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MOM: 김학범 강원FC 감독

2013.08.12
김학범 강원FC 감독

프로 스포츠 팀의 감독에게 임기 만료란 어쩌면 꿈이다. 팀과 맺는 계약 기간은 아주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다양하지만, 서류에 적힌 그 임기를 고스란히 다 마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자신의 지도 철학을 무대 위에 구현할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허망하게 지휘봉을 내려놓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K리그 강원FC의 김학범 감독이 해임됐다. 홈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0-4로 대패한 것이 표면적인 결정타였다. 원정에서 약하다는 얘기를 듣던 제주에게, 그들에겐 가장 먼 원정지인 강원에서 대승을 안겨준 셈이니 강원FC 입장에서는 어쩌면 치욕스러운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시합 하나로 감독 해임을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강원은 최근 4연패를 포함해 올 시즌 22경기에서 고작 2승을 거두는 데에 그쳤다. 득점은 리그 최저 수준이고 실점은 두 번째로 많다. 성적은 14개 팀 가운데 13위다. 하위권 팀들에게 ‘2부 리그(K리그 챌린지) 강등’이라는 최악의 벌칙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감독 해임 결정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해 강원을 1부 리그(K리그 클래식)에 잔류시켰다. 당시 강원의 사정을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였다. 게다가 이후 강원은 최고경영자의 교체와 급여 미지급, 주전 선수들의 이적 등 악재가 적지 않았다. 감독이 오롯이 책임을 떠안는 것은 가혹하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그래서다. 과거 성남 일화 감독 시절부터 퍼거슨 등 명장들에 빗대 ‘학범슨’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김학범 감독의 쓸쓸한 퇴장은 팬들과 감독 본인에게 멘붕스런 결말일지 모른다. 아직 하위 스플릿 경쟁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베테랑 김학범 감독에게 결자해지의 기회를 주는 것은 어땠을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서형욱
운 좋게도, 축구를 쓰고 말하는 직업을 가졌다. 15년째 축구 칼럼니스트로, 14년째 TV축구해설자로 활동 중. 요즘엔 축구 전문 콘텐츠 그룹 ‘풋볼리스트’를 설립해 재미나는 일들을 꾸미는 데에 몰입하고 있다. 무엇이든 읽고, 보고, 듣고, 쓰는 것이 취미이며, 하나에 빠지면 둘과 셋은 잠시 미루는 성미다.



목록

SPECIAL

image Mnet 악행전

최신댓글