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마 vs 류현진

2013.08.26

네 마음의 돌직구(hero2013)가 응원하는 강건마의 근성
왼손 투수다. 고교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부상 때문에 위기를 겪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바로 프로에 진출했다. 데뷔하자마자 괴물이라고 불렸다. 데뷔 첫해 다승과 방어율 부문을 석권했다. 한국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으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LA 다저스 투수다. 아, 류현진 얘기는 아니다. 김성모 작가의 만화 <스터프 166㎞>의 주인공 강건마는 2001년에 이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 물론 딱 12년 전 이런 위업을 이뤘다는 것만으로 그가 류현진보다 뛰어나다 말하긴 어려울지 모른다. 스포츠맨으로서 그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건, 근성 하나로 자기 앞의 고난을 헤쳐 나가 월드시리즈까지 접수한 정복의 서사다.

원래는 오른손잡이지만 오른팔을 다친 뒤 입산 수행을 통해 왼손 투수로 전향할 정도로 그는 자신의 한계가 보일 때마다 오히려 스스로를 극한에 몰아 돌파하는 타입이다. 불량배에게 팔을 다친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9이닝을 끝까지 소화해내는 근성의 화신. 물론 팀 동료 케빈 브라운에게 제구와 구종 배합의 중요성을 배우며 한 단계 더 성장하긴 하지만, 당대 최고의 타자인 배리 본즈를 만나도 결정구인 시속 166㎞ 패스트볼을 가운데에 꽂는 패기는 변하지 않는다.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이 아닌 오직 강강강강. 요컨대 그의 야구는 야성적이고 전투적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포스트시즌에서 퍼펙트를 기록하다가 마지막 타자의 타구를 일부러 잡지 않고 퍼펙트보다 더 퍼펙트하게 상대방의 의지를 짓밟는 모습은 마치 먹잇감의 발버둥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사자 같다. 결국 스포츠가 몸을 통한 싸움이라면, 피 냄새 풍기는 수컷의 야성과 근성이야말로 가장 큰 힘이지 않을까. 전 세계 야구 천재들과 선진적 시스템이 집대성한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근성 마초 강건마가 그것을 증명한다.
글. 위근우



은밀한 락커룸(RockerBilly)이 응원하는 류현진의 여유
열혈과 근성. 청춘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이 두 단어는 오랜 기간 히어로물의 단골 테마였다.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근성 가이들의 스토리, <내일의 조>로 시작해서 <유리가면>과 <드래곤볼>, 심지어 <대장금>도 모두 이 범주에 있다. 하지만 시대마다 트렌드라는 게 있는 법, 오늘날의 히어로들은 더 이상 옛날처럼 아등바등 근성을 토해내지 않는다. 주인공은 자기 집 정원에 연습 시설을 갖춰놓고 있으며(<크게 휘두르며>), 더 강한 적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이미 같은 팀에 최강의 녀석들이 득시글하다(<다이아몬드 에이스>). 이쯤에서 떠오르는 선수가 하나 있지 않은가? 그렇다. 그는 바로 류현진이다. 러닝에서 꼴찌 했다고 걱정했지만 공만 잘 던지는 투수, 전국 방송 탄다고 긴장할까 했더니만 완봉승을 해버리는 선수, 타격은 처음이라더니 ‘베이브 류스’ 되어버린 선수, 팀 내 적응 우려했더니만 골목대장 하고 있는 녀석이다. 류현진은 손오공처럼 피라후 잡고 레드리본 깨고 피콜로와 싸우고 프리더랑 죽일 놈 살릴 놈 하지 않는다. 왜? 녀석은 처음부터 마인 부우니까. 맛있는 것 좋아하고 항상 싱글벙글한데 젤 센 놈, 삼진도 잘 잡지만 귀찮으니까 병살타로 한 번에 두 명씩 상대하는 여유 있는 친구, 그 든든한 친구의 이름이 바로 류현진인 것이다.

류현진도 강건마처럼 원래는 오른손잡이였다. 하지만 오른팔을 다친 후 입산수행을 통해 왼손 투수로 전향했다는 신파의 주인공은 아니다. 류현진이 왼손 투수가 된 이유는 그저 단순하다. 아빠가 시켰으니까! 그래도 어릴 때 아빠가 시켰다는 이유로 왼손만 쓴다면 스타로서 뭔가 부족한 감이 있다. 그래서 타격은 오른손으로 한다. 쿨하지 않은가? 왼손으로 던지는 좌완 투수인데 타격할 때는 ‘왼손은 거들 뿐’이라니! 폭포수 맞으면서 극기훈련 하고 동네방네 소문내듯 온몸이 상처투성이 되어 레벨업하는 시대는 지났다. ‘강한 투수’에서 ‘더 강한 투수’가 되는 것이 강건마 스타일이라면, ‘강한 투수’인 줄 알았더니 ‘강한 타자’였다는 반전이 류현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매력의 세계다. 눈물 젖은 빵보다는 해바라기씨를 사랑하는 류현진, 그는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트렌드, 메이저리그에 혜성처럼 나타난 ‘강남 스타일’이다.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남자 / 해바라기씨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남자 / 공을 쥐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남자 / 그런 반전 있는 남자!
글. 이민호 (MBC <야구 읽어주는 남자> PD)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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