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의 눈화장이 담고 있는 것

2013.10.23
보이 그룹이 달라졌다. 더 이상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은 파격적인 시도가 아니다. 화장, 타투, 렌즈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물론, 단순한 스모키 메이크업 같은 화장법을 넘어 온갖 방법과 색으로 자신들을 표현한다. 그들의 메이크업이 다양해진 것은 단지 비주얼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셉트는 더 다양해졌고, 보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메이크업은 보이 그룹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됐다. “스타일링의 완성도는 곧 콘셉트의 구체적 표출과 직결된다”는 민희진 SM엔터테인먼트 비주얼 디렉터의 말은 지금 보이 그룹의 현재를 그대로 보여준다. <아이즈>가 보이 그룹의 메이크업을 통해 보이 그룹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샤이니의 언더라인
샤이니의 ‘Everybody’ 화장은 눈 아래 짙은 언더라인이 포인트다. 민희진 비주얼 디렉터는 샤이니의 화장을 “예뻐 보이려는 목적이 아니라 남성미를 표현”하기 위해서라 말한다. 그래서 민호같이 크고 여성스러운 눈매는 메이크업을 자제하고, 입술색은 눈을 강조하기 위해 최대한 죽였다. 태민은 속눈썹을 짧게 잘라 눈 아래에만, 종현은 아이 홀을 다 덮을 정도로 짙은 화장 후 눈꼬리에 화장용 큐빅을 붙였다. 화장을 하면서도 남성미를 강조하려 했던 것은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얻은 “군중을 자유롭게 하는 리더십”이라는 콘셉트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샤이니는 이를 위해 정신과 육체를 모두 이끄는 강력한 리더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고, 영상 역시 두 가지로 나눠 진행하기도 했다. 정신적인 리더십을 표현하기 위해 티저 영상 속 흑백의 의상들은 수녀와 신부 같은 종교인의 의복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컬러 영상의 제복은 육체적인 리더십을 위해 준비됐다. 앨범 역시 이름을 적지 않고 직사각형만 보여주면서 남성적 느낌과 통제성, 경직된 모습과 소통의 창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전달하려 했다. 그만큼 샤이니는 모든 것에서 콘셉트를 일관되게 표현하고, 무대를 위한 메이크업은 콘셉트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것이다.

 

블락비의 입술
블락비는 그동안 보이 그룹이 시도하지 않았던 립 메이크업을 시도했다. ‘Very good’의 뮤직비디오에서 은행을 터는 악동인 그들은 여자의 가방을 뒤져 립스틱을 엉망으로 칠한다. 지코는 붉은색 가죽 재킷, 신발, 모자, 해골 모양의 지팡이와 더불어 새빨간 입술로 의상과 메이크업의 조화를 이뤘고, 박경은 유령과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은색과 붉은 섀도를 사용했다. 메이크업을 담당한 최혜란 제이스플로어 부원장은 “멤버들이 우리도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서 제안을 했다”고 말한다. 립 메이크업에 관해선 “보통은 개개인의 의상과 얼굴에 맞춰 메이크업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기 있는 입술 표현을 하기 위해 붉은빛이 도는 립밤을 사용”했고, 이 중 지코는 무대에서도 붉은 립스틱을 그대로 사용한다. 거기에 헤어스타일은 백금색, 은색, 갈색, 빨강 등의 컬러와 양머리, 삐죽삐죽 세운 스타일 등으로 다양성을 더했다. 블락비의 자유분방함은 의상으로까지 이어진다. 멤버 모두 각기 다른 의상을 입는데, 펑크록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털옷이나 가죽 재킷 등을 사용한다. 또한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연상시키는 광대 가면 역시, 블락비에게 만만하지 않은 악동의 이미지를 일관되게 부여한다.

 

G-드래곤의 십자가
‘삐딱하게’에서 G-드래곤(이하 GD)의 눈 밑 십자가는 얼굴에 집중도를 높인다. 십자가 타투는 래퍼들이 하는 눈물 문신의 변형이기도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 비주얼 디렉터 지은은 “‘삐딱하게’는 클로즈업이 많이 들어가 표정과 얼굴 표현이 중요해서 작은 변화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한다. 런던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에서의 메이크업은 “런던 클러버의 화장을 참고했지만 그대로 표현할 경우 과할 수 있어 절제해” 표현했고, 전체적으로 진하게 들어간 섀도에 눈꼬리는 더 진하게 아이 홀 밖까지 뺐다. 또한 클럽에서 노는 아이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상처가 있는 뮤직비디오 속 캐릭터를 생각해 화장을 뭉그러지게 하여 마치 운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다만 무대 화장은 그보다는 약하게 스모키 메이크업을 했다고. 또한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의상은 런던 현지에서 구입하고, 땀으로 젖은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등 실재 인물이 런던을 배회하는 듯한 느낌을 냄으로써 몰입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했다.

 

비투비의 눈동자
‘스릴러’에서 비투비의 멤버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눈은 섬뜩함을 위한 장치다. 짙은 메이크업은 물론, 상황에 맞춘 다양한 렌즈 역시 마찬가지다. 일훈은 랩 부분에서 오드아이 렌즈를 꼈고, 최근에는 동공을 더 강조하는 렌즈를 꼈다. 코와 광대 아랫부분에 과하게 넣은 셰딩으로 얼굴 윤곽을 살리며 파리한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장유진 비투비 메이크업 담당자에 따르면 “섀도로 음영을 줘서 또렷한 느낌보다 눈이 깊어 보이게 연출했다. 또한 조명을 받을 때 신비로움을 위해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섀도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사랑하는 여자를 악마로부터 뺏길 수 없어 독 사과 한 입 베어 물고 그녀를 위해 뛰어드는 남자의 캐릭터에 걸맞은 메이크업을 한 셈. 여기에 “오싹함을 표현하기 위해 오드아이, 좀비춤 등 여러 장치들”(안효진 큐브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까지 더했고, MBC <음악중심>에서처럼 눈에 파란색 CG 처리까지 더해지면 ‘크리처물 아이돌’이 완성되는 것이다.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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