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잃은 외기러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13.09.09

최고 이적료 기록은 깨졌다. 골을 위한 패스를 밀어주던 파트너는 쫓겨나듯 떠났다.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이번 13-14 시즌 이적 시장은 영 못 마땅하지 않을까. 사실 축구팬들에게 이적 시장 최고의 묘미는 ‘빅 사이닝(Big Signing)’이라고 하는 대형 계약을 지켜보는 것이고, 이번 시즌 최고의 ‘빅 사이닝’은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가 레알로, 레알의 외질이 영국의 아스널로 건너간 것이다. 정확히 말해 이 계약은 연쇄효과다. 레알이 무리하게 베일을 영입하느라 8600만에서 1억 유로 사이로 추정되는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했고, 이 돈을 메우기 위해 외질을 다른 팀에 팔 수밖에 없던 것이다. 거대한 돈이 오가는 걸 구경하는 팬 입장에선 흥미롭지만 호날두는 이에 대해 “매우 안 좋은 소식”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포털 검색창에 ‘호날두 외질’을 입력하면 ‘호날두 외질 패스’가 자동 완성될 정도로 호날두의 골은 외질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맨유에 있을 때도 이미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던 그가 레알로 건너오며 ‘골 넣는 공무원’이라 불릴 정도로 골의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데에는 외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호날두가 “외질이 떠난 것에 화가 난다”고 말한 건 당연해 보인다. 라리가에서만 30골 이상을 넣으면서도 메시라는 동시대의 전설에게 밀려 득점왕을 차지하지 못했던 그에게 있어 골의 조력자가 사라진 것도,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하긴 어려운 베일에게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이 갱신된 것도 모두 못마땅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메시가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을 기록하는 상황은 더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9월 이맘때, 호날두는 경기에서 2골을 넣고도 세리머니 대신 “슬프다”는 말을 남기며 팀과의 불화를 암시했던 바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도 우울할 일은 많다. 레알이 정말 그와의 재계약을 원한다면 지난해 슬픔 발언 때 그러했던 것처럼 당장 그의 멘탈부터 보듬어줘야 할 것이다. 가령 연봉 인상이거나, 혹은 연봉 인상이거나, 아니면 연봉 인상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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