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MOM: 페예그리니 맨체스터 시티 감독

2013.08.26

감독은 힘든 일이다. 약팀의 감독은 그 나름대로, 강팀의 감독은 제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오늘의 MOM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은 당연히 후자에 속한다. 유럽 축구계의 ‘큰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감독이란, 어쩌면 세상 모든 감독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는 자리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앉고 보면 힘든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나 올 시즌처럼 뛰어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시즌의 새 감독이라면 그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다. 어마어마한 액수의 급료가 그 부담감을 상쇄해줄지라도.

펠레그리니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2년 만에 EPL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수 년 동안 엄청난 돈을 퍼부으며 완성한 스쿼드의 두께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반면, 그들이 간밤에 상대한 카디프 시티는 51년만에야 가까스로 EPL에 복귀한 약체 중의 약체다. 승격팀 카디프의 선수 구성은 특출날 게 없었고, 개막전에서도 그에 걸맞게(?) 웨스트햄에게 0-2로 완패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맨시티의, 펠레그리니 감독의 뒷덜미를 잡았다. 그것도 아주 굵고 세게.

맨시티는 에딘 제코의 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15분께,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보경에게 제대로 훅을 한 방 얻어맞았다. 측면을 날카롭고 묵직하게 드리블해 들어온 김보경의 크로스는 혼전 끝에 군나르손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이후 펠레그리니 감독은 당황한 듯, 재역전을 위해 남은 교체 카드를 연달아 내밀었다. 하지만 도리어 골은 홈팀 카디프의 몫이었다. 맨유 출신 공격수 프레이저 캠벨의 연속골로 3-1까지 달아난 카디프는 3-2로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우승을 노리는 맨시티의 새 감독 펠레그리니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다. 승격팀을 상대로 역전패, 그것도 후반에만 3골이나 내준 경기 운영에 변명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물론 경기에 질 수는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추스르느냐다. 스타가 즐비한 강팀들은 때론 의외의 패배 앞에 팀 내 갈등이 증폭되곤 한다. 이번의 ‘멘붕’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펠레그리니 감독의 미래가 걸려있다.
 
서형욱
운 좋게도, 축구를 쓰고 말하는 직업을 가졌다. 15년째 축구 칼럼니스트로, 14년째 TV축구해설자로 활동 중. 요즘엔 축구 전문 콘텐츠 그룹 ‘풋볼리스트’를 설립해 재미나는 일들을 꾸미는 데에 몰입하고 있다. 무엇이든 읽고, 보고, 듣고, 쓰는 것이 취미이며, 하나에 빠지면 둘과 셋은 잠시 미루는 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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