이유
: 앨범 한 장도 정반대로 들을 수 있는데, 사람은 얼마나 더할까. 나에게 사고뭉치나 말도 안 듣는 말썽쟁이라고 하는 분도 있고, 회사에서 잘 만들어낸 가수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동시에 들으니까 나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휘둘릴 때도 있고. 그래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많이 변하기도 한다. 라디오 방송을 할 때도 (성)시경 오빠하고 할 때랑 (김)신영 언니하고 할 때가 다르다. “나는 뭐지, 어떤 애인 거지?”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이런데 팬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싶기도 하고.

하긴, 인터뷰 전에 앨범에 대한 반응을 찾아보니까 거기서도 여러 뮤지션들의 이름이 나오더라. 누군가는 앙칼진 목소리를 내면서 재즈를 하니까 시이나 링고를 말하고, 누군가는 릴리 알렌이나 테일러 스위프트 얘기도 하고.
아이유
: 마일리 사이러스 이야기도 한다.

마일리 사이러스?
아이유
: 요즘 마일리 사이러스 말고 그 전의 통통 튀었던 모습 정도? 내가 추구하는 쪽은 릴리 알렌에 가까운 것 같다. 음악도 위트 있고, 뻔하지 않고.

이번 앨범을 지나면서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실마리는 찾은 것 같나.
아이유
: 평생 이렇게 갈 수도 있다, 평생 못 찾고 끝날 수도 있겠구나, 그런 거. 나쁘지는 않다. 가수 생활 하는 내내 찾지만 결국 못 찾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번 앨범에서 못 찾았지만, 그 모습 자체가 내 앨범이 되는 거니까,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아마 모르는 채로 가다 보면 어느새 만든 곡들이 되게 많이 쌓여 있을 거 같다.
아이유
: 맞다.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웃음)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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